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5년차 A씨(32세)는 아직 운전면허가 없다. A씨는 “20대 때부터 지하철과 버스 이용만으로도 충분했고, 월급으로 생활비 감당하기도 빠듯해 면허를 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중장년층과 고령층 운전면허 소지자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청년층에서는 운전면허를 따지 않아 면허 소지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매일경제가 경찰청의 ‘연령별 운전면허 소지자 현황’ 자료(2023년 8월 기준)를 분석해보니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운전면허 소지자는 3264만9584명에서 3413만3763명으로 4년간 약 4.5% 늘었다. 그러나 장년층에 비해 자산 보유 등 경제적 여력이 부족하면서도 지출이 많은 10대부터 40대까지 운전면허 소지자 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 활동이 왕성한 30대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30~39세 면허 소지자 수는 지난해 617만4728명이었는데, 이는 2019년보다 약 5%(32만8292명) 줄어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감소세를 보였다.
40대 소지자도 2019년 764만1474명에서 지난해 754만4512명으로 약 1.3% 감소했다. 20대 소지자도 4년간 약 0.3% 감소했으며, 10대(16~19세)도 2019년 29만1184명에서 지난해 27만2168명으로 6.5%나 줄었다.
10~40대 면허 소지자 수가 모두 줄어든 반면 장년·노년층 소지자는 크게 늘었다.
특히 소지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60대는 2019년 436만847명에서 4년간 무려 27.9%(121만6334명)나 늘어난 557만7181명으로 집계됐다. 50대 소지자도 지난해 759만9223명으로 2019년(727만3846)명에 비해 약 4.5% 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40대 소지자 수를 넘어섰다. 70대(70~79세)는 지난해 179만3472명으로 4년간 22.3% 크게 증가했다.
면허학원 등록비가 비싸진데다 고물가 상황 등 팍팍한 삶이 이어지면서 면허시험 응시도 줄어들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한국의 20대 운전면허 응시율은 2010년 13.3%에서 지난해 10.8%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대학생 B씨(20세)는 “면허학원 등록에만 100만원이 든다고 하니 당장 차를 몰아야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아버지 때는 고교 졸업 후 바로 면허를 땄다고 하던데 대학 입학 전까지 아르바이트 하느라 바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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