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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진짜 싫었는데 삼일절에 건국전쟁 보고 왔어요.p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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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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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 죄송합니다.

네이트판에 글을 올려보는 건 처음인데, 결시친이 제일 화력이 좋다고 들어서 이 방에 올립니다.


영화를 보고 굉장히 (안 좋은 의미로) 충격 받아서... 이 글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대구에 거주 중인 20대 청년입니다.


삼일절 기념으로 파묘를 보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집안 어르신을 모시고 건국전쟁을 보고 왔습니다.

(할머니/할아버지/아버지/어머니라고 안 쓰고 어르신이라고 쓴 건 일부러 그런 겁니다)



역사 왜곡 논란이 있는 영화임을 알고 갔지만,

상상한 것보다 더 충격적인 수준이었습니다.


관람 후에 스트레스로 두통이 올 정도였습니다.


오히려 그쯤 되니

제가 보고 들은 걸 인터넷에라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비판은 무성한데

어느 수준인지까지 아는 분은 별로 없는 것 같아서요. (하긴 이딴 걸 돈 주고 관람까지 하고 비판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지만)


법알못이지만 고소 같은 거라도 당할까봐 무서우니까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최대한 자제하고

해당 영화에 나오는 워딩과 논조를 쭉 나열해 보겠습니다.


*쌍따옴표를 쓴 부분은 직접적인 워딩,

쌍따옴표가 없는 부분은 대강 그런 뉘앙스였다~ 정도.






[315 부정선거]

-315 부정선거는 이승만의 의지와 “무관”

-주변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일도 있다~

-이승만 며느리가 나와서 이승만이 419 때 총 맞은 학생들을 보고 눈물 흘렸다느니 내(이승만)가 총을 맞아야하는데 학생들이 총을 맞았다며 아버님(이승만)이 눈물을 흘리셨다느니 하며 안타까워 죽으려 하는 인터뷰 ㅋㅋ


[토지개혁, 하와이 한인 여학교 등]

-마치 이승만 한 명이 대단한 선구안을 가져서 토지개혁 또는 한인여학교 설립 등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낸 것처럼 말함

-한국 페미들이 잘나서 여학교가 세워진 게 아니고 이승만이 대단해서 여성 투표권이 바로 생길 수 있었다는 내용의 인터뷰

(의문점 : 왜 잘한 건 이승만 혼자 잘나서 잘한 거고 못한 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하는가?)


[제주 4.3 사건]

-피해자들의 말만 듣는다

-자료가 피해자 위주다

-좌파들은 민간인 학살만 비판하는데 그것만 비판할 게 아니라 이런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맥락을 봐야한다~라는 구구절절한 이승만 쉴드

-‘제주 폭동’이었는지 ‘제주 반란’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4.3 사건 혹은 민간인 학살이 아니라 폭동, 반란 등으로 명시하는 자막이 나옴


[여순사건 (여수,순천에서 약 3000여명이 넘는 민간인이 학살당한 사건)]

-“여순 반란” (자막으로 뜸)


[대구 10.1사건(미군정+친일출신 경찰들의 공출과 대구지역 봉쇄에 반대한 시위가 발발하고 100여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

-“대구 폭동”(자막)


[한강다리 폭파]

-민간인 사상자는 없었다

-인터넷에서 런승만이라고 비하하는 게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워하는 학자들 ㅋㅋ

-국가원수가 전쟁 중에 도망가는 건 당연하다고 관객을 설득하는 학자


-학자 왈 : 이승만 대통령이 ㅇㅇ국 대사(기억 가물가물) 앞에서 그랬대요. 인민군이 쳐들어오면 내 총으로 인민군부터 쏘고, 그 다음에 내 아내를 쏘고, 나를 쏘겠다. 그러셨대요... 그만큼 인민군과 싸우겠다는 의지가 투철 어쩌고 하신 거예요....(감격해서 울먹거리며)


[남한 정부 단독수립]

-“외교의 신 이승만”

-“국부”

-“민중의 벗 이승만”

-대단한 선구안과 혜안과 지성과 능력과 달란트와 어쩌고를 너무 많이 가져서 외롭고 고독했던 이승만...ㅋ

-8.15를 광복, 또는 독립으로 명시하지 않고 “건국”으로 명시.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이라고 수차례 언급.

