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종업원이 근무 중 스스로 음료를 만들어 마신 행위는 횡령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업주가 일하면서 음료를 마시라고 한 사실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3000원짜리 유자차를 카페 밖으로 갖고 나가 남자친구에게 건넨 행위는 횡령이라는 판단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김현주 판사는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카페 종업원 A씨에게 벌금 3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4월까지 부산 강서구의 한 카페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총 2만1000원 상당의 음료를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시가 3000원 상당의 유자차를 컵에 담아 카페 밖에 있는 남자친구에게 건넸다. 이를 포함해 총 7회에 걸쳐 근무 도중 직접 음료를 만들어 마셨다.
A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사업주가) 음료를 마시지 말라는 얘기를 한 적은 없고 일하는 도중에 음료를 1~2잔 마시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법원은 남자친구에게 건넨 유자차에 대해서만 횡령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피해자(사업주)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A씨에게 일하는 도중에 음료를 1~2잔 마시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마음대로 음료를 먹으라고 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카페 오픈 준비를 하면서 음료를 밖으로 갖고 나가 남자친구에게 건넸는데 음료는 카페 영업을 위한 자산에 해당한다”며 “근로자가 사업주의 명시적 허락 없이 이를 영업장 밖으로 반출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카페 안에서 A씨가 마신 음료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을 내놨다. 다른 카페 직원이 “(사업주가) 일할 때 배고프면 음료나 디저트를 먹으라고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 판사는 “피해자는 A씨에게 음료를 마시지 말라는 얘기를 한 적이 없고 음료를 1~2잔 마시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A씨가 피해자의 허락 없이 임의로 음료를 섭취해 횡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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