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안세영의 어머니 이현희 씨(48)는 남편 안정현 씨(54)와 함께 감격에 벅찬 표정이었다. 그러면서도 붉어진 눈시울에는 물기가 남아 있었다.
이 씨는 "사실 다쳐서 쓰러졌을 때 세영이한테 '그만 포기하라'고 소리를 쳤다"고 털어놨다. 이미 안세영은 지난 5일 8강전 뒤 "무릎이 좀 좋지 않다"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말했는데 이 씨는 "세영이는 아프다고 표현을 잘 안 하는 편이라 본인이 그랬다고 하면 정말 아픈 것"이라고 걱정했다.
당초 이 씨는 8강전까지만 해도 "아빠가 운동 선수(복싱) 출신이라 그 정도 부상은 달고 사는 것이라고 얘기해줬고, 세영이도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어 "세영이 생각에는 부담되는 상태이긴 한데 그거에 맞춰서 잘 대비했을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그러나 정작 경기 중 실제로 쓰러지는 모습을 보니 어머니의 마음이 그게 아니었다.
불행 중 다행이었을까. 이 씨의 외침은 안세영에게까지 전달되지 않았다. 이 씨는 "관중 함성 때문에 들리지 않았을 것이고, 세영이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대견한 표정을 지었다. 부상까지 이겨낸 안세영의 값진 금메달이었다.
항저우=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