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의 ‘한자 당선 소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회장에 당선한 강모(68)씨는 이 아파트 게시판에 지난 20일 當選謝禮(당선사례)라는 제목의 A4 용지를 붙였다.
“安寧(안녕)하십니까?”로 시작하는 이 소감문에서 강씨는 스스로를 “入住者代表會議(입주자대표회의) 會長(회장)을 遂行(수행)하게 될 姜(강)○○″
“入住民(입주민)님과 함께 前任(전임) 棟代表(동대표)님들께서 가꾸고 이루어온 우리 名品(명품) 團地(단지)를 더욱더 繁昌(번창)해 나가도록 盡力(진력)을 다해 努力(노력)하겠습니다. 많은 聲援(성원)과 協力(협력)을 付託(부탁)드립니다”
총 280자짜리 이 안내문에서 한자는 165자. 한글 조사와 영어를 빼고는 모두 한자로 적혔다.
한 주민은 “쉬운 한글을 놔두고 굳이 어려운 한자를 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주민은 “예전엔 공문서가 다 이랬다”며 “나이 든 사람들에겐 친숙하다”고 했다. 아파트 관계자는 “회장 본인이 그렇게 인쇄해서 붙여 달라고 하길래 그대로 붙였다”고 했다.
이 당선소감문은 인터넷에서도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중국에 온 줄 알았다” “조선족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인가” “한 글자도 읽을 수 없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휴대폰 번역기를 돌려 한자를 한글로 변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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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박사인 강씨는 수도권의 한 대학 명예교수다. 회장에겐 월 40만원 활동비가 주어지는데 전임 회장은 액수가 너무 적어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전임 회장의 사퇴 이후, 올해 초 선거에 단독 입후보했고 과반 찬성률로 회장에 당선됐다고 한다. 본지는 수차례 강씨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사양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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