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토끼 다섯살이고 주인덬이 무식해서 애 중성화수술도 안 해줬다
상상임신에 대한 지식은 알고 있었고 해마다 그때가 오면 애 덜 힘들게 최대한 열심히 케어해주고 있어
울 토끼는 밥에 관한 거 말고는 얌전한 편이야
상상임신 때는 다른 토끼들과 마찬가지로 예민의 극치를 달려서 많이 물어
둥지 만든다고 자기 털도 뜯고ㅇㅇ
근데 올해는 그 정도가 좀 격하다
성질도 예전보다 배는 더 부리고 털도 더 많이 뽑는다
대체할만한 거 많이 챙겨주는데도 모자란지 계속 털을 뜯어 그러더니 어제 밤늦게 상상출산?을 했어
보통 상상출산 끝나면 애 발걸음이 되게 가볍거든ㅋㅋ
신나게 뛰어와서 내 옆에 눕길래 끝났구나 하고 고생했다고 간식 챙겨주고 마사지도 해줬어
오늘도 평소대로 얌전했어
근데 아까 밤 두시 넘어서 애가 자기집 케이지를 긁고 발로 막 치고 문열어달라고 난리가 났더라고
이밤중에 또 왜그러냐고 문을 열어줬더니 애 입에 털이 잔뜩 들어있더라
항상 하루만에 끝나서 이틀째 그러는 거에 당황했어
혹시 몰라서 어제 토끼가 만들어둔 산실을 안 치우고 그대로 뒀는데 바로 거기로 달려가더라
들어가서 입에 문 털을 다 뱉고 나와서 두세번 더 털을 뜯었어
어제도 털 뜯어서 가슴털 엉망인데 또 뜯으니까 얼마나 아플지ㅠㅠ털뜯을 때 건들지 말라 그래서 울면서 지켜만 보는데 내 머리털 뜯어주고 싶었다ㅠㅠㅠㅠ
그 털 물고 산실에 들어간 지 꽤 됐으니 곧 출산할 것 같긴 해ㅎㅎ
쓰는 와중에 출산 끝났나봐
나와서 간식 내놓은 거 먹고 내 앞에서 식빵굽고 있는데 안쓰럽고 대견하고 내일도 또 출산한다 그럴까봐 겁난다ㅠ 내일도 그러면 병원에 데려가야겠어ㅠㅠ
잠도 못 자겠고 힘들어서 써봤어
한스러운 글 읽어준 덬들 고맙고 잘자
산실이랑 쉬고 있는 토끼 사진이나 올릴게ㅋㅋ
https://img.theqoo.net/iln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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