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나에게 유모는 30년간 친어머니… 아들이 내 뜻 이해해주길”
89,678 454
2023.12.13 04:35
89,678 454
sUrLIg

“저에겐 친어머니 같았고, 아이들에겐 친할머니나 다름없었습니다. 30여 년 동안 한 가족처럼 지냈는데….”


어릴 적 유모였던 90대 여성 편에서 자신의 친아들과 법정에서 다퉜던 정모 씨(71)는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요즘 매주 세 번씩 신장 투석을 한다는 정 씨의 목소리는 회한에 잠긴 듯 가라앉아 있었다.

정 씨의 아들은 정 씨가 유모 박모 씨(95)를 위해 9년 전 매입해준 서울 성동구 오피스텔에서 나가 달라며 박 씨를 상대로 건물인도 소송을 냈다. 자신의 명의로 된 오피스텔을 처분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을 맡았던 서울동부지법은 지난달 28일 박 씨의 손을 들어줬다.



정 씨에 따르면 정 씨 가족은 1960년대에 처음 박 씨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정 씨의 어머니가 여행을 갔을 때 우연히 만난 박 씨에게 작은 도움을 준 게 계기가 됐다.


그러다 정 씨 어머니가 만성 폐 질환으로 투병 생활을 하게 되자 당시 홀몸이었던 박 씨가 1973년경부터 아예 정 씨 어머니 인근으로 이사 와 간병인 역할을 했다. 정 씨는 “인근 병원이란 병원은 모두 돌았는데 치료가 쉽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박 씨는 정 씨 어머니의 병 수발을 들면서 동시에 당시 20대였던 정 씨와 어린 동생 4명을 친자식처럼 돌봤다고 한다.

정 씨의 어머니는 1981년 숨졌지만 박 씨와의 인연은 이어졌다. 박 씨는 서울 종로구에 있는 정 씨 집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집안일을 하고 정 씨의 큰딸과 두 아들을 챙겼다고 한다. 정 씨는 “아이들이 ‘할머니’라고 부르며 잘 따랐다”며 “요리 솜씨도 일품이었는데 특히 갈치 요리를 다들 좋아했다”고 했다.

정 씨의 사업이 어려워지며 박 씨에게 월급을 제대로 못 줄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박 씨는 싫은 내색 없이 30년 가까이 정 씨 가족과 한 지붕 아래서 지내며 집안일을 도왔다. 정 씨는 “연탄을 갈아 주고, 밥을 해 주고, 아이들을 매일 씻겨 줬다”며 “한 가족이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출가하자 박 씨도 2006년경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수도권 아파트로 독립해 나왔다고 한다.



이후 박 씨와 수년 동안 연락이 끊겼던 정 씨는 형편이 나아지면서 마음속에 남은 빚을 갚기 위해 박 씨를 수소문했다. 그때까지 혼자 살던 박 씨는 기초생활급여 수십만 원에 의존하면서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잇고 있었다고 한다. 청각장애 4급 진단을 받고 초기 치매 증상까지 생긴 상태였다. 정 씨의 큰딸은 박 씨의 집에서 함께 지내며 2013년까지 박 씨를 친할머니처럼 돌봤다.

정 씨의 딸이 서울에서 일하게 되면서 정 씨는 2014년 서울 성동구 오피스텔을 구입해 박 씨가 살게 했다. 박 씨가 사망하면 자연스럽게 아들에게 넘겨주기 위해 명의는 아들로 해뒀다.

하지만 2021년 정 씨의 아들이 박 씨를 상대로 오피스텔을 비워 달라며 소송을 내면서 부자간 소송전이 시작됐다. 아들은 박 씨에게 밀린 임차료 약 1300만 원을 한꺼번에 지급하라는 요구도 했다.



정 씨는 유모의 성년후견인을 자처하며 아들에게 맞섰고, “애초 아들 명의로 오피스텔이 등기된 것부터 무효”라며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정 씨는 “박 씨가 세상을 떠나면 원래대로 아들에게 오피스텔을 넘기려고 한다”며 “언젠가 아들이 내 뜻을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https://naver.me/FJizndfI

목록 스크랩 (0)
댓글 45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이레시피X더쿠💛] NMIXX 지우 PICK! 피부 고민을 지우는 아이레시피 클렌징오일 체험단 모집! 174 03.16 26,59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77,57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62,62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68,85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01,20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5,46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17,57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3,63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5,32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5,40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12,78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3182 이슈 공중파에서 밝혀진 엑소 카이의 팬싸 만행(?) 00:42 34
3023181 기사/뉴스 "문 잠겨 있다" 15분 만에 철수...119 신고하고도 숨진 30대 공무원 1 00:38 665
3023180 이슈 80년대 운동회 모습 00:35 257
3023179 기사/뉴스 “없어서 못 샀는데, 이젠 영영 못 산다”…출시 3개월 만에 ‘판매 종료’된 360만원 폰 3 00:35 1,327
3023178 유머 ㄹㅈㄷ 귀여움으로 랜선 이모삼촌 홀리는 아기 2 00:31 820
3023177 정보 후레쉬베리 2봉지로 호텔급 딸기케이크 만들기🍰 10 00:29 1,518
3023176 이슈 8년전 오늘 첫방송 한, KBS 드라마 "같이 살래요" 00:29 111
3023175 이슈 역주행중인 있지(ITZY) 댓츠노노 물 들어올때 확실하게 노젓는 JYP 2본부 블룸 10 00:28 735
3023174 이슈 넌 나를 고치려 하지 않아서 좋아 1 00:27 857
3023173 이슈 진짜 인생 전체를 통틀어서 반일 강도가 제일 높을 때가 어린이 시절이 아닐까... 나 11세때 주왕산에서 모르는 아재들이 "역시 일본카메라가 최고야" 이러길래 가서 파이트 뜰려고 하는걸 엄마가 간신히 말림 4 00:27 764
3023172 기사/뉴스 1500원 뚫린 환율…“시장 손 떠났다” 19 00:26 1,637
3023171 유머 고양이 숨숨집 만드는 방법 00:24 376
3023170 유머 할머니댁 뒷마당 구경하는 인절미형제 6 00:24 605
3023169 유머 거기 짓는다고? 한강뷰 꿈도크다 5 00:20 1,352
3023168 이슈 미팬 현장에서 여자팬들 함성 터지게 만든 여돌의 챌린지💇‍♀️ 1 00:20 492
3023167 정치 곽상언(노무현 대통령 사위)가 말하는 '유시민과 김어준의 폭압성' 5 00:20 562
3023166 유머 [먼작귀] 3월에 관해 얘기 나누는 치이카와와 하치와레(일본연재분) 00:19 218
3023165 유머 이시각 ocn 상황 36 00:17 5,503
3023164 이슈 12년전 오늘 첫방송 한, JTBC 드라마 "밀회" 3 00:16 270
3023163 기사/뉴스 "주식 판 돈으로 뭐하겠냐"...'다주택자' 황현희, 버티는 이유? 5 00:16 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