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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손혜원, 박물관 기증하면 괜찮다?… “돌려줄 의도 있어도 이해충돌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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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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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파인더] 목포서 기자회견 자처한 손 의원

“추후 사회 환원과 현재는 별개” 민감 질문 때마다 말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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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3일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2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면 돌파에 나섰다. “모든 질문에 답하겠다”며 의혹의 중심지인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역사공간)으로 기자들을 불렀다. 그러나 손 의원의 발언이 핵심을 자주 벗어난 탓에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가장 불명확한 답변은 ‘공직자의 이해충돌’에 관한 것이었다. 손 의원은 “애초부터 목포에 박물관을 만들어 제가 수집한 17~21세기 나전칠기 컬렉션을 여기로 옮긴 후 전라남도나 목포시에 다 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역사공간 인근 부동산을 팔아 시세 차익을 실현하지 않았고, 국비·지방비를 지원받지도 않았고, 추후 박물관 기증할 계획이라 이익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으므로 이해충돌이 아니라는 게 손 의원 논리다.

실현되지 않은 이익은 정말 이해충돌 범위에 포함되지 않을까. 고영상 법률사무소 대건 변호사는 “사기 친 금액을 ‘나중에 돌려주려고 했다’고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 건 아니다”라며 “형사적 행위는 행위를 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나중에 박물관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해서 현재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화재청은 역사공간 내 16개 건축물을 직접 구입할 계획이고, 도시재생사업 명목 등으로 역사공간에 1,000억원이 넘는 국비, 지방비 투입이 예정돼 있다. 손 의원이 부동산을 거래하지 않아도 자산 증가로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손 의원에게 건물 매입 자금을 증여받아 조카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창성장’과 지인이 운영하는 카페는 현재 영업 중이다.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은 모두 조카와 지인 몫이다. 이익이 작은 액수라도 이미 실현되고 있다는 뜻이다. 손 의원은 “카페는 6개월 째 적자”라고 반박했다가 “여러분들 덕분에 요즘 잘 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모순적 발언을 쏟아냈다.

손 의원 국정감사 등에서 정부를 향해 역사공간 활성화, 나전칠기 구입을 요구한 것은 직권남용 논란을 불렀다. 손 의원은 “국회 발언 때문에 (창성장 등의) 장사가 잘 되는 게 아니라, (투기 의혹 관련) 기사가 나서 잘 되는 것”이라고 방어했다. 국회의원이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여당 간사의 ‘힘’을 의도적으로 활용한 적 없다는 강변이다. 손 의원이 의도만 선하면 자신의 말과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쳐도 상관 없다는 논리 오류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손 의원은 목포 부동산이 “(남편이 이사장인) 크로스포인트재단 소유라 팔지 못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재단법인 재산은 전부 매도ㆍ증여ㆍ임대 등이 가능하다. 재단 설립ㆍ유지의 기초가 되는 ‘기본재산’을 처리할 때는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해당 재단이 기본재산으로 당국에 신고한 건 자본금 3,000만원뿐이다. 재단 이사회가 기본재산으로 의결하지 않은 나머지 보통재산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손 의원은 “재단이 부동산을 조금씩 사는 상황에서 매번 이사회를 열어 기본재산으로 의결할 수 없었다. 박물관 부지 500평을 다 채울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재단이 목포 부동산을 처음 구입한 2018년 3월 이후 1년 가까이 보통재산으로 놔둔 ‘의도’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았다.

손 의원은 민감한 지점을 건드리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말을 돌렸다. ‘서울 용산구 본인건물을 담보로 대출 받은 11억원 중 목포 부동산 구입에 쓴 7억1,000만원을 제외한 금액은 어디에 썼느냐’는 질문에 그는 “(조선일보 기자가) 첫 질문을 이런 걸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답을 피했다. ‘조카 명의 부동산도 시ㆍ도에 환수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조카 집을 국가에 줄 거냐고 기자가 물을 권리는 없다”라고 받아쳤다. 백지신탁한 손 의원 회사 명의로 목포 부동산을 구입한 것의 위법성 논란과 관련해서도 “나중에 얘기하겠다”고만 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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