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세상이 끝날때까지 아직 10억 년
노변의 피크닉
겜덕이라 노변의 피크닉이 스토커/메트로 시리즈에 영향 줬다는 거 보고 찾아 읽었는데
진짜 다 읽으면 한동안 멍함
SF인데 과학 기반이라기보단 비현실/철학적인 분위기고 무엇보다 러시아 쪽의 그 뭐냐 종말적인 분위기? 이런게 정말 쩔어
내가 좀 마이너한 취향이지만 그래도 나랑 맞는 덬이 있다면 한명이라도 읽고 나처럼 느끼면 좋겠다 싶어서 영업해봄
일단) 나는 좀 묵직하고, 단순하지 않고, 어두운 느낌적인 느낌을 좋아해
작가가 살아있는 책 잘 안 읽고 고전 소설 좋아함
세상이 끝날때까지 아직 10억 년
한 천문학자가 여름날 집에서 혼자 있는데 갑자기 미친 발상이 떠오름
그래서 그 공식을 정리해보려고 하는데, 일 좀 하려고 하니까 갑자기 전화 크리+이상한 사람이 문 두드림+다음날 이웃집 사람이 죽음 등등의 콤보로 전혀 집중할 수가 없음...
대체 이 이상한 일들이 왜 일어나는지 알아보기로 하는데....
어디가 SF? 스러운데 갈수록 어마어마하게 굴러가는 전개가 포인트
다 읽고 나선 사상이 멋지다, 고 생각했어
마지막 문장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노변의 피크닉
어느 마을에 외계 생명체가 잠깐 들렀다가 지구와는 별 접촉 없이 떠남
지구는 여전히 외계인들에 대해서는 연구중
이후 그 구역은 방사능이 넘쳐나고 위험천만하게 변해 정부에 의해 완전 폐쇄되는데,
거기에 몰래 들어가서 비싼 외계 물건을 훔쳐오는 '스토커'라는 직업이 생기게 됨
주인공은 그 스토커
(여러 게임에서 '목숨 걸고 위험한 곳에 들어가 비싼 물건을 가져오는 직업'을 '스토커'라고 부르는 게 이 소설이 기원임)
읽으면 금방 알거고,
이걸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임이 S.T.A.L.K.E.R. 인데 그 배경이 체르노빌이라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외계 구역은 체르노빌을 본따서 만들어졌음
단순히 원전 사태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고 좀 더 크고 은유적으로 분석할 여지도 있지만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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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가 적어서 많이 알아보진 못했지만, 러시아 철학과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으로도 읽힐 수 있다고 해
하지만 대체로 "인간이란, 인간성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주제를 굉장히 스케일이 큰 관점에서 보는 이야기야
코즈믹 호러스러운 부분도 있는데
결국 굉장히 슬픈 느낌으로 기억하게 되는 그런 책임
나머지는 출간이 안되려나
진심 러시아어 배울까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