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밤 11시20분쯤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 입구 관리 사무실에 A씨(43)가 다가와 다급히 신고를 요청했다. A씨 몸은 흉기에 베여 피로 가득했다.
30일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다수 목격자는 A씨가 일본도로 여러 차례 공격을 당했다고 했다. 흉기 길이는 80㎝에 달했다. A씨는 아파트 정문 앞 길거리에서 B씨(37)로부터 변을 당했다.
부상 당한 몸 이끌고 신고하려 했지만…
A씨는 신고를 요청할 당시 의식을 잃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 중인 몸을 이끌고 약 5m 떨어진 관리 사무실에 도착해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다.
B씨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B씨는 힘들어하는 A씨를 따라와 재차 공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송 도중 결국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결과 A씨와 B씨는 서로 얼굴은 아는 사이였으나 별다른 관계가 있었던 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사고가 난 아파트 정문에는 전날의 비극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아스팔트 바닥 위로 붉은 핏자국이 보였다. 핏자국을 가리기 위해 모래를 덮어놨지만 선명한 자국을 지우기는 역부족이었다.
핏자국은 아파트 정문에서 5m 가량 떨어진 관리사무소 앞까지 이어졌다. 길거리에서 A씨가 B씨에게 공격당한 후 신고를 요청하러 가면서 떨어진 자국으로 드러났다.
올림픽 보던 주민들 "밖에서 큰 소리로 싸우는 소리 나더니"
전날 해당 아파트 입주인 커뮤니티에는 사건 직후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순찰차 3대와 구급차 2대, 소방차 1대가 출동한 상태였다. 사건 현장 주위로는 경찰이 노란색 폴리스라인을 쳐졌다.
A씨와 B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108동에서 창문을 열어보면 사건 현장이 그대로 보였다. B씨는 사건을 저지른 직후 달아났으나 1시간여 만에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아파트 거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107동에 거주한다는 30대 김모씨는 "올림픽 경기를 보고 있는데 밖에서 큰 소리로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며 "원래 조용한 아파트인데 아내도 평소와 다르게 밖이 시끄럽다고 했다. 내가 사는 곳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니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무섭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 주민은 "이 아파트에 아이들이 정말 많다"며 "아파트 커뮤니티에 가해자와 관련된 정보가 올라오면 자꾸 지워지는 것 같다. 적어도 가해자의 거주지만큼은 입주민 안전을 위해 공유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며 "오늘 중으로 마약 투약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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