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거제 노자산에 골프장이 들어설 모양이다
54,264 433
2025.09.07 13:58
54,264 433
yLVUOQ

노자산을 사이에 두고 탑포 마을과 율포 마을이 갈라졌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물이 오염되고, 물에 살아가는 생명들은 사라질 게 뻔하다. 남해에 기대 살아가는 어민들은 먹고 살 일이 막막해진다.

골프장을 찬성하는 주민들도 있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이 집회를 하면 그 앞에서 맞불집회를 한다. 2017년 처음 주민설명회를 할 때만 해도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던 주민들은 '마을 복지시설과 주민고용 등 보상'을 이유로 찬성으로 돌아서 '남부관광단지 탑포마을 대책위'를 만들었다. 갈등이 심하겠다고 하자, 원종태 활동가는 한숨을 푹 쉬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아~ 말이 아니죠. 우리는 죽겠다고 데모하고, 또 (사업체와) 협상이 끝난 주민들은 빨리 만들라고 맞불집회하고. 서로 마주 보고 이게 뭔 일입니까. 마을 주민들은 평당 천 원짜리 땅을 5만 원, 10만 원에 사준다니까 지금이 절호의 기회인 거예요. 저한테도 '이기 어찌 되겠노? 지금 팔아야 될 시기가?' 물어보는데 본심은 그거죠. 제가 볼 때 대규모 개발의 최대 목표는 부동산 가치 상승이에요."

갈등이 깊어지자, 경남도는 2022년 사회대통합위원회를 만들었다. 위원회는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개발 부지에서 제외하는 등 협의 내용을 권고했지만, 경동건설은 골프장 건설을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현재 골프장을 공공 필요성이 있는 체육시설로 인정받기 위해 국토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토지강제수용을 요청한 상태이다.

토지보상법에 따라 공익사업으로 인정받으면 협의 매수되지 않은 사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관광단지는 공익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부결된 토지수용계획을 2025년 다시 요청한 것이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결과를 기다리며 다음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기사를 쓰는 동안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거제남부관광단지' 공익사업 인정 심의 결과 '조건부 동의' 결정을 내렸다. 관광단지의 핵심은 27홀짜리 골프장. 중토위가 골프장을 공익사업으로 인정해 준 꼴이 되었다.)

(관련기사: 거제 노자산 개발, 토지 강제 수용 가능 결정 두고 논란 https://omn.kr/2f552_)

땅속 균들의 네트워크로 살아가는 대흥란

이미지 크게 보기

▲  땅 위로 올라온 대흥란. 땅속에는 대흥란의 뿌리줄기와 근균이 한 몸처럼 얽혀 있다.
ⓒ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지난 7월 13일,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과 함께 대흥란 답사를 위해 시민 30여 명이 노자산에 올랐다. 시민들은 골프장 건설로 곧 사라질 '대흥란의 영정사진'을 찍으러 와달라는 말에 모였지만, 사실은 대흥란의 최대 서식지, 노자산을 지키고 싶어서였다.

산에 오르기 전부터 원종태 활동가는 사람들에게 조심해서 걸으라고 신신당부했다. "여기 전부가 대흥란밭"이었기 때문이다. 산에 오르며 본 대흥란만 200촉이 넘었다. 답사에 함께 한 김종원 식물사회학자는 '골프장이 아니라 대흥란 보전지역을 만들어야 할 곳'이라고 평했다. 시범적으로 이식한 대흥란에는 분홍색 테이프가 둘러 있었고, 이식 장소에는 깃대가 꽂혀 있었다. 김종원은 대흥란 이식은 '성공한 사례도 없고 이식한 사례도 없다'고 열을 올렸다.

"대흥란은 땅속에 뿌리줄기가 연결되어 있거든요. 뿌리 하나에 몇 촉이 있어서, 꽃대가 하나만 올라왔더라도 나중에 십 수개가 올라올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대체 서식지가 의미가 없습니다. 근균과 나무가 오랜 세월 동안 땅속에서 관계 맺었는데, 산을 통째로 들어올리면 몰라도 이식은 말이 안 돼요."

