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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정부, ‘기타공공기관’서 17개 국립대병원 해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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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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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예산 규제 풀어 거점병원 구실 강화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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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립대병원 내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정부가 인력과 예산 등을 법으로 규제하는 ‘기타공공기관’에서 전국 17개 국립대병원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의료 거점 역할을 하는 국립대병원의 진료 역량을 키워, 환자들이 서울 대형병원에 가지 않고 거주지 주변에서 치료받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나랏돈을 지원받는 이들 기관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과 이들 병원의 공공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교육부 등의 설명을 14일 종합하면, 복지부는 최근 17개 국립대병원을 기타공공기관에서 풀어달라고 기재부에 건의했다. 국립대병원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2008년부터 교육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됐다. 방만 운영을 막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려는 게 목적이다.

정부가 나선 배경엔 지역의 주요 거점 의료기관인 국립대병원 의사들이 민간병원으로 옮기거나 개업하는 등 이탈이 가속하는 동시에 새 의료진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을 바꾸려는 고민이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국립대병원은 취약해진 지역 필수의료의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 진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타공공기관 해제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기재부 쪽은 “검토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국립대병원들은 그동안 기타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인력·예산 등의 규제가 과도하다고 주장해왔다. 기재부의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에 따라 공공기관은 매년 5월까지 다음해 필요한 정원 규모를 관할 부처에 보고하고, 관할 부처는 이를 바탕으로 기재부와 정원 조정을 협의해야 한다.

또 국립대병원이 고용하는 의료진에 필요한 총액인건비도 기재부가 매년 정하는 인상률 상한(올해 1.7%) 이내로 책정해야 한다. 최근 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진료과를 중심으로 의사 몸값이 오르고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국립대병원이 인건비 규제에 맞춰 이들 분야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복지부 실태조사를 보면, 2020년 국립대병원 등 공공병원 의사 평균 임금은 1억6600만원으로, 전체 봉직의(1억8500만원) 평균의 89.7%, 개원의(2억9400만원) 56.5%에 그쳤다.

비수도권 한 국립대병원 관계자는 “병동 당직을 설 의사가 부족해 정교수가 아닌 입원 전담 의사를 늘리려 해도 추가 정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며 “개인 병·의원은 물론 사립대병원과 급여 격차가 커져, 지역 내 다른 의료기관으로 의사·간호사 등이 유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타공공공기관에서 해제되면 거액의 국고를 지원받는 국립대병원이 정부의 관리 감독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는 국립대병원의 시설·설비 구매 비용의 25%를 출연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복지부도 매년 권역 책임의료기관 운영비 6억6000만원을 비롯해 권역 응급의료센터·권역 심뇌혈관 질환 센터 등의 진료 시설 운영비를 지원한다. 지난해 전국 국립대병원에 지급된 정부 출연금과 보조금은 모두 3309억원에 달한다.

지금은 교육부가 국립대병원을 대상으로 해마다 재무예산 관리, 조직·인적자원 관리 등을 기준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해 정부 지원금 사용실태 등을 감독하고 있다. 국립대병원은 수입·지출과 투자집행내역 등 경영에 관한 변동상황도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기타공공기관에서 해제되면 이런 감독 장치가 사라져, 정부가 준 나랏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기 어려워진다.

이는 결국 국립대병원의 공공성을 약화할 수 있으니, 기타공공기관에서 해제하지 말고 공적 지원을 늘려 경쟁력을 높이자는 제언도 나온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위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은 “국립대병원이 공공기관에서 벗어나면 사립대병원을 경쟁상대로 보고 산학협력 사업 등 ‘돈 되는’ 일에만 치중할 우려가 있다. 기타공공기관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국립대학병원 설치법 등을 고쳐) 정부 보조금·출연금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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