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 경차 탄다고?…준중형차 기본 됐다
지난해 20대 판매량 1·2위 '준중형차'
10위권 안 유일한 경차 '캐스퍼'
경차, 오히려 30·40대에 인기
기아 전기 경형 SUV '레이 EV'. 사진제공=기아
생애 처음으로 타는 차, '엔트리카'로 경차의 인기가 시들한 분위기다. 1990년대만 해도 첫차 구매 세대인 20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지만, 아반떼·스포티지 등 준중형급이나 소형 차량에 판매량이 밀리는 분위기다.
1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차는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8970대)로 꼽혔다. 그다음으로는 기아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가 7894대가 팔리면서 2위에 올랐다.
그 뒤로 △기아 소형 SUV 셀토스(7074대)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4771대) △현대차 소형 SUV 코나(3601대) △기아 준중형 세단 K5(3425대) △현대차 준중형 SUV 투싼(3332대) △KG모빌리티 중형 SUV 토레스(2998대) △기아 중형 SUV 쏘렌토(2781대) △쉐보레 소형 SUV 트랙스(2736대) 순이다.
2023 캐스퍼.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청년 층에 인기 좋았던 경차...왜 안살까
경차는 저렴한 유지비, 세제 혜택 등으로 과거 20대 사회 초년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차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1990년대 당시 언론 보도에서도 읽을 수 있다.
"아토스(경차, 현재 단종) 판매량은 연령별로는 20대가 34%로 가장 많았고 20대와 30대를 합친 비율이 전체 보유자의 절반을 넘는 56%에 달해 젊은 층에 인기가 높은 것으로 풀이됐다." <1997년,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조사 결과 인용>
"경승용차 구입자의 연령별 분포는 30세 이하가 52%, 30~34세가 19%로 20대와 30대 초반이 70% 이상을 차지했으며, 직업별로는 자영업(29%), 회사원(25%), 기술직(15%), 주부(11%) 순이었다." <1995년, 연합뉴스, 대우자동차 조사 결과 인용>
20대 사이에서 경차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가격 측면에서 이점이 없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례로 레이의 경우, 최상위 트림(기본 가격 1865만원)에 모든 옵션을 다 적용할 경우 2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아반떼 기본 트림 풀옵션 가격(약 2355만원)과 약 300만원 차이다.
가격뿐만 아니라 레저 등 취미 활동을 중시하는 세대의 분위기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대 차 판매량 순위 10위권 안에 든 모델 중 K5와 아반떼를 제외하면, 모두 야외 활동에 적합한 SUV다. 유일하게 든 경형 급 차도 1인 차박 등에 최적화된 SUV 캐스퍼였다.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경차...'세컨드카' 역할
20대 사이에서는 인기가 시들하지만, 중장년층으로 분류되는 30~40대는 캐스퍼를 비롯해 경차 레이를 많이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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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경차의 종류가 극히 적어서 20대가 선택할 수 있는 경차의 숫자 자체도 많지 않다"라면서 "여기에 캐스퍼가 20대 사이에서 돌풍이 일고 있는데, 이는 개성이나 여가 등을 중시하는 시대적 변화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