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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13층 아파트
2,515 13
2020.02.1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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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파트는 싼값을 톡톡히 했다. 
무슨 소재로 지었는지 1층에서 울리는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깨고, 

 

문도 그리 튼튼하지 못해 4층에 사는 아저씨는
술만 먹으면 문을 부수고 집에 들어가곤 했다. 

 


물론 다음 날이면 4층의 부부싸움 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울리곤 했다. 
또 엘리베이터도 꽤 낡아 자주 고장이 났다.

다음달이면 새 엘리베이터로 바꿀테니 
좀 참으라고 관리인이 말했지만,

늦게 일어난 날 엘리베이터까지 고장나

지각했던 기억을 생각하면 참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래도 아파트 주민들은 모두들 친절하게 대해주었기에 
그나마 참고 지내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들 때문에 나갈 수가 없었다.

마치 가족과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오늘은 부장에게 빌다시피 하여 겨우 월차 휴가를 받은 첫 날이다. 



그런 날, 전화랑 인터넷이 끊기다니! 어제부터 요란스럽게 소리를 내던

하수관 공사 인부가 실수로 통신 케이블을 끊어버리는 바람에,
꼬박 내일까지는 전화도, 인터넷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마침 휴대폰도 as를 받기 위해 서비스 센터에 맡겨두고 온 차라,
전화를 하려면 한참 걸어 내려가서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해야 한다.


식사 준비하기 귀찮아서 배달이나 시켜먹을까 했는데, 
그것도 힘들게 되었다.



그래도 밥을 차리기는 귀찮아
결국 내려가서 전화를 하러 가기 위해 집을 나왔다. 

 
젠장할. 엘리베이터마저 고장이다.
계단으로 내려갈 까 생각하다가 다시 올라올 생각을 하니 
귀찮아져 방으로 들어갔다.


부엌으로 들어가 찬장을 뒤져 라면을 꺼냈다. 

저녁 때는 고쳐지겠지. 저녁이나 나중에 시켜먹기로 하고
늦은 브런치는 라면에 찬밥으로 때우기로 했다.


라면 물을 올려두고 있다가 창 밖을 내려 보았다. 



하수관 공사 현장을 하릴없이 바라보다 아파트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어떤 사람이 전기톱을 들고 아파트 입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아마 공사하던 인부겠지 하고 생각하고 창문을 닫은 뒤
막 끓는 물에 라면을 집어넣기 위해 부엌으로 돌아갔다.


라면 스프를 넣고 있는데,



딩동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의 울림과 거리로 보아 1층임이 분명했다.

그리고 1층에 사는 여대생의 잠에서 덜 깬듯 하지만 낭랑한 "누구세요?"

라는 귀여운 목소리가 1층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소리가 1층에서 난게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그 이어 들린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였다.

전기톱 소리가 들리고 뭔가 잘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공휴일이다.

인부가 공사현장에 올리가 없지 않는가.

그렇다면 아까 창문으로 본 그 사람은 살인자란 소리인가?

어느새 라면은 다 불어버렸다. 



나는 라면을 싱크대에 버리고 다시 소리에 주목했다.

만약 1층에 살인자가 있다면

엘리베이터도 고장난 상황에 그대로 놈과 마주치게 된다.

전화도 없으니 신고도 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신고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신고를 한다고 해도 경찰이 이 곳에 오려면 1시간은 족히 걸린다.

1시간이면 놈이 이 곳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도 남을 것이다. 

 


나는 놈이 살인을 마치고 돌아갔기를 바라며 창문으로 입구를 내려다 봤다.

하지만 나오는 사람은 없었다.

계단을 걸어오르는 소리가 울려왔다.

잠시 후, 초인종 소리 후에, 비명 소리가 들렸다. 




이건 2층에 사는 할머니의 목소리다.

잠시 후,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또다시 할머니의 비명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다시 조용. 또 다시 계단을 걸어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초인종 소리도 울렸다.

잠시 후 또 비명소리가 들렸다. 3층의 아주머니였다. 

 
그리고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또 아주머니의 비명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다시 조용. 또 다시 계단을 걸어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또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잠시 후 술에 취한 듯한 4층 아저씨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다시 조용. 나는 점점 두려워 졌다.

대체 이 녀석은 무엇을 원하는 거지?