-남한 정부 단독 수립은 소련군 탓...

-소련군 탓하면서 나온다는 소리가 ‘물건들 다 빼앗아 가고 강간하고 사람 죽이는데 어떻게 해방자입니까?’ 라고 함... (민간인 수십만명을 넘게 죽인 독재자는요...?)

-김구는 “위선”, “반역”


[친일파 청산]

-좌파들은 김일성이 친일 청산 잘했다고 칭찬하는데 김일성은 못했고 이승만이 더 잘했다

-반민특위 해체에 대한 내용은 1도 안 나오고 김일성 보다 이승만이 친일파 청산 더 잘했다고만 함


[이승만 기념일, 이승만 기념관, 이승만 어쩌고를 만들자]

-이승만 기념관 등이 부실하다는 이야기를 하며 눈물 흘리는 학자들...

-다른 나라의 초대 대통령들은 어떤 대우를 받을까? 라며 비교군으로 삼은 대상이 넬슨 만델라, 마하트마 간디, 조지 워싱턴...


[하와이 망명]

-하와이 망명 직전에 이승만이 국외로 튄다고 보도한 경향신문의 보도는 “오보”

-비자금은 모두 좌파들의 거짓선동이고 이승만은 매우 가난하게 살았다며 질질 안타까워하는 모습 질릴 정도로 보여줌


[그 외]

-독재자라는 오명에 시달려 안타깝다...

-419 이후 이승만의 업적은 지워지고 비판과 왜곡만 남아 안타깝다...

-그는 단지 조금 오래 집권했을 뿐...





판단은 각자의 몫....^^



이것 보다 훨씬 심합니다.

거의 12시간 가까이 지나서 많이 잊은 게 이 정도예요.


제주 4.3 사건을 언급하며 피해자 말만 듣는다... 이런 식으로 언급하는 것도 굉장히 많았는데

실제 워딩은 이것 보다 심각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이 영화의 심각성이 어느 수준인지까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해 역겨운 기억을 더듬어 가며 작성했습니다.





(저는 정말 보고 싶지 않았지만) 오늘 이 영화를 보러 간다고 하니, 누가 저보고 조카도 데려가라고 하더라고요.


조카는 초등학생입니다.

이딴 프로파간다를 역사 다큐랍시고 보여주면 안 돼요.

근데 집안 어른들은 이 영화가 논란이 있는 줄은 대충 알아도 어느 수준인지 모르시니 (더군다나 대구사람) 애도 데려가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극구 반대해서 애는 놓고 어른 한 분만 모시고 다녀왔습니다. 저는 정말 보기 싫었지만 노인 한 분만 영화관에 보낼 수는 없어서요.




돌이켜 생각해보건대,

이 영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아직 제대로 안 알려져서 오늘 제가 이토록 고통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알리고 싶어요.


건국전쟁? 아 그거 대충 논란 있는 영화인 줄은 아는데~ 이 수준 말고

이 영화가 얼마나 심각한 반민주적 프로파간다인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이든 반대든 댓글이든 뭐든 눌러 주세요.

많이들 보시게요.







덧. (안 읽어도 됨)


[(개인적인 감상을 포함해) 그 외에 뜨악했던 부분]


1. 한 역사적 인물을 기리는 영화가 아니라 종교적으로 추앙하는 영화 같다는 느낌을 받음. 이 정도면 신앙에 가까움...


