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백구’는 폭우에도 40시간 할머니를 지켜 살렸다…한 유기견의 보은
32,836 192
2023.07.16 14:18
32,836 192

 

 

2021년 8월 25일 오전 5시쯤 경찰에 실종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치매를 앓는 90대 노모가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신고자는 김모(당시 93세) 할머니의 딸 A(당시 65세)씨였다.

 

김 할머니가 홀연히 사라진 시간은 전날 밤 11시쯤이다. 왼손으로 지팡이를 짚으며 몸을 지탱한 채 겨우 한 걸음씩 옮겨 자취를 감췄다. 할머니 집에서 기르던 개 ‘백구’(당시 견령 4세)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마을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할머니를 모시고 살던 딸 A씨는 3시간 정도 지나 실종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천둥소리와 퍼붓는 빗소리에 잠을 깼고, 밖을 살피러 나왔다가 엄마가 주무시는 아래채 창문과 방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A씨는 노모가 평소 치매를 앓아 신경을 써온 터여서 불안감이 엄습했다. A씨는 남편과 함께 손전등을 들고 폭우가 쏟아지는 마을 곳곳을 3시간 동안 샅샅이 뒤졌으나 노모의 행방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딸 A씨는 실종 6시간이 지나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이 수색에 나섰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실종 둘째 날부터 마을 주민은 물론 의용소방대와 방범대 등이 모두 투입됐지만 마찬가지였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고, 할머니가 고령에 지병까지 앓아 수색이 늦어질수록 구조 가능성이 줄어들던 상황이었다.

경찰은 할머니 집 인근 축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할머니가 마을 밖으로 벗어나는 모습을 확인하고 홍성소방서 구조대원들을 현장 일대에 투입했지만 역시 성과는 없었다. 경찰은 마지막 수단으로 열화상 탐지용 드론을 띄웠다. 비도 잦아들어 있었다. 인적이 없는 산과 논밭 위를 날아다니던 드론에 마침내 열이 감지됐다.

 

 

폭우 속 90대 치매 할머니 사라져
실종 40시간 만에 드론이 열 감지
그 열은 백구의 온기, 할머니는 저체온

 

구조대원들이 할머니를 들것에 옮기려 하자 백구가 곁을 떠나지 않고 짖고 있다. - 충남소방본부 제공

 


긴급히 달려간 경찰과 소방대원은 같은달 26일 오후 3시 30분쯤 할머니 집에서 2㎞ 정도 떨어진 논두렁에 쓰러져 있는 할머니를 발견했다. 실종된지 40시간 만이었다. 논에 벼가 제법 자라 육안으로 보이지 않았고, 할머니가 논 가장자리 물속에 누워 몸이 저체온 상태여서 드론에 사람 열이 탐지가 되지 않았다. 드론이 탐지한 열은 백구의 몸에서 나오는 온기였다. 백구가 김 할머니 곁을 밤낮으로 떠나지 않은 덕분이었다.

 

당시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할머니가 물속에 누워 있어 체온이 정확히 잡히지 않았는데, 옆에 있던 반려견의 체온이 높아 열화상에 잡혔다”며 “악천후에도 90대 어르신이 40여 시간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반려견이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발견 당시 개 백구는 할머니 품속에서 몸을 계속 비비고 있었다. 이 때문에 할머니가 생명을 잃을 정도로 체온이 급락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백구는 소방대원들이 할머니를 들것으로 구조할 때도 맹렬히 짖어 주인에 대한 한없는 충성심을 드러냈다. 구조 후 딸 A씨는 “실종 시간이 길어지며 애간장이 다 녹는 줄 알았는데 백구 덕분에 엄마가 무사할 수 있었다. 백구가 자기 온기로 엄마를 끝까지 지켜 폭우가 내리는 추운 이틀 밤을 견딜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 감동스럽다”면서 “백구는 자기를 보살펴온 엄마에게 분명 은혜를 갚은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백구는 유기견으로 떠돌다 사건 3년 전 큰 개에게 배를 물려 심한 상처를 입은 것을 할머니와 A씨가 거둬 정성껏 치료하고 보살폈다. 이 때문인지 평소 백구는 자신을 거둔 할머니를 유난히 잘 따랐다.

 


할머니를 구한 백구가 2021년 9월 전국 1호 ‘명예119구조견’ 임명식에서 탁자에 앉아 있다. - 충남도 제공

 

https://v.daum.net/v/20230715133102386


 

 

목록 스크랩 (1)
댓글 19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1000만부 신화! 원작 소설 작가도 인정한 애니메이션! <퇴마록> VIP 시사회 초대 이벤트 114 00:05 6,20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662,90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018,02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528,96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7,178,06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2 21.08.23 5,950,26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0 20.09.29 4,909,59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73 20.05.17 5,515,753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0 20.04.30 5,953,36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815,66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19168 이슈 동성혼 합법화가 많아지는 이유 (생각지 못한 관점) 9 07:00 1,460
2619167 기사/뉴스 첫 현직 대통령 기소에…뉴욕타임스 "수사 비협조에 빨라져" 06:59 379
2619166 이슈 개인용 비행보드 드론을 개발한 회사 1 06:54 616
2619165 기사/뉴스 일제 강제동원 피해 승소 이끌어 낸 이춘식 옹 별세..."국민에게 고맙고 줄 게 없어 미안해" 14 06:49 509
2619164 이슈 블랙헤드 제거영상 1 06:47 942
2619163 이슈 NCT WISH 위시 'Miracle' 비하인드 사진 06:44 149
2619162 기사/뉴스 쫓겨난 허은아 “윤석열보다 더하네”…법원으로 간 개혁신당 운명|지금 이 뉴스 2 06:42 643
2619161 정보 신한플러스/플레이 정답 06:40 187
2619160 기사/뉴스 신민아, 한림화상재단에 10년간 10억원 기부 3 06:38 676
2619159 기사/뉴스 정보라, 세계적 권위 SF문학상 후보...지평 넓히는 K-문학 06:35 505
2619158 기사/뉴스 '여의도 187배' 규모… 주인없는 '2.2조원 토지', 국가 귀속 추진 2 06:25 1,034
2619157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만 운영하는 우유 디저트 카페 입니다~ 1 06:25 323
2619156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도 운영하는 고등어 식당 입니다~ 1 06:23 269
2619155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만 운영하는 치즈냥 식당입니다~ 06:18 307
2619154 이슈 딥시크 이상인 국내 ai 4 06:16 2,147
2619153 이슈 넷플 중증외상센터에서 반응 좋은 배우 9 05:53 3,403
2619152 유머 어이 좋은 아침 23 05:23 2,339
2619151 유머 새벽에 보면 완전 추워지는 괴담 및 소름돋는 썰 모음 125편 7 04:44 1,214
2619150 유머 햄스터를 위한 애슐리(쥐 주의) 2 04:30 2,344
2619149 이슈 주의) 여성을 성폭행하고 여성 교도소에 수감중인 트랜스젠더들 32 04:11 6,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