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비혼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40대 초반 비혼녀임).pann
105,669 781
2022.12.13 12:08
105,669 781
https://img.theqoo.net/Ntsxc

요즘 비혼에 대한 글이 많이 보이는던데 실제 오래전에 비혼을 결정하고 그렇게 살고 있는 장본인으로서 썰 한번 풀어볼게요. 장문의 글이라 봐주시는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질문하실 거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1. 비혼을 할려면 돈이 많아야 한다?
비혼이든 기혼이든 돈이 드는 건 마찬가지예요. 아니, 오히려 그렇게 따지면 기혼이 더 많이 듭니다. 사람이 느는 만큼 살아야 하는 집도 커지고, 아이라도 있으면 교육비가 어마어마하니까요. 우선 저는 오래도록 사회생활을 했지만 그리 돈이 많거나 하지는 않아요. 애초에 직업을 자기 만족으로 결정했고, 저는 일이란 건 밥 먹을 정도만 벌고 나머지는 하고 싶어야한다는 주의라 중간에 뒤늦게 배워 직업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살고 있는 집은 월세이고, 모아 놓은 목돈이 우와 할 정도로 큰것도 아니예요. 대신 혼자 살기 적당한 정도의 오피스텔에서 안락하게 살고 있습니다. 젊었을 때는 청년 혜택의 1인 아파트에서 살기도 했어요. 의외로 나라에서 지원이 많더라고요.
저는 넓은 집은 오히려 청소 품이 들어 더 싫고, 벌레를 싫어해서 대부분 신축 건물에서 살고 있어요. 솔직히 모으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아서 옷이나 소지품도 모아두기 보다는 낡으면 버리는 습관입니다. 때문에 수납장도 그리 크게 필요는 없어요.
이게 가난해 보이고 불행해 보이시는 분은 비혼 하시면 안됩니다.
때문에 비혼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아니라고 말 하고 싶어요. 다만, 기혼에 비해 아주 약간은 곤란할 때가 있다. 정도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예전에 목돈이 필요했을 때 그걸 알았어요. 하도 주변에서 영끌해서 집을 사길래, 그럼 나는 내가 살 복층 오피스텔을 사보자! 해서 대출을 알아봤습니다.
이때 느꼈죠. 아, 기혼에 비해 미혼은 영끌이 부족할 수도 있겠구나.
왜냐면 주변 결혼한 친구들이 영끌할 때 보면 개인의 신용대출을 둘째치고 양가 부모님 혹은 형제들에게까지 돈을 빌려서 충당하더라고요. 그런 쪽에서는 쪽수(?)가 부족하니 비혼이 불리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것말고는 경제적인 부분에서의 차이는 못 느끼겠더군요.

2. 노후를 생각하면 비혼은 힘들다?
이게 사실 가장 많이 듣는 말인데요. 너 지금은 괜찮아도 나중에 후회해. 하지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우선 아플 때 가장 고생한다, 주변에서 널 간병해줄 가족이 없다. 부분말입니다만
사실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 중 한분이 오래 편찮으셔서 간병 생활을 오래한 경험이 있습니다. 병원에 있는 온갖 가족들을 봐왔고 그러다 보면 느끼게 되는 게 있습니다.
대부분 가족이 간병을 하게 되면 그건 바로 딸입니다. 남편이 아내 간병을 딱 붙어서 한다? 이미 그 병동에 저 남편 사랑꾼이라고 소문 납니다 ㅋㅋ
그런 의미에서 굳이 아플 걸 걱정해 결혼을 할 이유는... 저 개인적인 가치관으로는 설사 제게 자식이 있다해도 제가 아플때 굳이 고생시키고 싶지 않고요.
더욱이 점점 가면 갈 수록 가족이 간병할 일은 없어집니다. 요즘은 아예 간호간병이라고 간병 자체를 막아놓은 병실도 있고요, 사실 비전문인인 가족보다는 숙달된 간병인 분들이 나을 때가 많아요. 가족이 간병하게 되면 오래 붙어있다가 싸우게 되는 게 거의 100%입니다, 간병비도 국가 지원이 은근 있고요.
다만, 기본적인 실비 보험이나 4대 질환 같은 보험 정도는 들어 놓으세요. <- 보험 바이럴 아닙니다;
(사실 제가 간병하면서 느낀 게 있다면, 가족이 있다고 아플 때 외롭지 않다는 것보다는... 안타깝지만 가족이 있는데도 곁에 있지 않아주셔서 더 큰 외로움을 느끼시는 경우를 더 목격했습니다 ㅠㅠ)
그리고 나이가 들면 일을 못 한다?
글쎄요. 어차피 직장을 다니실 거면 기혼이든 미혼이든 정년은 똑같습니다. 그 외라면 제가 느낀 바로는 오히려 요즘 개인, 온라인 관련 일들이 계속 확장되고 발전되더라고요. 나이가 들더라도 새 일을 배우기는 오히려 전보다 쉬워졌고, 심지어는 비대면 직종도 많아져 나이가 상관 없어지는 경우도 생기더라고요.
비혼인데 나이 들어 일 못하면 기혼이어도 같은 겁니다. 남편이 있다? 우리 나라에서 남편이 연하인 경우 보다는 연상인 경우가 더 많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남편이 더 빨리 퇴직을... ㅠㅠ

