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내부자들>은 대중평 좋은 띵작 아닌가요?
A.이 영화가 굉장히 자극적이잖아요
특히 술자리 같은 장면들...
근데 그런걸 지적하면
"실제로는 한국 사회가 더하다"
"이 영화가 현실을 제대로 짚어주고 있다" 이렇게 반응해요
실제로 자극적이고 어두운 한국 사회를 비판한다고 해서 그 방법도 꼭 자극적이어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유명한 말이 있어요
"영화라는 것은 현실의 반영이 아니라
반영의 현실이다"
우리가 영화에서 보고있는 것이 한국 사회니까 그게 한국 사회와 고스란히 똑같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봤자 사실은 예술적으로
재구성 된 한국 사회의 "다시 또다른 세계"인거에요
어떤 하나의 세계를 창작할 때
그 세계가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한국사회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 통하는 내적인 논리가 있고요
그 안에서 작동하는 "윤리와 원칙"이 있는거에요
모델이 된 실제 사건이 있고
그 사건이 굉장히 나쁘고 악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그걸 다루는 영화의 방식에서는
또다른 "미학과 윤리"가 작동해야 하는 것이고요
이 영화가 비판하는 대상을 보여주면서
사실은 그 장면을 즐기고 있는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죠
특히 술자리 장면들이 그렇고요
여성 종업원들이 쭉 서 있을 때
카메라 움직임이 딱 가슴 부위를 쭉~ 따라가잖아요
그런 장면들을 왜 그렇게 찍었을까?
그것은 현실에서 사람들이 그렇게 육체를 보고싶어하는 것을 은밀하게 자극시켜서 보여주는 것이죠
그렇지 않다면 그 장면을 보여줄 이유가 없죠
비판하고 있는 대상에서 충분히 떨어져 있지 않고
오히려 비판하는 대상에게 이것이 자극이라고 비판하는데
이 영화의 방식 자체가 사실은
굉장히 말초적이고 자극적으로 가고 있다...
벌거벗은 채 늘어선 여자들의 가슴을
트래킹 쇼트로 중계하거나
신체 일부를 절단할 때 잔혹성을 극적으로 강조하는 방식 등에서 여과 없이 드러나는 것은 이 영화가 적나라하고 자극적인 효과 그 자체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건 이 영화가 칼 끝을 겨누고 있는 대상들의 타락에 대한 비판과 무관합니다
두 번째는 이래요
우리는 영화가 굉장히 표현이 강할 때
그 영화가 깊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강도와 깊이는 아무 연관이 없어요
이 영화는 강할 뿐이고
쎄게 묘사할 뿐이지
깊이 있거나 통찰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거에요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는 흔히 강한 영화를 봤을 때
"와~~" 하고 몰입하게 되는 것을
그 영화가 깊이 있고 통찰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혀 아니라는거에요
강한건 그냥 그 표현을 쎄게 말했을 뿐인거에요
시간 지나 진짜로 강한 표현만 밈으로 돌아다니는 걸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