대흥란은 난초과의 부생식물로 근균에 기대서 살아간다. 근균도 식물뿌리와 공생체를 이루어 식물들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살아간다. 땅에 살며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대흥란만이 아니다.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거제외줄달팽이와 도롱뇽, 그리고 인간도 이 땅에서 같은 물과 공기와 햇볕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땅이 파헤쳐지고 근균의 네트워크가 훼손되면, 식물과의 연결은 끊어지고 산은 생기를 잃는다. 팔색조는 고향을 잃고, 거제에만 살아서 거제외줄달팽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는 아마 멸종될 것이다. "나무 하나 쓰러질 때 온 산이 함께 운다"(<멸종위기종>, 원종태, 푸른사상)라고 한 이유이다. 동물이 살지 않는 땅은 죽어가는 땅, 죽은 땅에서 인간의 삶이, 인간다운 삶이 가능할지 묻게 된다.


이제 곧 사라질 수도... "영정사진 찍으러 오라"는 사람들 https://share.google/htjbgAY5i0Pt03XQ2

댓글 43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이오더마X더쿠🩵 하이드라비오 에센스로션 체험단 30인 모집! 424 08.10 36,925
공지 [🚨필독🚨] 로그인 보안 강화📢시크릿모드 사용자들 필독 (사용안함 옵션 추가)📢 07.13 412,19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3,677,04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4,074,16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7,098,029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260,83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1 21.08.23 8,698,90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6 20.09.29 7,599,73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41 20.05.17 8,831,60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20.04.30 8,702,63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732,353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39871 이슈 밴드가 팬들 떼창에 진심이면 생기는 일..jpg 05:35 18
3139870 이슈 웨딩밴드 사진이 올라온 호날두 인스타 5 05:14 814
3139869 유머 스타듀밸리 게임에 나온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본 유튜버⭐️ 04:47 406
3139868 유머 새벽에 보면 등골 서늘해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100편 4 04:44 164
3139867 이슈 다시 안 나올 것 같은 감성의 한국 영화 세 편 1 04:38 988
3139866 유머 장난감 기차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사람 1 04:27 427
3139865 이슈 한국 열돔만 살짝 깨주고 중국으로 가버린 돌핀 근황 17 04:26 2,553
3139864 이슈 대구에 있다는 가성비 좋은 식당.jpg 3 04:24 998
3139863 유머 집에 혼자 남은 줄 알고 울부짖던 강아지의 반응 5 04:09 1,560
3139862 유머 10년전 디자인회사 다닐 때 과장한테 일방적 구박받고 서러워서 지하철에서 한참 조용히 숨죽여 울고 있을때였다... 5 04:05 1,640
3139861 이슈 요즘은 찾기 어렵다는 늙크크들의 찐 맛집 11 04:04 1,688
3139860 이슈 너무 잘 커 준 ‘7번방의 선물’ 예승이 갈소원 03:54 595
3139859 이슈 개소름끼치는 계곡 근황 19 03:27 2,783
3139858 유머 워터파크에서 운명의 짝을 만난 남성둘 9 03:24 1,404
3139857 이슈 한지혜 쿠팡+컬리 찐템 추천 4 03:20 1,498
3139856 팁/유용/추천 박시영 디자이너의 호프 포스터 비하인드 7 02:52 1,536
3139855 이슈 번역계에 한 획을 그은 자막 34 02:52 4,854
3139854 이슈 지난 주말 포르투갈에서 생긴 일 8 02:43 2,525
3139853 이슈 서른살만 할 수 있는 사과법.jpg 17 02:42 3,607
3139852 이슈 파키스탄에서 한국이 한류 전에 더 유명했던 이유 02:42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