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62)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7년형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경기 부천시의 한 빌라에서 아버지 B(85)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B씨와 아침 식사를 한 뒤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후 B씨는 잃어버린 물건을 찾던 중 A씨에게 “도둑놈” “집을 나가라” 등의 폭언을 했고 A씨의 머리를 내리쳤다. 이에 격분한 A씨는 B씨를 밀쳐 넘어뜨린 뒤 주방에 있던 흉기로 B씨를 살해했다.
A씨는 범행 뒤 자수했고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직계 존속살해의 경우 일반 살인죄보다 가중처벌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이 참작 동기가 있는 살인이라고 판단했다.
B씨는 1988년 아내이자 A씨의 어머니를 살해해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바 있다. B씨는 출소 뒤에도 자녀들과 불화를 겪었으며, 2017년부터는 A씨와 단 둘이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1심 법원은 “A씨는 B씨가 출소한 1년 후부터 약 30년 동안 함께 살아왔다”며 “A씨는 어머니를 죽인 B씨지만 부양의무를 저버리지 않고 결혼마저 포기한 채 자신이 번 돈으로 생활비를 부담하고 식사를 챙겼다”고 했다.
이어 “당시 범행은 아무런 이유 없이 물건을 훔쳐갔다고 욕설을 하고 집에서 나가라 하며 자식처럼 아끼는 조카로부터 선물 받아 소중히 여기던 노트북을 집어 던지며 A씨를 때리는 등 폭력적 언행을 하자 우발적으로 살인에 이르게 된 것”이라며 징역 7년형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직후 수사기관에 자수했으며 119에 피해자에 대한 구호 요청을 즉시 했다. 피해자의 자녀들과 손자녀들마저도 불우한 가정사를 토로하며 A씨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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