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계약과정과 재임 기간 중 지원 내역에 대한 국회 측의 자료 요청을 모두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과의 비공개 계약을 이유로 자료 공개를 거절했지만, 자료가 공개될 경우 클린스만 선임을 둘러싼 정몽규 회장의 책임론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거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재임 기간 중 상당 기간을 해외에 머물렀고, 굳이 현장 점검이 필요없는 톱클래스급 해외파 선수들의 점검을 이유로 자주 해외를 오갔다. 또한 지난달 슈피겔 인터뷰를 통해 국내에서 지내는 동안은 용산의 한 5성급 호텔에서 머물렀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주간조선은 국회 새로운미래 김종민 공동대표와 문화체육관광위 소속인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실 등을 통해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축협은 국회 측에 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거절했다.
두 의원실 측이 요구한 자료는 △클린스만과 국가대표 감독 선임 관련 계약서 사본 일체 △클린스만 부임과 함께 계약하거나 이후 계약한 코치진 등의 계약서 사본 일체 △클린스만 출장횟수 및 출장비 지원 비용 등을 포함한 클린스만 출장관련 내역 △국내 거주 시 지원 내역 및 계약금과 별도 지원 여부 등 클린스만 선임과 지원 내역을 알 수 있는 다수의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KFA 측은 지난 16일 입장문을 통해 김종민 의원실에 "양측 합의하에 비공개 사항 등이 포함되어 있어 제공할 수 없다"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차기 감독 선임작업에 착수하겠다"고만 밝혔다. KFA는 21일과 22일에는 김승수 의원실에 "비공개 사항 블라인드 처리해 제출했다"고 답변했지만 정작 의원실에서는 "KFA가 해당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도 해당 문제를 지적하기 위한 의원실의 자료요청에는 비공개로 일관한 것이다.국회 측 관계자는 "계약금액은 비공개하더라도 출장 횟수, 국내 체류 기간, 감독 출장 지원 내역 등은 통상적인 업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비공개로 했다는 것은 (계약서에) 공개되어서는 안 될 내역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의원은 주간조선에 "이번 사태가 국민적 관심사임에도 불구하고 축구협회가 계약서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심각한 문제"라면서 "국가대표 감독 선임은 축구협회장 1인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개인사업이 아닌 국가사업이며, 이것이 1인의 독단으로 잘못되었다면 책임을 져야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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