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지와 동시에 지적된 부분은 '휠체어석 예매' 안내다. 고척스카이돔은 휠체어석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만, 예매 공지에는 입장 방법, 위치 등 자세한 내용이 없다. 공지에 따르면 휠체어석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예매 이후 고객센터로 문의해야 하며, 동행인 역시 사전에 티켓을 확보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K팝 아이돌 콘서트는 팬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선예매에서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 휠체어 이용자가 공연을 관람하고 싶다면 본인은 물론 동행인까지 팬클럽에 가입한 후 '예매 전쟁'에 뛰어들어야 하며,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 모두 예매에 성공할 가능성도 분명하지 않다. 팬들은 주최 측의 정책이 사실상 동행인이 필요한 휠체어 이용자의 관람을 배제한 것과 다름 없다고 항의하고 있다.
다른 공연의 휠체어석 운영 실태는 어떨까. 공연장에 휠체어석이 마련돼 있는 경우 주최 측은 휠체어 이용자만을 대상으로 한 전화 예매를 따로 진행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활동지원인 등 보호자가 필요한 경우 이때 동반석을 함께 판매한다. 세븐틴 소속사 플레디스는 하이브 병합 전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휠체어석 예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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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소속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모든 관객에게 동일하게 온라인 예매 방식을 적용하고, 휠체어석이 필요한 관객 분들에게는 예매 후 고객센터로 연락주시면 휠체어석으로 좌석을 교체해드리고 있다"며 "휠체어를 이용하는 모든 관객에게 공정한 기준을 적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속사는 "동반인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만, 동반인 유무와 관계 없이 충분한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휠체어석을 이용하는 관객은 현장에서 진행요원이 입퇴장시 이동에 도움을 드리고 있다. 공연장 내부에서도 진행요원이 상주하는 등 이동 시 불편함이 없으시도록 운영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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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콘텐츠를 제작하는 협동조합 무의 홍윤희 이사장은 이미 하이브의 휠체어석 정책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휠체어 이용자인 딸이 하이브 소속 가수의 팬"이라고 밝힌 홍윤희 이사장은 딸의 말을 전하며 "고척돔에 휠체어석이 없는 것도 아니다. 멀쩡하게 잘 있는 휠체어석을 이렇게 까다롭게 운영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답했다.
소속사마다 정책들이 들쭉날쭉하다"고 문제를 짚은 홍윤희 이사장은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에서 장애 예술인의 무대 접근성, 그리고 장애인의 문화 향유권 기본계획을 공연예술진흥기본계획 수립 사항에 포함하는 법안을 작년에 발의했으나 여전히 계류 중"이라고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 법으로 강제하지 않더라도 장애인 등 소수자 포용은 국제 표준을 지켜야 하지 않나"라며 "K컬처는 세계 선진 수준인데 장애인 포용성 수준이 안타깝다. 글로벌 수준의 K팝이면 포용성 정책도 글로벌 수준으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출처 :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http://www.sportsq.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0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