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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갯벌 속 고려선박 건졌더니 ‘800년 된 붉은색 곶감 꾸러미’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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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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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swGrWb

‘이거, 배 같은데?’ 2014년 11월23일 경기 안산 대부도의 방아머리 해수욕장 인근 갯벌에서 맨손어업(낙지) 중이던 어민이 옛 선박(배) 한 척을 발견했다. 육지에서 530m 정도 떨어진 갯벌이었다.

2006년 여기서 3.5㎞ 정도 떨어진 갯벌에서도 고려시대(12~14세기) 선박(대부도선)의 조각이 확인된 바 있었다.

시화호 및 주변의 해변도로 건설로 깎여나간 갯벌에서 옛 선박이 노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https://img.theqoo.net/kGWKrC

이듬해(2015) 6월부터 시작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정식발굴에서 고려시대 선박 1척이 노출됐다. 이것이 ‘대부도 2호선’이다. 선체에서는 접시와 주발 등 청자 21점과 청동숫가락 및 그릇 등 선상용기가 확인됐다.

6월26일이었다. 갯벌에 박힌 선체를 인양하려고 배의 바닥판을 들어올릴 때 ‘붉은 색’의 유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선체의 외판 밑에 깔려있던 ‘붉은 색의 무언가’가 노출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감(柑) 씨와, 빨간 색 과육(씨를 둘러싼 과일의 살)이 나뭇가지 뭉치와 함께 나왔습니다. 한눈에 봐도 곶감 꾸러미가 틀림없었습니다.”(양순석씨)

발굴단원이 과육에 코를 갖다댔더니 아! 글쎄, 감의 향이 풍겼다. 곶감 사이에서 몇 개의 나뭇가지를 묶은 흔적이 확인됐다. 곶감을 나뭇가지에 여러개 꽂고 몇 다발 단위로 줄로 묶은 것이 확실했다.

곶감 씨앗과 선박의 받침목을 대상으로 한 탄소연대측정 결과 1151~1224년으로 추정됐다.

그렇다면 대부도 2호선에서 발견된 곶감은 자그만치 800년 전의 과일이라는 얘기가 된다. 가능한 일인가.

어떻게 800년의 장구한 세월이 지났는데, 오늘 나뭇가지에 꽂은 곶감처럼 붉은 빛을 발산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이 ‘수중발굴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동·식물 등 생명체를 이루고 있는 유기물은 공기중에 노출되면 썩어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공기가 통하지 않는 수중의 개흙(갯벌)에서는 훨씬 오래 간다. 곶감도 그렇게 800년 가까이 처음 모습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었다. 배의 침몰과 함께 유실되었다면 금방 물고기 먹잇감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침몰선의 선체바닥 밑에 눌려 있었던 덕분에, 진공상태가 된 곶감 꾸러미가 온전할 수가 있었다.

https://img.theqoo.net/GklHYf

곶감과 같은 예가 또 있다. 지금까지 조사된 고려시대 난파선에서는 도기 항아리가 120여점 확인됐다.

그중 마도 3호선에서는 청어, 전어, 밴댕이, 조기와 같은 소형 어류 뼈들이 뒤섞여 담겨있는 항아리가 보였다.

즉 전어, 밴댕이와 같이 쉽게 부패되는 소형 어종을 뒤섞어 염장하고 발효시켜 만든 ‘잡젓’을 넣은 항아리였다.

항아리 안에 된장 같은 장류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심심치않게 보인다.

또 말려서 포로 만든 것으로 짐작되는 생선의 뼈에는 누런 생선살이 고스란히 붙어 있었다.

https://img.theqoo.net/oyOPnb

이 배(마도3호선)에서 발견된 나무빗은 지금 사용해도 될 만큼 생생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만약에 공기중에 노출되는 유기물이라면 형체를 온전히 보전할 가능성은 ‘0’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https://img.theqoo.net/JGrfIb

그 예가 바로 붉은색의 과육이 그대로 드러난채 확인된 곶감이다. 발굴단은 주변의 흙까지 그대로 떠서 이 곶감꾸러미를 인양했다. 그러나 공기 중에 노출된 곶감 부위는 몇시간도 되지 않아 까맣게 변색되고 말았다.

https://img.theqoo.net/kCYlpA

며칠전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해변에서 고선박으로 추정되는 선체가 발견·신고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모 대학원생이 논문준비를 위해 드론촬영을 하다가 마침 썰물 때문에 갯벌에 노출된 선체를 발견한 것이다.

국립해양연구소의 현지조사 결과 길이 14m, 폭은 5m 정도되는 ‘한선(韓船·한국 전통 배)’로 추정됐다. 연구소측은 오는 26일부터 정식 발굴조사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중략)

https://img.theqoo.net/eXBygM

발견된 17척 중 바닷속 아닌 갯벌에서 확인된 고선박은 8척에 이른다. 방파제 및 해안도로 조성과 같은 외부요인으로 지형이 바뀌면서 수백년 동안 갯벌 안에 숨어있던 고선박이 노출되는 것이다. 이번에 확인된 ‘해남 송호리선(가칭)’ 역시 방파제 공사로 조류의 흐름이 바뀌면서 갯벌 속에 있다가 노출됐다.

지금까지는 중국자기 및 고려청자가 수만점 쏟아져나온 ‘보물선’(신안선·태안선)에 초점을 맞춰온 감이 있다.

https://img.theqoo.net/JvNUsQ

그러나 최근에는 ‘식량운반선’인 마도 1·2·3호선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그 중 고급 청자가 참기름병과 꿀단지로 쓰였음을 알 수 있는 명문 죽찰(대나무 조각)이 인상적이다.

https://img.theqoo.net/gqtAxu

필자가 요즘 난파선과 관련해서 ‘꽂힌’ 분야는 바로 ‘선원과 선상 생활’이다.

