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나는 출근을 한다. 그리고 퇴근을 한다.
출근, 다시 퇴근.
출근, 퇴근, 다시 출근.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서울과 반대편으로 가는 평일 오전의 지하철은
같은 세계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산하고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어쩌면 인생도 이렇지 않을까?
남들과 다른 반대쪽을 향해 가면
좀 더 한산하고, 좀 더 조용하고, 평화롭지 않을까?
이제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다.
인생 파업이다.
2화
인간은 패배하지 않는다.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어도 패배하지는 않아.
그래, 이제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
후회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살아 주자.
3화
여기서는 하루 종일 책만 읽어도 되고,
보고 싶은 영화를 밤새도록 봐도 되고,
듣고 싶으면 듣고, 걷고 싶으면 걸어.
심지어 새벽 조깅도 해봤다?
나는 시간 부자니까.
4화
나는 이 마을. 아니,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한 가지는 기억난다.
바로 미움이다.
이 곳을 떠나고 싶었고, 내 돈이 다 없어지기를 바랐다.
내 세상에서는 나는 피해자, 그들은 가해자였다.
근데, 오늘 그게 뒤집혔다.
5화
근데,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인생에 목표가 있지는 않을걸요?
저도 없거든요.
저는 사실 남들 기준에 맞춰서 살다가 병이 났어요.
남들은 다 잘한다고 생각하고
저만 못한다고 생각해서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그냥 남 말고 저랑 친해지는 중이에요.
6화
언니, 고마워요.
나, 언니 덕분에 지금이 조금 좋아졌어.
7화
- 근데, 대범씨는 화가 없어요?
화내는 걸 한 번도 못 본 것 같아요.
아까도 화낼 법도 한데,
화가 안 나는 거예요, 아니면 참는 거예요?
- 그냥 그럴 수 있다. 뭐,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그래야지 제가 살 수 있으니까.
8화
언제나 좋은 사람과 싫은 사람이 함께 산다.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싫은 사람은 싫은 걸로 그만이지만,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으로 인해 슬퍼진다.
지금까지 나를 몹시도 슬프게 했던 사람은
내가 몹시도 사랑했던 사람들이었다.
그 슬픔의 정도는 내가 좋아하는 정도와 정확히 비례해서
이제는 누군가를 좋아하기 두렵게 만든다.
더 이상 슬픈 일 따위 만들고 싶지 않다.
9화
저는 뭔가 좋아할 때, 진짜 좋아하는지 재보는
저만의 방법이 있거든요.
그게 뭐냐면, 무인도에 가서도 과연 그걸 할 것인가.
근데 저는, 무인도에 가서도 매일 아침에 뛸 것 같아요.
ENA 월화드라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김설현, 임시완
인생 파업을 선언한 자발적 백수 ‘여름’과 삶이 물음표인 도서관 사서 ‘대범’, 일상에 지친 우리를 위로해 줄 두 청춘의 쉼표 찾기 프로젝트
공감되거나 좋은 대사들도 많고 연출, 음악, 연기 다 좋음
단짠단짠 힐링드라마 아하아 많관부!!
다음주에 막방임! (12부작)
티빙에서 정주행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