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안녕? 한달만에 두번 망한 자영업자라고해 ^^
68,490 230
2023.07.17 13:28
68,490 230



나는 안경사야
그리고 나는 내 나름대로 양심이라는 가치관을 갖고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이야

나는 청주 사직동에서 처음 내 가게를 차려서 했어

그냥저냥 잘 살아왔는데 몇년을 미루어오던 재개발이
동서남북으로 되면서 5월 말쯤 철거하고 폐업했어

그리고 이사간곳은 청주시 강내면이야. 오송이랑 가깝지

집이랑도 가깝고 크게할생각도 없었기에 없는 살림에
아버지랑 나랑 둘이 전기공사 다하고 몸으로 때웠어...

그래서 이전 가게 할때보다 훨씬 저렴하게 차릴수 있었어.

기계도 물건도 어느정도 다 갖고왔었으니까.



이전 가게에서 갑작스런 재개발로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굉장히 힘들었어.. 
부모님께 손도 많이 벌렸지 정말 죄송하게도..

아무튼 그렇게 오픈한게 6월 9일이야.

생각보다 장사가 잘되서 너무 기분이 좋았어
많이 힘들어하던 아들을 걱정하던 부모님도 한시름 놓았고
아내도 1월쯤 임신 성공해서 정말 꽃길만 남았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제주도 한번 못가본 어머니.
일때문에 한번 갔다오신 아버지.
출산을 앞둔 아내.

그래서 아직 오픈 초반이지만 9월에 제주도 비행기랑 숙소도
다 예약해서 축제분위기였지.

그리고 어제...15일...
자는데 오전 8시쯤 건물주 사장님이 전화가 왔어.
비가 많이 와서 차단기 내려야하니 문 비밀번호 알려달라고
그리고 한번 와보라고..그때까진 상상도 못했어.

갔더니..가게 앞은 이미 허벅지까지 차 올랐고
가게 안은 다행히 발목정도 찼더라구....

허겁지겁 안에 들어가서 비싼 장비들 위에 올려놓고
갖힐까봐 서둘러 일단 나왔어.

원래 상가 위쪽으로 옮겼어야 하는데 장비도 너무 무겁고
물살도 쎄고 너무 빨리 불어나고 있고 옆쪽으로 가려고 해도
이미 물이 허리츰까지 차서 갈수가 없겠더라...

그래서 허무하지만 포기하고 나왔어.

그 사이 물이 너무 불어나서 온길로는 못가고 차선들은 통제되고
집으로 돌아가는것도 힘들더라....

그리고 우리집 앞 사거리에서 가게로 향하는 길이 다 침수되었고
내가 할수있는건 제발 기계만은 멀쩡하길 비는 수밖에 없었어.

저녁에는 그냥 강내면 검색해서 뜨는 뉴스들 보면서
우리 가게 앞에 보트타고 지나가는 사진만 수만번 본것같아...

그리고 오늘 새벽. 일찍 가게를 가봤어.

차로는 갈수가 없어서 사잇길로 오도방구 타고 갔지...

결과는..이미 가게 안은 난장판이었고 물이 대충 1.5m는 차오른
상태로 그 무거운 진열장이 듕둥 떠다니다가 가게 물이 빠지면서
이미 폐허가 되었더라.

아무것도 할수 있는게 없고 너무 멘탈이 무너져서...바라만 보다가
돌아왔어...

그리고 집에 다시 오다가 문득 포기하지말자 싶어서 다시
가게로 향했고 친구와 같이 장비들을 빼내고 깨끗한 물로 씻어냈어

될리가 없다.
이미 기계는 망가졌다고 주변 분들이 이야기 했지만
일단 닦았어....