3. 외로운 사람은 비혼하지 마세요.
당연한 소리겠죠. 이건 자신을 파악해 보세요. 단순히 남자 친구가 없으면 외롭다가 아닙니다.
위에서 서술했듯 아픈데 누가 곁에 없어서 외로우신 분 > 비혼하지 마세요.기념에 친구들이 다 바빠서 만날 사람이 없는데, 인생 망한 것 같으신 분 > 비혼하지 마세요.결혼한 친구 프사에 애기 데리고 있는 사진 보면서 씁쓸한 분 > 비혼하지 마세요.등등...
그냥 딱 자신이 비혼 타입이구나 하는 사람 있으실 겁니다. 그런 분만 비혼하세요.
저는 아픈데 누가 곁에 없어 외롭지 않아요. 감기 걸렸는데 집에 약이 없다? 못 갈 것 같으면 퀵 서비스라도 시킵니다. 방법을 찾지 서글프거나 그러지 않아요. 기념일은 챙기는 게 더 거슬리는 사람이 접니다. 결혼한 친구 프사에 애기 있으면 귀엽다 하고 맙니다.
그리고 연애 문제에 있어서도 의외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점점 1인 가구가 많아져서인지 오히려 같이 비혼하는 애인 찾기가 쉽습니다. 책임감이 없어 보여 가벼운 사람만 만날 것 같다고요?
반대로 본인이 비혼 마인드인데 함께할 미래를 그리는 사람이랑 연애해봤자 뭐합니까;
거기에 나이가 들면 들수록 만나는 남성분들도 그... 좀 기력이 딸리셔서 ㅋㅋ 가볍게 즐긴다기 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외로움이나 고민을 나누는 친구같은 애인이 되더라고요. 오히려 서로에게 바라는 게 없다보니 스트레스는 적고, 그러면서 더 솔직해 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4. 남들 눈 신경 많이 쓰는 사람은 비혼하지 마세요.
사실 이게 제일 큽니다. 대한민국에서 비혼한다? 1인 가구가 늘고 있다해도 아직은 결혼했니? 애 있니? 질문이 우선인 세상이니까요. 저 때는 더 심했습니다.
비혼할거라니까 친구들도 가족들도 제가 엄살 부리는 줄 알더라고요. 그러면서 결혼할 거 안다면서... 진심이었는데;;
솔직히 나중에는 이제 즐기게 되더라고요. 그런 질문 있을 때 아, 저는 비혼이라 ㅋㅋ 답하면 놀라는게... 물론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도 있고 훈계하시는 분도 있지만 거기에 스트레스 받을 거면 비혼 하지 마셔야 합니다. 저는 그냥 그런 사람을 거르고 본다 주의라...
오히려 나중에는 이걸 장점으로 써먹는 제가 있더라고요 ㅋㅋ 회사 면접 볼 때 저는 비혼입니다! 하면서 어필하거나(이걸 회사에서 좋아한다는게 웃프지만), 장기간 프로젝트 맡을 때도 저는 가정이 없으니까 더 시간을 낼거라 생각하신건지 우선 순위로 해주시고...
안 좋은 시선도 잘 이용하면 써먹을 수 있습니다.

