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일찍이 커버린 것은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혼자서도 외로움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었다
나는 사람보다
풍경과 가까웠고 하늘과 더 친했다
그들은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았다
보고있으면 밤이 사라지는 듯 했다
집에만 오면 허기가 졌다
먹을 것들을 속에 채워넣기 바빠서 급하게 먹곤 했다
그러나 나는 맛있게 먹은 기억조차 없었다
집에만 오면 단내가 났다
엄마도 어른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먹을 것을 가득 앞에다 놓고 드셨다
우리 모두 같은 빈곤함을 안고 있었다
똑같은 머리끈을 계속해서 샀다
나 자신이 미워질 때마다 하나씩 샀다
그것이 괜찮아질 수 있는 노력이었다
일터에서 머무르는 시간은
마치 책을 앞뒤로 빼곡히 쌓아논
야간자율학습시간 같았다
고개를 들면 숨이 여전히 트일 것 같다가도
다시금 목이 잠겨오곤 했다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 걸까
내가 이제서야 겪어보는 어른은
단어가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슬펐다
물기 없는 파랑이
아침을 가리키면
익숙한 듯 나는 세상에 몸을 내어준다
어느새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은 발이 목에 매인 듯
빠른 적응을 찾았고
내 능력도 직선에 가까워졌다
낯설도록 딱딱했던 입맛은
이제는 시간의 핑계를 대며
간단한 음식을 찾는 정도가 되었고
나는 좀처럼 감정에도 쉽게 지지않는 사람이 되었다
그럼에도 속을 파고드는 공허함은
도무지 익숙해지는 법을 모른다
흑백과 백색을 번갈아하며
내 몸에서도 새벽을 떼어내지 못해 같이하는
삶을
나는
오늘도 살고있다
사진 출처 -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