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롯데 그룹에게 2월 13일은 '창사 이래 최고의 날'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불과 반나절 만에 '최악의 날'로 전락했다.
오전에는 신동빈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스노보드 유망주가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기적을 쏘아 올리며 그룹의 위상을 드높였지만, 오후에는 프로야구단 소속 선수들이 해외 전지훈련지에서 불법 도박장에 출입한 사실이 드러나며 그룹 이미지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축제였다. 이탈리아 리비뇨에서 날아온 최가온(세화여고)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금메달 소식은 롯데 그룹 스포츠 마케팅의 정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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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금메달 뒤에 신동빈 회장의 헌신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의 찬사가 쏟아졌다.
신 회장은 학창 시절 스키 선수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 2014년부터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사를 맡아 10년간 3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무엇보다 2024년 최가온이 스위스 월드컵 도중 치명적인 허리 부상을 당했을 때, 신 회장이 수술비와 치료비 7000만 원 전액을 사비로 지원한 미담은 기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례로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부상 없이 마치기만 바랐다"는 신 회장의 축전은 진정성 있는 울림을 줬고, 롯데는 '스포츠를 사랑하고 선수를 아끼는 기업'이라는 최상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감동의 유효기간은 몇 시간을 넘기지 못했다. 대만 가오슝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던 롯데 자이언츠 소속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 등 4명의 선수가 숙소를 이탈해 불법 도박장(게임장)을 출입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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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징계 넘는 '철퇴' 예고 재계와 스포츠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선수 일탈이 아닌, 그룹 리스크로 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공들여 쌓아 올린 '스포츠 후원 명가'의 이미지가 계열사 야구단의 기강 해이로 한순간에 희석됐기 때문이다.
특히 회장의 미담 기사가 전 언론을 장식하던 당일, 야구단이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가 되면서 그룹 수뇌부의 격노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 자이언츠는 해당 선수들을 즉시 귀국 조치하고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KBO 차원의 상벌위원회 징계와는 별도로, 구단 및 그룹 차원의 강력한 자체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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