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닝카이 HUENINGKAI
GQ 오늘 벨 에포크라는 고전 양식의 공간에서 만나고 있어요. 휴닝카이 씨가 몇 번이고 돌려보는 고전 작품이 있다면요?
HK 음악도 괜찮나요?
GQ 그럼요.
HK 제가 어릴 때부터 악기를 접했기 때문에 클래식 음악을 가끔 들어요. 베토벤이나 쇼팽, 모차르트. 마음이 심란할 때, 비행기 탈 때.
GQ 가사 없는 선율이 매력적일 때가 있죠. 듣는 사람 나름 해석하게 되기도 하고.
HK 맞아요. 제가 베토벤 음악을 어릴 때 피아노 학원 다니며 쳤는데 그때는 그냥 멋있다고만 느꼈거든요. 빠르고 되게 강렬한 곡들이라고. 크고 나서 다시 들어보니까 새롭더라고요. 무언가 감정이 느껴져요, 피아노 선율 하나하나에서.
GQ 오는 길에 휴닝카이 씨가 만든 곡 ‘きっとずっと(Kitto Zutto)’를 들으면서 왔어요.
HK 감사합니다. 밴드 사운드에 청량한 느낌의 곡을 쓰고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일본 앨범에 들어가게 된 노래예요.
GQ 이 노래를 기점으로 온전히 “내 노래”라고 말할 수 있는 곡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죠. 온전한 휴닝카이의 노래란 무엇일지 궁금했어요.
HK 조금 더 제 색깔이 담긴, 밴드나 오케스트라처럼 악기 비중이 크고 악기 소리가 더 섬세하게 들리는 느낌의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실질적으로 제 작업 비중이 더 많아졌으면도 해요. 이때는 60퍼센트였다면 앞으로는 작사, 작곡, 멜로디 작업까지 1백 퍼센트 나만의 곡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GQ 악기가 휴닝카이 씨에게 무척 중요한 대상이라고 느껴지네요.
HK 맞아요. 제가 다른 데 막 재능이 없었는데 유일하게 재능 있다고 생각했던 게 악기였거든요. 운동신경이 좋은 것도 아니고, 뭔가 부족한 게 많았는데 그나마 악기가 위로가 되는 것 같았어요. ‘Kitto Zutto’도 그래서 나온 곡이에요. 작년에 이런저런 일들이 겹치고 내가 아직 음악을 사랑하고 있나 고민이 많았는데, 그때 드럼을 치면서 느꼈어요. 나 아직 음악을 사랑하고 있구나. 악기를 통해서, 음악을 통해서 그 지점에서 또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GQ 악기의 무엇이 그렇게 좋아요?
HK 악기는 배신하지 않아요. 정말 노력한 대로 나오는 게 악기라고 생각해요.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이 치면 확실히 멋있게 들릴 수도 있긴 한데, 진짜 노력으로 열심히 하면 악기는 누구에게나 재능을 준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꾸준함이 중요해요. 하루에 몰아서 하면 안 되고 꾸준하게 시간을 둬서 하면 1년만 지나도 멋있게 악기를 다루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GQ 지금 수련 중인 악기가 있다면요?
HK 일렉 기타 배우고 있어요. 어제도 레슨 받고 왔어요. 밴드 노래를 만들려면 악기를 다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유일하게 못 하는 게 일렉 기타라서. 통기타는 칠 수 있어도 일렉은 몰라서 요즘 배우고 있는데 살짝만 다르게 잡아도 소리가 이상해지고 엄청 섬세해요. 개인적으로 밴드 악기 중 일렉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일렉 사운드 직접 쳐서 작업물에 녹이는 게, 그 수준이 될 정도로 잘 치고 싶은 게 일단 목표예요. 나중에는 기타 솔로 연주도 하고 싶어요.
GQ 수치 10을 목표점으로 현재 실력은 어느 정도예요?
HK 0점입니다.(웃음)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그런데 금방 갈 겁니다, 목표 지점까지.
오늘도 아아 ㅋㅋㅋㅋㅋ커피차 넘 예뿌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