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엄마를 짝사랑한 후기
1,396 3
2021.12.05 20:18
1,396 3
20년 조금 넘게 살면서 사랑해본 사람이라곤 엄마밖에 없어
엄마가 너무너무 좋아서 엄마랑 같이 있는게 좋았고 같이 뭐만 해도 좋았고 어려서 뭐 할줄아는것도 없으면서 학교에서 동아리시간에 만든거까지 전부 엄마한테 갖다주고 그랬어
엄마가 웃는거 엄마가 좋아하는거 보면 나도 너무 행복했어 그래서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으니까 아빠랑 이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나는 어떻게 되든말든 별로 상관 없었어 그냥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으니까
지금 생각하면 사랑의 ㅅ도 모를 어린애 주제에 정말 사랑했구나 싶네

근데 엄마는 내가 엄마 사랑하는거의 반의 반도 나를 안 사랑한 것 같아
부모자식은 평생 짝사랑 관계라던데 나는 조금 뒤바뀐 짝사랑 같지
나랑 있으면 귀찮고 지겨웠나봐
내가 학교에서 뭐라도 열심히 만들어서 갖다주면 엉성한걸 굳이 왜 주는지 이해가 안 갔나봐
그래서 나를 버렸나봐 내가 싫어서
내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고 싫어하는게 아빠라는걸 알면서 아빠한테 떠넘기듯 나를 버렸나봐

어릴땐 버려질만 해서 버려졌다고 생각했어 내가 예쁘지 않아서 내가 싹싹하지 못해서 밝고 명랑하지 못해서 여우같이 굴지 못해서
그리고 나도 독립적이고 간섭받는거 싫어하는 성격이고 엄마도 그러니까 나같아도 애키우기 싫고 혼자 살고 싶겠다고 생각했어
근데 이제와서 이해가 안가 남들은 나이 들면서 엄마를 이해한다는데 나는 오히려 이제와서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겠어
왜 나를 낳은걸까 꼭 그렇게 별다른 이유도 없이 날 버렸어야만 했을까 세상에 기댈데 하나 없었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 살다가 어느순간 휘청거리더니 이지경으로 부러질때까지 뒀어야만 했을까
너무 밉다 엄마도 그런 엄마를 짝사랑한 나도 나보다 더 힘들게 자란 사람 많은데 맞고자란것도 아니면서 고작 사랑 좀 못받았다고 기댈데 없다고 괴로워하는 나도 남들이 가족얘기만 해도 자동반사처럼 가슴이 욱신거리는 나도 다 너무너무 밉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비욘드 X 더쿠 븉방 이벤트💛] 여름철 메이크업착붙, 비욘드 선퀴드 체험 이벤트 403 05.20 53,14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924,736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666,05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043,905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230,521
모든 공지 확인하기()
179090 그외 브라질리언 레이저 제모 받아본 덬들의 후기가 궁금한 초기 19:14 28
179089 그외 바람, 불륜하는애들은 정해져있는거같은 후기.. 6 18:28 484
179088 그외 인스타 이벤트 설문폼 제출했는 데 사기같아서 개인정보 우려되는 데 괜찮은지 후기 17:49 97
179087 그외 나 대중교통 진짜 많이 탄다 하는 덬 교통비 얼마 나오나 하는 초기 8 17:47 305
179086 그외 산책 후기 21 16:41 771
179085 그외 산부인과 정기검진과 질염검사 둘다 쫄리는후기 7 16:35 312
179084 그외 갑자기 코를 심하게 고는 게 고민인 초기 8 16:16 253
179083 그외 생리기간도 아닌데 밑빠지는 느낌(?) 뻐근한 통증이 궁금한 초기 7 16:14 311
179082 그외 부모님 노후 병원비 준비로 고민중인 초기 4 15:13 480
179081 그외 잠잘때 머리방향 동서남북 신경쓰는 덬 있는지 궁금한 초기 22 14:55 420
179080 그외 가난한데 화목한 집 vs 넉넉한데 불화가 많은 집 다시 태어난다면? 51 14:39 1,082
179079 그외 신축지구 + 애 많은 동네 살고 있는데 장단점 6 14:37 786
179078 그외 다들 흰머리 언제 났는지 궁금한 중기 25 14:31 443
179077 그외 핸드폰 충전 86퍼에서 안 올라가는 중기ㅋㅋ 10 13:52 915
179076 그외 운전면허 기능시험 탈락 후기 5 13:50 310
179075 음식 셀렉스 프로밋 복숭아 아이스티맛 후기 7 13:23 410
179074 그외 내 사주 봐줄 수 있는 덬 후기 기다림 24 13:02 1,126
179073 그외 꿈 자주꾸는 사람들 꿈일기 쓰는지 궁금한 중기 12 12:47 289
179072 그외 잠을 통 못 자는데 이유까지 몰라 괴로운 중기 7 12:33 278
179071 그외 아기 계획과 함께 이사를 고민하는 초기 (구축 녹물 이슈) 26 11:40 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