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성폭행범 혀 깨문 시골 처녀…"불구 만들었으니 결혼해라" 검사는 조롱
53,525 289
2024.05.06 09:46
53,525 289

성폭행범 혀 깨문 시골 처녀…"불구 만들었으니 결혼해라" 검사는 조롱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모든 재판이 시대 상황에 따라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것이냐."

2023년 5월 31일, 일흔일곱살의 할머니가 대법원 앞 1인 시위에 나섰다. 56년 만에 재심을 청구,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이는 바로 '중상해 가해자가 된 성폭력 피해자' 최말자 씨(78).

 

일흔이 넘었지만 여전히 18세에 갇혀 한(恨)을 풀지 못한 할머니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최 씨가 시위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던 그날은 1964년 5월 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제 키스 시도해 혀 1.5㎝ 잘린 남성 "날 병신 만들었다"

 

사건은 1964년 5월 6일 오후 8시쯤, 경남 김해시의 한 마을에서 벌어졌다. 당시 18세였던 최 씨는 집에 놀러 온 친구들을 데려다주는 과정에서 집 앞을 서성이던 노 모 씨(당시 21)를 마주쳤다.

 

노 씨가 "길을 알려달라"며 친구들을 쫓아오자, 최 씨는 친구들이 편히 집에 갈 수 있도록 노 씨를 큰길로 유인했다. 이어 최 씨는 친구들에게 길을 알려준 뒤 돌아섰고, 이때 뒤에서 노 씨가 최 씨의 양쪽 어깨를 잡고 다리를 걷어찼다.

 

사정없이 바닥에 넘어진 최 씨가 머리를 찧어 순간 정신을 잃자, 노 씨는 그 위에 올라타 키스를 시도했다. 겨우 정신 차린 최 씨는 입에 들어있던 노 씨의 혀를 뱉은 뒤 집으로 도망쳤다. 이때 노 씨의 혀 1.5㎝가 잘렸다.

 

며칠 뒤 노 씨는 친구 10여명을 대동해 최 씨의 집을 찾아왔고 마구간에 있는 소를 끌고 나가거나 부엌에 있는 식칼을 들고나와서 마루를 두드리는 등 난동을 부렸다. 노 씨는 "날 병신 만들었다" "사람을 불구로 만들었으니 책임져라"고 주장했다.


이에 최 씨 가족들은 노 씨를 특수주거침입과 특수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노 씨 가족은 최 씨 측에게 "혀가 끊긴 것도 인연이니 벙어리가 된 아들과 결혼하자"고 터무니없는 제안을 했다. 또 '결혼하지 않을 거면 돈을 달라'며 위자료 20만원을 요구했다. 최 씨 가족이 이를 거절하자, 노 씨는 최 씨를 중상해죄로 맞고소했다.

 

경찰은 최 씨의 정당방위를 인정해 노 씨에 대해 강간미수, 특수주거침입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사건 발생 넉 달 만에 최 씨가 이 사건의 '가해자'라며 수갑을 채웠고 강압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성폭행범 혀 깨문 시골 처녀…"불구 만들었으니 결혼해라" 검사는 조롱

 

◇"결혼하면 해결돼" 수갑 채운 검찰…피해자-가해자 뒤바뀌었다

 

검찰은 "고의로 남자를 불구로 만들었다"'며 오히려 최 씨를 중상해 혐의로 구속했다. 게다가 검사는 실실 웃으면서 "남자를 불구로 만들었으니 네가 책임져야 하지 않냐. 결혼하면 해결된다"고 최 씨를 조롱했다.

 

심지어 재판부는 최 씨에게 강제로 키스당하던 상황을 재연시켰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 최 씨와 노 씨를 데려와 현장 검증을 하는 등 최 씨를 동네 구경거리로 만들었다. 재판부는 "노 씨와 결혼할 생각이 있냐"며 합의를 제안했고, 최 씨는 "차라리 벌을 받겠다. 죽어도 저 사람과 결혼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결국 법원도 검찰 논리를 그대로 따라 최 씨에게 중상해죄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특히 최 씨가 혀를 깨문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판사는 "비록 강제 키스로부터 처녀의 순결성을 방위하기 위해 한 것이라도 혀를 끊어버림으로써 일생 말 못 하는 불구의 몸이 되게 한 것은 정당한 방위의 정도를 지나쳤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소리를 지르면 충분히 주변에 도움을 청할 수 있었고, 최 씨가 노 씨로 하여금 키스하려는 충동을 일으킨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반명 가해 남성인 노 씨의 성폭행 혐의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주거침입죄만 인정돼 최 씨보다 가벼운 형량인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최 씨는 구속 수사를 받느라 6개월간 옥살이도 했다. 최 씨의 부친은 딸이 교도소에 있을 때 논 한 구역을 판 돈으로 노 씨와 합의까지 했다. 그야말로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것이다.