그런 점에서 마도 3호선에서 발견된 장기알 46개가 눈에 띄는 유물이다. 생각해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https://img.theqoo.net/nNQDNU

무료함을 달래려고 장기를 두고 있던 선원들이 갑작스런 풍랑에 배가 난파되고 침몰하는 바람에 속절없이 수장되었을테니까…. 2008년 태안선에서 인양된 인골이 뇌리를 스친다.

수심 15m 바닥에서 발견된 인골은 왼쪽·오른쪽 어깨뼈와 왼쪽 위팔뼈, 왼쪽·오른쪽 아래팔뼈 및 척추였다.

키 160㎝ 정도의 30대 남성으로 추정된 주인공의 팔뼈와 척추에는 육체노동에 의한 발달 양상이 현저히 나타났다.

골절이나 질병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매우 건장한 신체를 가진 뱃사람이었을 것이다. 이 인골은 발견 당시 오른쪽 팔은 길게 펼친 것처럼 옆으로 폈고, 어깨뼈와 척추도 정면이 약간 들려 왼쪽으로 틀어져 있었다.

무슨 뜻일까. 배가 갑자기 침몰하자 선원은 5겹으로 선적되어 있던 도자기에 깔렸고, 탈출을 위해 왼쪽으로 비틀어 상반신을 일으키려고 몸부림을 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안타까운 사투는 침몰하는 배와 함께 물거품이 되었다.

https://img.theqoo.net/nhLwUl

마도 1·2·3호선에 비해 조명받지 못한 마도 4호선에는 매우 중요한 코드가 숨겨져 있다.

‘마도 4호선’은 마도 해역의 확장 조사 중에 확인된 ‘조선시대 조운선’이다. 선체 내부에서 분청사기 150여 점 확인됐다. 제작기법이나 문양 등으로 보아 15세기 초의 작품으로 판단됐다.

그 중에는 구체적인 연대를 알 수 있는 명문 유물이 보였다. 우선 ‘내섬(內贍)’명 사기가 3점 눈에 띄었다.

1403년(태종 3) 6월 29일 설치된 ‘내섬(시)’은 궁궐의 물품을 관리하는 호조 산하의 관청이다. 그런데 10년 후인 <태종실록> 1413년 7월16일자는 “전라도 관찰사에게 해마다 사기그릇을 진상하도록 명했다”고 기록했다.

https://img.theqoo.net/yMeAQe

또 출토된 63점의 목간 중에는 ‘나주(羅州) 광흥창(廣興倉)’명 목간이 도드라졌다. 나주에는 전라도 27개 고을에서 거둔 조세를 보관하던 ‘영산창’이 설치되어 있었다. 광흥창은 관리들의 녹봉을 관리하던 서울의 중앙관청이었다.

마도 4호선에서는 상당량의 벼와 보리, 새끼줄에 묶인 숫돌 15개가 다발상태로 확인됐다. 숫돌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전라도 나주의 특산물로 기록되어 있다.

결국 마도 4호선은 나주(영산포)에 거둬둔 전라도 세곡 및 특산물을 서울의 광흥창으로 옮기는 ‘조운선’이었던 것이다.

이 조운선은 1403~1413년 이후 15세기 초 사이에 마도 해역에서 침몰했을 것이다.

https://img.theqoo.net/xQgaQD

어떤 해난사고였을까. <태종실록>에는 “전라도 조운선이 여러척 침몰했다”(1404년 7월3일)는 기사와 “전라도 조운선이 바람을 만나 침몰해서 6명이 사망했다”(1412년 10월11일)는 기록이 잇달아 등장한다.

또 1414년(태종 14) 8월4일에는 대형참사가 일어났다. “전라도 조운선 66척이 태풍으로 파선, 200여명이 익사하고 미두 5800여석이 침몰됐다”(<태종실록>)는 것이다. 당초 태종은 “태풍이 빈발하는 7~8월에는 조운선을 띄우지 말라”는 교지를 내린 바 있다. 그런데 이 영을 따르지 않아 이와같은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인재(人災)였다. <태종실록>은 “반드시 안흥량(태안 앞바다)를 통과해야 하는 전라도 조운선은 늘 위험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세종실록> 1448년 4월6일자는 “전라도 조운선 1척이 안흥량(태안 앞바다)에서 전복됐다”는 기사를 싣고 있다.

<문종실록> 1451년 5월26일자는 “영산성(나주)에서 출발한 조운선이 안흥량에서 풍랑에 휩쓸려 7척이 표몰(漂沒)하고, 4척은 실종됐고, 선원들은 겨우 생존했다”고 전했다. <세조실록> 1455년 9월10일자는 “전라도 조운선 54척이 안흥량에서 파손되어 침몰했거나 실종됐다”(<세조실록>)고 했다.

https://img.theqoo.net/IISQRw

(중략 전문은 링크)

또하나 한국 수중고고학의 ‘꿈의 숙원사업’이 있다.

바로 임진왜란 때 활약한 조선 수군의 돌격선인 거북선을 발견하는 것이다. 1970년대 이후 50여 년 간 끈질기에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요즘 지형변화에 따라 갯벌에서 심심찮게 고선박이 발견된다니 한번 기대해보면 어떨까. 독자여러분도 여름 휴가철에 남해 앞바다의 갯벌을 찾아가 보시길….


https://naver.me/GOQ70gcT

흙이랑 같이 퍼올렸기 때문에
공기 노출 안된 곶감(흙속에 있던 곶감)은
보존처리 해서 그 모습 그대로 공개될 수도 있대
신기방기 ..배 안의 선원들은 안타까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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