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호텔, 백화점, 면세점 등 유통업계 전반 "직원 채용 어렵다" 호소
엔데믹에 근무시간 정상화하며 심화…"산업계 부족 인원 60만명 넘어"
"설거지할 직원을 월급 400만원에 모집 중인인데 하겠다는 사람이 없네요. 최저임금보다 높게 제시해도 사람 뽑기가 참 어렵습니다."
서울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가 이런 말을 털어놨다.
이런 호소는 외식, 호텔, 백화점, 면세점 등 유통 업계 전반기 공통적으로 내놓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일할 사람은 부족한데 모집 공고를 아무리 올려도 지원자가 없다는 것이다.
판매 직원이 많이 필요한 백화점과 면세점이 체감하는 인력난은 더욱 심각하다. 특히 면세점 업계는 이달부터 시내 면세점 영업시간을 정상화했는데 직원을 뽑는 게 최대 과제가 됐다. 기존 업무 시간보다 2시간 이상 늘어났기에 직원을 추가로 모집해야 하기 때문이다. 면세점 영업시간 정상화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시간을 단축 운영한 이후 3년 만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1일부터 무역센터점 운영시간을 오후 6시에서 8시까지, 동대문점은 오후 9시에서 10시까지 연장했다. 동대문점은 개점 시간도 낮 12시 30분에서 오전 11시로 기존보다 1시간 30분 앞당겼다. 무역센터점 영업 시작 시간은 오전 9시 30분으로 동일하다.
롯데면세점도 7일부터 명동본점과 월드타워점의 영업 마감 시간을 기존 오후 6시 30분에서 8시로 연장한다. 제주점과 부산점은 고객 수요에 따라 추후 조정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도 영업시간을 오후 8시까지 연장한다. 신세계면세점은 현재 영업시간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져서 영업시간을 다시 늘리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1명이 일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진다"며 "시간을 2개조로 나눠 2명이 일하도록 해야 하는데 사람이 뽑히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브랜드 차원에서 월급을 더 주는 방식 등으로 사람을 모집하거나 일단은 기존 직원을 설득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 업계도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호텔들은 코로나19로 호텔을 찾는 소비자가 줄자 자연스레 직원 수를 줄였는데 최근 관광 수요가 회복돼 방문객이 늘었음에도 직원 채용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이지만 업무 강도가 높아서 호텔업 종사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부족 인원은 60만5천명이다.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생활용품점, 옷 가게 등에선 무인 계산대를 음식점에서는 서빙 로봇을 운영하는 등 무인화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카페와 음식점에서 키오스크를 통한 주문은 일상이 됐고 무인 편의점도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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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겨우 넘었더니 이제는 고용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걸 체감한다"며 "일자리는 많은데 요즘 사람들이 특히 서비스직 같은 힘든 일을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어 영세 소상공인의 경우 인력 채용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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