흙탕물로 마르는것 보단 그나마 일말의 희망이라도 갖고싶었거든

그렇게 다 하고 집에 오니...참 허무하다 ㅎ

어머니는 계속 우신것 같고...주변 친인척 지인들이 계속 전화오고

웃으면서 어쩔수 없다고 이야기는 하면서 통화했지만

나는 한달만에 두번을 망했다보니 이정도면 누가 못살게
고사를 지내는 건가 싶더라 


그래서 이미 빚이 있지만 다시 빚을 내서 다시 앞으로 나아가보려고

나때문에 밤잠 설치실 부모님
걱정이 되도 표현하기 어려울 임신한 아내

난 그들을 힘들게 하기 싫어.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내가 힘들다고 이야기 하지 않을꺼야.
그냥 액땜했다 치자고 그렇게 믿고 그렇게 다시 시작할꺼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다시 속 시원히 웃으며 과거의 추억 정도로
이 이야기를 하는 날이 오겠지.

어디 속마음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푸념좀 했다 ㅎ

굉장히 불행한데 나보다 더 힘든 시간을 겪고 있을 사람들도 
많을꺼야
난 그나마 낫다 라고 믿고 속이고 합리화 하기로 했다!




출처



https://m.dcinside.com/board/bike/3522903

목록 스크랩 (0)
댓글 23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JTBC⭐] 📱치ㅣ우치엔ㄷ윈치우치엔웬ㅇ📱 <My name is 가브리엘> 스마트폰 중독 테스트 650 07.12 24,640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 07.05 231,204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369,983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5,039,550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6,164,77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379,018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3,639,09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9 21.08.23 4,051,33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5 20.09.29 3,022,83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98 20.05.17 3,630,03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0 20.04.30 4,195,36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680,39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54792 이슈 송바오 글 '사랑스러운 보물의 시작' (아이바오) 16:58 171
2454791 유머 고양이 3마리 동시에 궁디팡팡 16:58 89
2454790 이슈 라스베가스의 3조원짜리 건물 16:58 85
2454789 이슈 연예인 ’과잉경호 금지‘ 공지 올린 동자아트홀 1 16:58 335
2454788 이슈 이제는 완전한 라커룸 리더가 된 제시 린가드.jpg 16:57 265
2454787 기사/뉴스 “고작 3평 늘리자고 분담금 4억? 차라리 파는 게 낫다” 충격의 산본 리모델링 최대어 16:55 325
2454786 정보 투니버스에서 5시 부터 명탐정코난 세기말의 마술사//흑철의 어영 연속방송 4 16:55 160
2454785 이슈 여성인권 관련 발언만 해도 욕하는 6학년 꼬맹이들 어떡하시나요... 26 16:54 1,332
2454784 이슈 [LOL] 젠지, LCK 역대 최초 8경기 세트 16전 16승 달성 1 16:54 118
2454783 이슈 메가스터디 회장 손주은이 학부모들에게 하고싶은 말 3 16:54 407
2454782 기사/뉴스 바이든 기자회견 2,300만 명 시청…오스카 시상식보다 많이 봤다 1 16:53 187
2454781 기사/뉴스 "알몸인데 옆방 투숙객이 문 벌컥…마스터키 준 호텔은 '배째라'" 2 16:53 467
2454780 이슈 최근 할리우드 셀럽들 파파라치 사진 모음 1 16:52 475
2454779 이슈 갤럭시 플립6 배터리테스트 결과.jpg(feat. 마참내) 13 16:51 871
2454778 기사/뉴스 "알몸이었는데 옆방 투숙객이 문 벌컥…마스터키 건네준 호텔은 '배째라'" 18 16:51 945
2454777 기사/뉴스 730만 '인사이드 아웃2', '엘리멘탈' 넘고 韓픽사 흥행 1위∙역대 애니 3위 [공식] 6 16:48 285
2454776 유머 M동 뒷편에 주차 이런식으로 하지 마세요. 9 16:48 1,755
2454775 유머 이분께서 개인카페를 잘 안 가게 되는 이유라고 42 16:46 3,819
2454774 이슈 폴로 랄프로렌 앰버서더로 런던 간 NCT 마크 7 16:46 729
2454773 이슈 유튜브 ODG 촬영하고간 빌리 아일리시 16:46 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