5. 같이 놀 친구가 없다.
이거에는 진짜 공감을 못하겠습니다. 주변에 다 결혼해서 나는 혼자가 된다?
아니요, 시간이 갈 수록 절 찾는 기혼 친구들이 더 많아집니다.
보통 저 때는 일찍 결혼하는 친구들은 이십대 중반, 늦으면 삼십대 초반이었죠. 요즘은 다들 둘째는 거의 안 낳아서 그런지 육아로 정신 없고 바쁠 시기는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때 까지더라고요.
거기다가 애가 중학생이 되면 뭐, 거의 부모님이랑 노는 데에는 관심 없다더라고요.
그럼 단란한 부부들은 둘이서 데이트 다니는 거고, 그냥 데면데면한 애들이라면 무조건 저부터 찾습니다. 아마도 기혼인 친구들은 저는 미혼이니까 시간이 많겠네... 라는 이상한 선입견이 있나봐요 ㅋㅋ 오히려 일 때문에 바쁜건 저인것 같은데 ㅠㅠ
더욱이 주말에 가족 여행갈 때 저를 왜 이렇게 찾는건지...
저는 아이를 좋아합니다, 놀랍게도. 애들을 너무 좋아해서 아동 발달과 관련된 공부를 한 적도 있었고, 친구들이 제가 보육 교사를 했어도 성공했을거라 말해요. 근데 오히려 그래서 저는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너무 잘 알아서요. 그게 힘들다는 것도.
그치만 귀여운 조카들을 주말 한번씩 놀아주는 건 재밌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있는 기혼 친구들도 자꾸 주말 가족 여행에 저를 끼우네요. ㅋㅋ
이런것처럼 오히려 저는 시간이 갈 수록 점점 더 저랑 놀아주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친구 관련된 고민은 안 하는 게 나을거예요.
공감대 부분은 전 오히려 공감보다 제가 모르는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해서...


- 결론 : 점점 시간이 갈 수록 비혼이 살기 좋아진다.
이건 체감하고 있습니다. 나라에서 해주는 지원도 그렇고, 점차 1인 가구가 늘기도 하고. 오히려 비혼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과하게 걱정하시는 것 같아요. 굳이 비교하자면 기혼과 크게 차이점이...(읍읍)
일단 가장 큰 장점은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없고, 내 시간을 내가 원하는 데에 쓸 수 있다는 점이에요. 말 그대로 자유죠. 이걸 다른 행복과 교환하는 게 기혼의 삶이라고 생각하고, 저는 그 행복보다는 자유를 행복으로 느끼는 사람이기에 이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니까 본인이 무얼 더 가치있게 생각하느냐를 따져보고 선택한다면, 그게 비혼이라도 행복하게 잘 살수 있습니다!


https://img.theqoo.net/Tcmif
https://img.theqoo.net/Tkpip

https://m.pann.nate.com/talk/368496704
목록 스크랩 (135)
댓글 78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세린 X 더쿠💛] 퀸비 vs 핑크 버블리! 너의 추구미는 뭐야? ‘바세린 립테라피 미니 리미티드 에디션’ 체험 이벤트 345 12.23 25,02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81,11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393,01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61,61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528,56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630,91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5 20.09.29 4,589,24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5 20.05.17 5,192,96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7 20.04.30 5,622,77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451,65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86440 이슈 [갤럽 12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 프로그램 1 13:49 231
2586439 이슈 이석훈(LEESEOKHOON)의 2024년 크리스마스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13:48 49
2586438 정보 '20만이 죽는다해도 20년의 안정을' 중국의 처음이자 마지막 민주화 운동 천안문 사태' 2 13:47 297
2586437 유머 아메리카노 시럽 빼고 주세요 3 13:47 790
2586436 기사/뉴스 국민연금 국내증시 구원투수될까…내년 최소 25조 더 살듯 2 13:47 107
2586435 기사/뉴스 독일 가족, 집안에 605그루 크리스마스 트리로 세계 기록 경신 1 13:46 381
2586434 이슈 고종이 우리나라 최초의 전화기로 처음 한 일 12 13:46 441
2586433 유머 전설의 669 호프집 1 13:45 437
2586432 기사/뉴스 LIG넥스원, 루마니아 방공시스템 입찰 탈락…"보증금 서류 실수" 4 13:44 545
2586431 정보 [ 언론이 비추지 않은, 당신을 비추는 우리 모두의 '연말대상' 🏆 ] 김병주의원실 28 13:43 1,008
2586430 이슈 퐁퐁남때문에 기겁한 카카오엔터 20 13:43 2,477
2586429 기사/뉴스 "메모리 성과급 과하다"…삼성 계열사 직원들까지 반발 1 13:42 518
2586428 이슈 에스파 타이틀곡 중 가장 호불호 갈리는 노래 14 13:42 490
2586427 유머 여행을 갔는데 영어가 안 통할 때 1 13:42 559
2586426 이슈 경상도 남편의 이상한 모음 읽기 58 13:40 1,440
2586425 기사/뉴스 연말 구조조정 소식에 고민 깊어지는 직장인들…“이직보다 안정성” 1 13:40 342
2586424 기사/뉴스 하림, 尹집회 무대 선다…"실패한 묻지마 살인예고" 작심 비판 17 13:39 1,276
2586423 이슈 누가봐도 대문자 I인 것 같은 벤 나윤권 친목 과정 13:37 902
2586422 이슈 박시영 디자이너 인스스 228 13:37 9,901
2586421 정보 그래, 이제부터 빛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빛의 혁명> 박노해 16 13:35 1,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