이승만을 유일한 선구자처럼 묘사하고

이승만 기념관이 비루한 것을 슬퍼하고


악당 누구누구가 쳐들어왔는데 이승만 대통령께서 나타나셔서 무어라 무어라 호통치셔서 쫓아내셨다... (감격) 이런 느낌으로 일화를 소개하는 것도 좀 있고


‘시민’이 ‘전 대통령’의 공과 과를 짚어 올라가는 느낌이 아니라

마치 전근대 시대에 백성이 국왕의 붕어를 슬퍼하며 곡소리 내는 느낌

또는 종교인이 예수와 같은 초월적 존재의 고난, 수모를 슬퍼하는 느낌...과 비슷했음



전반적으로 국가의 권력은 국민에게 있고 대통령은 단지 대리해서 행정을 처리하는 대리인이라는 인식, 즉 국민과 대통령을 동등한 위치로 바라보는 인식 자체가 영화에 부재했고


대통령-국민의 관계를 수직적으로 바라보는, 대통령을 마치 전근대 시대의 왕족 정도로 생각하는 듯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혀 ‘민주적’이지 못한 영화였음



2. 영화가 교묘함.

이승만의 ‘과’에 가까운 부분은 학자들 말을 빌어 논점 흐리고 눈물 흘리고 감정 팔이하고

이승만의 ‘공’에 가까운 부분은 아주 구구절절 친절하게 알려줌,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드시고 가랑잎으로 압록강을 건너시고 수준으로 용비어천가 읊음


근데 특히 교묘한 건

“이승만 지우기”라는 워딩의 사용임


좌파 세력이 이승만을 폄훼하며 “이승만 지우기 운동”을 한다, 이렇게 해당 워딩이 처음 등장하는데


“이승만 지우기 운동”이라는 워딩이 두세차례 더 등장함.

근데 이 때는 북한, 간첩, 공산세력 등등이 “이승만 지우기 운동”을 한다고


“이승만 지우기 운동”이라는 워딩을 매개로

“좌파”와 “북한”을 연결 지음.



3. 조카를 데려 갔으면 큰 일 날 뻔 했던 게,

굉장히 정치적인 영화임.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이승만을 ‘국부’로 바라보고 있는데,

특정 정당 정치인 A는 강도 높은 워딩을 써가며 이승만을 폄훼하는 악인으로 만들고

다른 특정 정당 정치인 B는 이승만의 업적을 알아주는 개념인으로 만듦. (연설 영상까지 내보내며)

뭣 모르는 애들이 본다고 생각하면 눈 앞이 아찔함.


그리고 찾아보니 울산시 공무원 단체관람 논란이 있더군요.

위에 쓴 A와 B는 수십 년 전 정치인이 아니고요.

B는 소속 당에서 꽤 밀어주는, 현재 지지도가 대통령 보다 높은 인물이고

A는 B의 정당에서 수시로 공격 대상으로 삼는 인물입니다.


굉장히 정치적인 영화예요.

제 정치적 성향이나 이 영화에 대한 제 개인적 호오를 떠나

(굳이 총선을 앞둔 시점에) 이런 영화를 공무원에게 단체 관람 시키려 했다는 건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널리 알려주세요.




추가.

제가 이 글을 왜 썼는지 이해 못하는 분이 간혹 있는 것 같아 댓글 및 추가글 남깁니다.


건국전쟁 보지마라 -> 아닙니다. 니 자윱니다.

건국전쟁 봐라 -> 아닙니다. 이것도 니 자윱니다.

이승만이 잘했다 혹은 못했다 -> ㄴㄴ. 판단은 당신 몫입니다.


사람은 100% 선인일 수도, 악인일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공이 있으면 과도 있는 것이고 과가 있으면 공도 있는 것이고요. 다만 이 영화는 공을 부풀리고 과를 축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왜곡이라고 말하는 것이고요.


과를 축소하는 수준이 제주 4.3, 여순 사건 등의 민간인 학살 사건을 “반란”이라고 칭하거나 3.15 부정선거를 이승만의 의지와 “무관”했다고 할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리는 글입니다.


편향적인 극우 영화라는 거 누가 모르나요.

하지만 그 수준이 상식을 벗어나는 수준이기에, 이건 그냥 넘어갈 게 아니다 얼마나 심각한 지 알려져야 한다 라는 생각으로 쓴 겁니다.


azNamc


https://zul.im/0OJl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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