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이날 실행위에선 최근 일부 구단이 문제 삼는 ‘샐러리캡’도 의제로 올라왔다.
올겨울 몇몇 구단은 ‘비현실적인 샐러리캡 때문에 선수단 구성이 불가능할 지경이다’ ‘외부 FA(프리에이전트)는커녕 내부 FA도 잡기 어렵다’ ‘샐러리캡의 순작용보다 부작용이 크다’면서 ‘샐러리캡 폐지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실제 ㄱ 구단은 올겨울 내부 FA와 전부 계약할 경우 샐러리캡 초과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ㄴ 구단 역시 아직 미계약 상태인 내부 FA를 잡으려면 샐러리캡 초과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ㄷ 구단은 샐러리캡 문제로 2차드래프트 당시 여러 베테랑 선수를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가 큰 홍역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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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위와 이사회 내용을 잘 아는 야구 관계자는 “수도권 한 구단과 서울 모 구단이 ‘샐러리캡을 없애야 한다’ ‘샐러리캡 때문에 야구 발전이 어렵다’는 식으로 여론몰이에 앞장선다”면서 “모 구단의 경우 대형 FA를 영입하면서 계약 4년째에 연봉을 몰아놨던데, 아마도 이 선수의 4년 차 쯤엔 샐러리캡이 없어질 거란 계산을 한 것 같다. 샐러리캡 폐지를 얘기하는 의도가 너무 투명하게 보인다”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 야구 관계자는 “샐러리캡 제도 도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면, 애초 샐러리캡 도입에 앞장선 분들이 지금 샐러리캡 폐지에 앞장서는 바로 그 구단 사장과 단장들”이라며 “당시엔 자기네 주축 선수들이 한꺼번에 FA 자격을 얻으면서 몸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니까 샐러리캡을 만들자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랬던 구단들이 이제 와서 ‘제도가 비현실적이니 없애자’고 주장한다. 제도에 문제점이 있다면 얼마든 논의할 수 있지만, 자기들 편의에 따라 제도를 만들었다 없앴다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E구단 관계자의 생각도 비슷하다. “일단 제도를 만들었으면 최소 3년은 유지해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이제 2년밖에 안 된 샐러리캡을 폐지하면, 그동안 샐러리캡 제도에 맞춰 선수단을 구성한 우리 같은 팀들은 바보가 된다. 샐러리캡을 지키기 위해 고액 몸값 선수, 베테랑 선수를 내보내고 여론의 비판을 받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 샐러리캡 신경 안 쓰고 구단을 운영한 팀들이 이제 와서 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걸 보면 양심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샐러리캡 문제는 이날 실행위에서 표결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 정관 제28조 (위원회의 의결방법)에 따르면 실행위원회는 “재적위원 3분의 2이상 의 출석과 출석위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게 돼 있다. 취재 결과 최소 4개 구단이 샐러리캡 폐지 혹은 조정에 반대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제 역시 내년 1월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지만, 그사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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