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KBO 2차드래프트.
행사가 끝날 무렵 한화 이글스 4라운드 마지막 픽이 큰 파문을 일으켰다.
SSG 랜더스 원클럽맨인 백전노장 김강민 이름이 불렸기 때문이다. 자료를 주섬주섬 정리하던 손길을 멈춘 타 구단 관계자들이 웅성거렸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픽이었다.
파문은 일파만파였다.
모든 드래프트 이슈가 블랙홀 처럼 김강민의 거취로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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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클럽맨 레전드의 매끄럽지 못한 강제 이적 과정. 선수와 구단 양측 모두 잃은 게 많은 '마이너스 게임'이 됐다. 엇갈린 타이밍과 소통의 문제였다.
선수는 구단에 서운했다. 자존심을 다쳤기 때문이다.
시즌 후 은퇴 플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증 내년 '최저연봉 3000만원' 이야기가 오갔다. 김강민은 이 부분에 대해 무척 속상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연봉 1억6000만원에서 무려 81%가 삭감된 금액. 자존심 차원의 문제로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문제의 '최저연봉 3000만원' 이야기는 왜 나왔던 것일까.
SSG도 할 말은 있다. 꽉 찬 '샐러리캡'을 이유로 들었다. 최저 연봉은 은퇴를 전제로 한 이야기일 뿐이었다는 항변.
SSG 측은 "이번 시즌 중 김강민 선수가 (김원형) 감독님을 통해 은퇴 의사를 피력했다. 내년 시즌 중 은퇴를 전제로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그렇다면 최저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전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저연봉 3000만원을 받는 선수는 샐러리캡을 정하는 40명의 선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어차피 시즌 중 은퇴 계획이 있는 선수니 만큼 내년 연봉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봤다.
연봉 대신 성대한 은퇴 플랜을 준비했다는 것이 구단 측 부연 설명이다.
"코치 연수는 물론 내부적으로 영구결번까지 확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경북고 졸업 후 2001년 SSG랜더스 전신 SK와이번스에 입단해 23년 간 원클럽맨으로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
통산 1919경기 1470안타 0.274의 타율과 138홈런, 674타점, 805득점, 209도루. 공수주에 강한 어깨, 파워까지 두루 갖춘 전형적인 5툴 플레이어지만 팀의 상징인 영구결번이 되기에는 화려함에서 다소 아쉬운 수치.
하지만 SSG 관계자는 "23년 간 원클럽맨의 가치와 5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모두 기여한 선수에게 영구결번을 수여함으로써 팀에 대한 로열티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 모든 거창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2차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새 감독 선임 문제로 어수선 했던 SSG는 김강민 거취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미처 선수 본인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예상치 못한 한화 지명이 이뤄졌고, 결국 파국적 결말 속에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과정이 생략된 아쉬운 결말이었다.
한편, 김강민을 영입한 한화 구단 측은 내년 시즌 연봉에 대해 "미리 정하고 만난 것은 아니지만 예우할 것"이라고 말해 억대 연봉 유지를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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