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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는 혼자 살지 않는다”···‘정상가족’ 밖 중년비혼의 삶 (추천글)

무명의 더쿠 | 04-06 | 조회 수 15291
<이상한 정상가족>을 펴낸 김희경은 올해로 홀로 산 지 20년째다. 바쁘게 일하면서 혼자 산다는 것을 크게 인식하지 못했다. 2019년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일하면서 ‘혼자 살면서 나이 드는 일’을 개인적 차원을 넘어 바라보게 되었다. 정부가 1인 가구 대책을 논의하면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문구가 있었다. “청년은 미혼, 중년은 이혼, 노년은 사별.” 비혼이 ‘기본값’인 사람은 빠져있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1인 가구는 전체의 33.4%를 차지한다. ‘정상가족’이라 불리는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29.3%)보다 오히려 많다. 김희경은 묻는다. “전체 가구의 3분의 1이 넘을 정도로 흔한 삶의 유형이 사회적으로 비정상, 소수, 비주류처럼 이야기되는 것은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중년 1인 가구는 납작하게 묘사되고 있었어요. ‘이혼한 고독사 비율 높은 중년 남성’으로 대표됐죠. 결혼하지 않고 중년을 맞이하는 경우도 많은데, 정부 정책이나 1인 가구 담론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고 느꼈어요. ‘에이징 솔로’를 공통된 삶의 양식으로 바라보고 가시화하고 싶었습니다.”

‘비혼 중년 여성’은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주목의 대상이 아니었다. “중년 여성이면 일단 우습게 보고, 비혼까지 덧붙이면 주변부로 확 밀려나는 느낌이 들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2021년 기준 전체 1인 가구 중 중년인 40~64세 인구는 37.6%를 차지한다. 평생 혼자 사는 생애미혼율도 증가하고 있어 2040년에는 남성 37.6%, 여성 24.7%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희경은 “혼자인 상태로 중년에서 노년으로 생애 전환을 겪을 대규모 집단이 등장했다”고 말한다. 비혼은 점점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해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은 3.7건으로 2021년보다 0.1건 감소했다.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미투 운동’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등을 거치면서 가부장제에 대한 반대로 비혼을 선택하겠다는 2030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김희경은 에이징 솔로의 삶에 ‘없는’ 것 말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이들은 혼인과 혈연으로 엮인 가족 이외에 새로운 관계를 발명하며 대안을 만들고 있었다.

“에이징 솔로가 어떤 방식으로든 혼자 살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전주의 비비 공동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함께 살기 위해 ‘서로 꼴을 봐주고 사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비혼들이 잘 못하는 게 ‘꼴’을 봐주는 거예요. 서로의 꼴도 봐주고, 감당해주고, 폐 끼치는 걸 주고받는 것이 공동체에서 중요하다는 말이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1인분의 삶’을 감당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온 김희경은 “혼자서 모든 것을 알아서 하는 것은 독립을 협소하게 바라보는 태도라는 생각이 요즘 든다”고 말했다. ‘독립적 인간’에 대한 믿음은 아버지에게 찾아온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무너졌다. 4년 전 쓰러진 뒤 찾아온 인지증을 앓는 아버지를 돌보며 생의 마지막에 대해 자연스레 생각하게 됐다.

“아버지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독립성에 대한 환상이 와장창창 깨졌어요. 사람은 늙어서 어떤 방식으로 죽을지조차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할 정도로 나약한 존재구나,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죽는 것조차 힘들다는 자각이 들었어요.”

현재 연명의료결정법은 환자에게 의사결정능력이 없을 경우 배우자와 1촌 이내 직계가족 전원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희경은 “1인 가구가 의지할 수 있는 인생 마지막의 대리인 또는 후견인 문제는 입법과 정책적 개입이 절실한 사안”이라고 말한다.

김희경은 <이상한 정상가족>에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안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의 문제를 다뤘다. 이번에도 ‘정상가족’ 틀의 협소함에 대해 지적하며 혈연과 혼인 관계로 묶인 가족만을 중심으로 짜여 있는 주거·복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친구랑 같이 집을 사려고 해도 공동 대출을 받을 수 없고, 병원에서 수술할 때도 보호자를 가족으로만 요구하는 관행들이 있다”며 “1인 가구가 전체 인구의 3분의 1인 상황에서 복지나 주거, 돌봄과 관련된 것을 가족에만 집중시켜 놓았다”고 말했다. 김희경은 가족뿐 아니라 개인이 지정한 사람이 가족으로 인정되는 ‘내가 지정한 1인’ 제도화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여가부 차관으로 일하던 당시 김희경은 비혼 동거 커플 등 혼인이나 혈연 관계로 묶이지 않은 관계도 법률상 ‘가족’에 포함시키는 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추진했다. 여가부에서 2021년 계획을 발표했지만, 정권교체 이후 폐기됐다. 그는 “건강가정기본계획 하나 고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서는 “속상하다”며 “여성가족부 업무 조정은 필요한 부분이 있다. 아동은 보건복지부, 청소년은 여가부 등 비효율적으로 나누어져 있는 업무를 조정하고 개선되는 쪽으로 논의되어야 하는데, 정치싸움이 되면서 비생산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출생에 대해서는 “최근 육아휴직을 쓰면 직장에서 불이익을 준다는 조사 결과를 봤다. 시간과 여유가 있어야 아이도 낳는데 정부가 노동시간을 늘린다고 한다”며 “저출생은 아이를 낳기 어려운 사회구조의 결과이지 1인 가구가 저출생 원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1인 가구 비율이 37.8%, 스웨덴은 45.4%(2020년 기준)이지만 합계출산율은 프랑스 1.8명, 스웨덴 1.66명으로 한국(0.78명·2022년)보다 훨씬 높다.

김희경은 대안으로 가족이 아닌 개인을 중심에 둔 복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1인 가구가 가족을 구성하지 않았다고 해서 주거 지원이나 돌봄 영역에서 배제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한국 사회에 다른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ttps://naver.me/xdk4yv1K


(생활카테글임)

길지만 현실적으로 읽어볼만한 얘기같아서 가져옴
비혼,기혼 떠나서 중노년층 관련해서는 그냥 다 개인,독립주체로의 복지와 시각이 지금은 현실에 더 맞는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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