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35살 백수인데 현실을 수긍 못하겠다.txt
80,377 498
2022.06.04 10:51
80,377 498
https://img.theqoo.net/xEElP


고시원에 틀어박혀서 끄적거려본다.

중학교 때는 괜찮았다.
친구도 많았고 실제로 고백도 받아봤다.
옆반 여자애한테 쪽지로 번호 알려달라고도 받아보고.

근데 그 당시에는 눈치가 없어서 못했다.
소심한 성격이라 도망치기 급수였고.
땅을 치고 후회한다 그때 못한 걸.

고등학교는 남고가서 그딴 거 없었고.
목표대학은 교대였는데 서울교대 성적이 살짝 비껴나갔다.

내 인생은 20살 부터 망가지기 시작했다.

재수때 거하게 말하먹고 지거국이라도 가야했는데 군대부터 갔다.

군대에서 진지공사 도중에 굴러서 왼쪽 발목하고 눈을 다쳤는데.

그 상태에서 6개월을 부대생활하다가 눈은 막리박염 다리는 거골부상.

그러니까 눈 실명 가까이 가고 다리는 걷는정도만 가능하게 되었다.

니들은 모르겠지만 환경이 무너지면 사람이 바뀐다.
친구가 없었던 적 없는 내가 처참하게 성격이 바뀌었다.

다리 다치고 운동도 안하니 살이찌고.
살이 찌고 몸이 아프니 집에만 있는다.

아무것도 안하고 반복된 삶을 사니까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더라.

30대 초반에 부모님이랑 싸우고 쫓겨나고.
그 뒤로는 알바하면서 고시원에 맴돈다.

뭘 하려고 해도 인생이 후회가 되어서 못하겠다.

이 나이에 모태솔로 아다인건 안부끄럽다.
근데 사람으로 태어나 누군가랑 사랑을 못해보다니.

가끔 상상하고는 한다.

내가 10대에 고백을 받고 사귀면 그 시절에 풋풋한 사랑을 하고.

사랑에 눈을 떠서 어쩌면 고딩때도 연애를 하겠지.

20살에 대학을 그냥 지방교대 갔으면 꿈이 같은 많은 친구와 좋은 추억을 쌓고.

그런거 있잖아 롯데리아 교복 입고 가고.

헌포가서 젊음을 즐기고.

20대를 찬란하게 보내고 연애도 하겠지.

이 나이쯤이면 벌써 8년차 교사쯤 되어서 결혼도 하겠지?

진짜 찬란하고 아름다운 내 인생.

그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것들.

상상해보면 피식거리면서 미소가나온다.

근데 눈을 뜨면

고시원에서 왼쪽 다리하나 제대로 못다루고

한쪽 눈 감으면 흐릿하게 보이는 그냥 루저가 있다.

얼굴은 녹아내린듯 늙었는데.

정신은 아직도 16살을 벗어나지 못했다.

나이 쳐먹는다고 어른이 아니더라.

경험을 쌓아야 어른이더라.

알고는 있다. 지금이라도 일어나겠다면 부모님이 도와주실거다. 4년정도 연락 끊기는 했지만 그게 가족이니까.

근데 도저히 할맛이 안난다 내 15년은.

아니 16살부터 19년의 세월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바를 하는 도중에도 후회되서 머리가 아늑해지고.

밥을 먹는 도중에도 후회가된다.

왜 나는 그때 노력하지 않았을까.

왜 나는 주저앉았을까.

이제 내가 무엇을 해야할까.

간절하게 나마 적어본다.
목록 스크랩 (63)
댓글 49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로마티카🧡] 흔적 순삭! 재구매 각! 순한 잡티 흔적 세럼이 왔다! <오렌지 흔적 세럼> 체험 이벤트 370 07.11 20,316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 07.05 192,751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335,507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5,012,464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6,112,21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337,584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3,588,66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9 21.08.23 4,036,42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5 20.09.29 3,004,12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97 20.05.17 3,626,79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0 20.04.30 4,187,05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671,248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53565 이슈 커뮤니티의 순기능의 정석을 보여준 고려대 에타.jpg 08:18 147
2453564 이슈 24년 전 오늘 발매♬ Porno Graffitti(포르노 그라피티) 'ミュージック・アワー' 08:18 6
2453563 이슈 [KBO] 7월 12일 각팀 선발투수 & 중계방송사 & 중계진 & 날씨 08:16 104
2453562 기사/뉴스 "진짜 안오르는 게 없네"…코스트코 美연회비 인상에 한국도? 1 08:16 135
2453561 유머 뉴진스 해린 '야옹' 3 08:14 213
2453560 유머 🐼 나는 말랑콩떡이 안니야 10 08:12 514
2453559 정보 구 트위터 현 엑스 현재 또라이같은 이슈 4 08:12 1,037
2453558 기사/뉴스 '나쁜 기억 지우개' 이종원, 세계 랭킹 1위 테니스 스타..청량한 스틸 3 08:12 590
2453557 유머 워터밤.jpg 3 08:07 1,033
2453556 유머 커뮤니티 선정 한국 9대 모순.jpg 18 08:05 1,539
2453555 이슈 7년 전 오늘 발매♬ KANA-BOON 'バトンロード' 08:03 75
2453554 이슈 젤렌스키 대통령을 푸틴으로 소개하는 바이든 23 08:01 1,632
2453553 이슈 현재 일본 에이티즈 팬들이 화난 이유 (일본아이돌 발판 되어주기) 24 08:00 2,673
2453552 유머 팀플 팀원 여자애가 동숲주민처럼 귀여워 7 07:59 1,468
2453551 이슈 뉴욕 클럽의 두가지 줄 12 07:59 1,996
2453550 유머 친구분이랑 커피한잔 하세요.jpg 5 07:58 1,647
2453549 유머 어린이집 다녀 온 아이가 써준 글.jpg 11 07:55 2,858
2453548 이슈 JTBC 수목드 <놀아주는 여자> 시청률 추이 36 07:46 2,927
2453547 유머 내년 시급 10,030원 확정, 최저(고) 세후 월급은 얼마이고 올해보다 얼마나 오른 걸까?.jpg 29 07:43 3,141
2453546 이슈 나는솔로 이사람때문에봄 34 07:29 5,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