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음주운전을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하려던 20대 남녀에게 '보복 폭행'을 휘두른 운전자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해 신고에 대한 보복 범죄는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방해하는 중범죄라며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지만, 피해자들과의 합의를 고려해 실형은 면해줬다. 대구지방법원 제12형사부(재판장 정한근)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상해) 및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지난 7월 25일 밝혔다.
"칼 같은 거 없나"…정의로운 신고가 불러온 폭력
사건은 지난 1월 15일 새벽 2시경, 경산시의 한 건물 앞에서 벌어졌다. 술에 취한 채 자신의 모닝 승용차를 운전하던 A씨를 24세 동갑내기 남녀 B씨와 C씨가 발견했다. B씨가 A씨에게 다가가 "술 드셨죠?"라고 묻고, C씨가 112에 신고하려 하자 A씨의 태도는 돌변했다.
"X됐네, 하 XX 칼 같은 거 없나."
순식간에 공격적으로 변한 A씨는 보복을 마음먹었다. 그는 "칼 달라고 XX새끼야"라고 소리치며, 손에 들고 있던 음료수 페트병으로 B씨의 왼쪽 눈 부위를 가격했다. 이 폭행으로 B씨는 눈 주변에 타박상 등 1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었다. 페트병 역시 법에서는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돼, A씨에게는 특수상해 혐의가 추가됐다.
A씨의 폭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옆에 있던 C씨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내리쳤고, 이로 인해 C씨는 치아가 제자리에서 벗어나는 등 전치 30일의 중상을 입었다.
법원 "보복 범죄 죄책 무거워"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을 매우 심각하게 봤다. 재판부는 "보복 목적의 범죄는 피해자 개인의 법익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그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특히 피해자 C씨가 평생 치료가 필요한 중한 상해를 입은 점을 지적하며 "범행 경위와 피해 정도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이처럼 수사 단서 제공 등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상해를 가한 경우, 최소 1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법원은 A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마지막 기회를 줬다. A씨는 재판이 끝난 후 B씨에게 200만 원, C씨에게 800만 원을 지급하며 합의했고, 피해자들이 A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범행 이후 차량을 매각하고 음주운전 예방 교육을 수강하는 등 재범 방지를 다짐한 점 등이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 결국 A씨는 음주운전이라는 최초의 잘못을 덮으려다 더 큰 범죄를 저질렀고, 1000만 원의 합의금을 물고서야 구속을 면하게 됐다.
https://lawtalknews.co.kr/article/DSKZF749XCX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