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자 249명 중 187명 임용 대기
서울시 인사 수요 예측 실패 지적
시 “내년 말까지는 마무리 방침”
지난해 12월 A씨는 2년간의 수험생활 끝에 서울시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곧 임용될 거라는 안내에 올 초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 그러나 A씨는 여전히 무직 상태다.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발령이 나지 않아서다. 그는 현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하고 있다. A씨는 12일 “언제 임용될지 몰라 단기 일자리를 구할 수밖에 없다. 추석 연휴엔 투잡을 뛰어야 할 판”이라며 “공무원 합격 축하를 받았던 일이 까마득한 옛일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서울시 일반행정직 공무원 합격자의 약 75%가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임용되지 못한 채 대기상태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용이 기약 없이 늦어지면서 상당수 합격자는 경제적 어려움마저 겪고 있다. 서울시가 공무원 수요예측에 실패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서울시 7급 일반행정직 공무원 합격자 249명 가운데 아직 발령받지 못한 임용 대기자는 187명에 이른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합격자 발표를 하면서 “2023년 2월부터 시 또는 자치구 배치가 통보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이날 기준 51명만이 발령을 받았다. 이마저도 지난달 하반기 인사로 30여명을 발령하면서 늘어난 수치다.
그동안 합격자가 전부 임용되기까지 통상 1년 정도 소요됐는데, 서울시는 이번의 경우 내년 12월은 돼야 임용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용이 늦어지면 같은 연도에 합격해도 호봉 차이가 1년이나 벌어질 수 있다.
합격자들은 “임용 지연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합격자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로부터 아무런 공지도 받지 못한 채 무기한 대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지난달 임용 관련 공지를 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소식이 없는 상태다.
서울시는 채용인원 산정 당시 예상했던 규모보다 결원이 크게 줄면서 이례적인 적체 현상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휴직자가 줄고 복직자는 늘어난 데다 채용인원 확정 이후 정부의 공무원 정원 동결 방침이 나오면서 배치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험과목이 줄면서 동점 합격자가 늘어난 점도 임용 지연에 영향을 미쳤다. 2022년도 선발 예정인원은 애초 194명이었지만 동점으로 초과 합격한 수가 55명에 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년간 사용해 왔던 계산법으로 채용인원을 정했는데 동점자가 크게 늘었다”며 “초과 합격에 대한 예측이 잘 안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험방식이 변경됐던 2021년도에 이미 33명의 추가합격이 발생했었다. 무더기 추가합격자 발생에 대한 대비가 처음부터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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