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하면 뭐해요…보기도 안 좋은데 악취까지 나서 올 때마다 불쾌해요."
최근 불고 있는 '탕후루 열풍'이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로 이어지며 대전지역 번화가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 도시미관을 해칠뿐만 아니라, 악취에 불쾌감도 유발하는 탓에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리 주체인 자치구는 곳곳에 안내문을 부착하고 정화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 문제 등으로 한계 상황이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뾰족한 꼬챙이는 지역민들의 안전까지 위협, 소비자들의 의식 개선이 절실하다.
탕후루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인기 몰이에 한창이다.
인스타그램에서 '탕후루' 관련 게시물은 13만 여 개에 달하고, 대전에 18곳의 가맹점을 둔 한 유명 프랜차이즈는 매년 창업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도심은 '악취'와 '날파리'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7일 오전 찾은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거리. 환경미화원들이 청소에 한창이었으나, 바닥은 탕후루 쓰레기로 범벅이 돼 있었다. 탕후루 매장 인근 가게 앞에는 종이컵과 꼬챙이가 다른 쓰레기들과 뒤섞여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먹다 남은 설탕이 녹아 바닥에 흘러내리기라도 하면 주변을 지나는 행인들은 발걸음을 옮기기조차 쉽지 않았다. 여기에 단 설탕 냄새에 날파리들이 대거 꼬이면서 불쾌함은 배가 됐다.
이곳에서 만난 서모(37) 씨는 "약속이 있을 때마다 이 골목을 자주 지나가는데, 신발에 달라붙는 끈적한 느낌이 너무 싫고 날파리가 얼굴에 붙기도 해 너무 싫다"며 불편함을 내비쳤다.
탕후루 꼬챙이를 종량제 봉투에 꽂아놓은 광경도 눈에 많이 띄었다. 꼬챙이가 누군가 버린 쓰레기 봉투 비닐을 뚫으면서 꽂혀있어 쓰레기 유출은 물론, 자칫 행인들이 다치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탕후루 매장과 한참 떨어진 가게에도 종이컵과 꼬챙이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걸어다니며 탕후루를 먹다 몰래 투척하고 가는 행인들이 늘면서 상인들의 한숨도 깊다.
실제 이날 한 사진관 앞엔 '여기에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라는 내용이 담긴 경고문이 부착돼 있었지만, 이를 비웃는 듯 바로 옆에 탕후루 쓰레기가 놓여져 있었다.
한 탕후루 매장 관계자는 "가게 안에 쓰레기통이 있는데, 대부분의 손님들은 돌아다니면서 먹는다"며 "손님들에게 주문 결제 시 다 먹고 남은 쓰레기는 가게에 반납해달라는 말을 전하지만, 실제 대부분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탕후루 쓰레기가 난무하는 이유는 제품과 매장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탕후루 전문점 내부엔 테이블이 없을 뿐더러,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는 이점에 젊은층들이 매장이 아닌 거리에서 즐기게 되면서 쓰레기도 함께 쌓이게 되는 것이다.
https://v.daum.net/v/20230827170110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