 

왜 아파트의 사람들을 모두 죽이는거지? 하지만 지금 나갈 수도 없다.

지금 나갔다간 놈과 마주칠 것이다.

이곳은 너무 외딴 곳에 있어서 소리친다고 해도

아무도 도와주지 못할 것이다.

거기다 살인마의 눈에 띄기만 하겠지.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에도 또 다시 계단을 걸어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비명 소리 대신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조용. 다시 초인종 소리가 들리더니

그냥 계단을 걸어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 이놈은 초인종을 눌러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 하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 살인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머리에 스쳐갔다.

그러면 초인종을 눌러도 조용히만 있으면 놈은 갈 것이다. 

 


비겁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면 나라도 살 수 있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나만 하는 걸까?

왜 다른 사람들은 바보같이 응답을 한거지?

또 다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이번엔 6층인가 보다.

6층에 사는 학생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나갔을 것이다. 


한번 더 초인종 소리가 울리더니 또 계단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7층이다.

7층에는 귀가 먼 장애인 아저씨가 살고 계신다.

오늘은 일을 안 나가셨을 텐데!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들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러나 아저씨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고, 


또 다시 비명 소리가 울렸다.

분명히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을 터인데, 왜 아저씨는 비명을 지른 거지?

분명히 문 부수는 소리는 비명소리가 난 후 들렸다.


그리고 아무 소리도 안난 5층과 6층은 문을 부수지도 않았다.

놈은 사람이 안에 있다는 것을 알수 있는 능력이라도 있는 건가?!

다시 계단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8, 9층에서는 초인종 소리만 울리고 문이 부서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8층은 집이 비었고, 9층은 아침에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10층에서는 또 다시 비명소리와 함께 문이 부서지는 소리.


그리고 다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초인종 소리를 두려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던 때에 갑자기

전기톱 소리와 함께 비명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목소리는 11층 아가씨의 비명소리.

분명히 나처럼 소리를 듣고 상황을 판단하고 도망가려다

계단에서 마주친 것이리라.


11층 문은 아가씨가 나가면서 열어 놓았는지

초인종 소리도 없이 곧바로 12층으로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12층 할아버지는 아들 집에 놀러간다고 하셨다. 다행이다.

하지만 나는? 12층에서 초인종 소리가 두번 들리더니,

다시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내려가는 소리가 아니라 올라가는 소리다.

이제 우리 집이다! 일단 나는 초인종 소리가 나도 조용히 있기로 했다. 

 


어차피 집안에 무기가 될 만한 것도 없고

난 집안에 아무도 없는 척 하기로 했다.

잠시 후, 걸음 소리가 멈추더니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나는 숨소리도 죽인 채 현관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우유 투입구에 뭔가가 쑥 하고 들어왔다!

그것은 사람의 팔이었다.

정확하게는 1층 여대생의 손이었다.

그 독특한 네일 아트와 요즘 한껏 뽐내던 커플링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비명을 지를 뻔 했다가 겨우 입을 틀어막았다.

이제 사람들이 당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초인종 소리를 듣고 현관으로 나왔다가

잘린 손을 보고 비명을 질렀던 것이다. 

그래서 귀머거리 아저씨도 비명을 질렀던 것이다.

나는 숨을 멈추고 기다렸다.

다시 초인종 소리가 울리더니,

한참 후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놈은 13층이 끝인 것임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 위는 옥상.

나는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놈이 돌아가기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괜히 나섰다가 놈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겁에 질린 내가

제대로 도망도 가지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놈은 위층이 옥상이란 것을 알면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일단 내려가는 소리가 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웬일인지 녀석은 갑자기 발자국 소리를 줄였다.

이로써 나는 놈의 위치를 알 수 없게 되었다. 



뭔가 녀석이 눈치를 챈걸까?

그렇다면 문을 부수고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쩌지?


그렇다! 창문으로 놈이 입구를 떠나는 것을 확인하면 된다.

나는 놈이 떠나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 창문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창문을 연 순간! 난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1층 여대생이 거꾸로 매달린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목이 잘려나간 1층 여대생의 얼굴이었다.

잘려나간 목은 밧줄로 묶인 채 옥상과 연결되어 있었고,

이미 퍼렇게 변한 입과 코에서는 아직도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안에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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