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향을 잊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자
향수 카테에 뭐라도 올리고 싶어 끄적여본 단종향수 본격 올려치기 썰
"너로 네롤리를 처음 접해서 나는 모든 네롤리는 다 너처럼 한 줄기 그늘을 가진 줄 알았어."
서늘한 섬유유연제같기도 하고 부드러운 꽃비누향 같기도 했지만
그 사이 사이 쌉쌀하게 감지되는 처음 맡아본 어떤 신비로운 꽃향
이것이 네롤리라 했다.
지중해의 어느 공주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라던 카탈로그의 설명을 읽으며
나는 '네-롤-리' 혀를 굴려 가만히 그 이름을 읊조렸다.
그늘이 있어 사랑했지만 지중해의 밝은 햇살처럼 따스하기도, 소녀의 화관과 흰 원피스처럼 깨끗하기도 했던 너
향수병의 양각, 포스터의 비주얼 속 흩날리는 하얀 꽃잎처럼
너에 취한 나는 플랫슈즈를 신고 사뿐사뿐,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렌지꽃 들판을 거니는 상상을 하며
가본 적 없는 지중해의 낭만을 느끼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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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로션 샘플을 다 썼지만 살면서 6만5천원이나 하는 비싼 물건을 사본 적이 없던 여자는
언젠가 6만5천원짜리 향수를 사고도 주중에 커피를 사 마실 수 있는 어른이 되면 백화점 그 매장에 가서 당당하게 향수를 사야지 다짐하며 한 해 두 해를 보냈지만
그런 어른이 되기 전에 향수는 단종을 맞았다는 결말.
(10년도 더 된 이야기니까 이거 보고 어디 오픈마켓에서 냅다 사고 그러면 안돼,,,,,, 이건 그냥 멸종한 거야,,,,,,)
잡담 [단종향수 추모열전] #1. 록시땅 플뢰르 쉐리 e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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