 

성폭행범 혀 깨문 시골 처녀…"불구 만들었으니 결혼해라" 검사는 조롱

 

◇대법원은 '묵묵부답'…최 씨 "부끄러운 대한민국 법 체제" 비판

 

최 씨는 즉각 항고했지만, 부산고법 역시 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곧바로 최 씨는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3년 가까이 아무런 대답을 내놓고 있지 않다.

대법원의 판단만을 기다린 지 2년이 다 되어가던 2023년 5월 31일, 최 씨는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땡볕 1인 시위에 나섰다. 그는 정당방위 인정을 위한 재심 개시 촉구 탄원서와 함께 시민 1만5000여 명이 참여한 서명을 제출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28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이오힐 보 X 더쿠💙] 건조함에 지쳤나요? 네! 바이오힐 보 #급쏙수분듀오 <바이오힐 보 #히알셀™ 하이드라 2종> 체험 이벤트 343 07.01 54,937
공지 [업로드 오류관련 개선작업 완료]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 07.05 19,065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164,809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825,032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844,26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112,134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3,389,14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9 21.08.23 3,986,51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5 20.09.29 2,930,90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4 20.05.17 3,575,29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8 20.04.30 4,139,05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618,90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48616 이슈 에스파 콘서트 20만원 자리 시야 02:46 74
2448615 유머 생각보다 말 너무 잘하는 아이돌 2 02:40 489
2448614 기사/뉴스 현직 대전시의원 성추행 혐의 피소 6 02:37 523
2448613 이슈 [스페인 vs 독일] 독일 역습 퓔크루크 골대샷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gif 1 02:36 184
2448612 유머 신: 넌 로또같은거 하지마라 5 02:34 669
2448611 유머 [KBO] ??? : 내일 올스타 홍보 영상 류현진님 홍보 영상에 양의지 한 컷 껴있는데 설마 지금 류현진님과 양의지 헷갈린거야? 아무리 생각해봐도 맞는 거 같은데?.twt 6 02:33 444
2448610 이슈 [스페인 vs 독일] 토니 크로스 경고 gif 3 02:33 129
2448609 이슈 개인적으로 케이윌 - 꽃이 핀다 는 듀엣이 더 좋다는 원덬이의 생각 2 02:33 103
2448608 유머 새벽에 포스타입 보는 우리 모두의 모습.twt 16 02:30 683
2448607 이슈 호기심에 화장실 몰카 설치하다가 들켰어요 22 02:29 1,360
2448606 유머 이영지 노래방에서 터프쿠키 불렀다가 친구들과 멀어진 썰 진짜 개웃기다고 제발 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twt 1 02:26 861
2448605 이슈 야구 인기가 많아져서 써보는 파울공 맨손으로 잡으면 안되는 이유.jpg 20 02:22 1,459
2448604 팁/유용/추천 Jpop 마츠다세이코의 숨은 발라드 명곡 추천 7 02:18 336
2448603 이슈 [스페인 vs 독일] 다니 올모 선제골 ㄷㄷㄷㄷㄷㄷㄷㄷ.gif 6 02:16 348
2448602 이슈 공연 끝났는데도 에너지 한바가지인 티파니 시카고 퇴근길 모음 8 02:09 987
2448601 정보 러브라이브 시리즈 아시아 투어 개최소식 4 02:06 414
2448600 이슈 안재현 영상에 댓글 단 서인국(feat.월드게이) 160 01:58 8,585
2448599 정보 지혈하면 기절하는 이유 (주의) 38 01:56 3,165
2448598 이슈 찐 맨땅에서 시작해서 자수성가한 바이블 TOP 3 5 01:56 1,386
2448597 정보 어제부터 시작된 애니방 투표.jpg 3 01:54 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