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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2탄 올라온 필력미친 쿠팡 사브리나 글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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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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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bgUMx



원덬이 세르게이 관련부분 수정할 수도 있다고해서 일부만 가져옴!
💥풀 버젼은 후기방에 https://theqoo.net/22902755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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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를 찾아주고, 기다려주고,

안부를 걱정해준다는 건 참 고마운 일임

(직장 절대 제외)

후기 궁금하다는 글 볼때마다 움찔했음

근데 사브리나로 두번째 글을 쓰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음

내 글은 댓글 12개 정도에 1개정도의 어그로성 악플이 달리면 딱 적당한 그런 글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읽어줘버려서

야 이거 필력+웃김 이거 내가 어떻게 감당하지

이생각 솔직히 함

근데 저번 글도 누굴 웃길려고 쓴 글이 아니었고

나는 원래 유잼 인간이 아님

그래서 이번에도 웃기려고 노력하지는 않을거임


애국가도 1절이 적당하듯이

사브리나도 1절까지로 하려고 했는데

마치 와일드바니 마지막회처럼

그게 뭐라고 굳이 안 보여줘서 사람 속 터지게 만드는

그걸 내가 남들에게 하기는 싫어서 2탄 씀



쿠팡 계약직 4주차 후기


잠에서 깨어 대충 씻고 셔틀버스를 타고 세상 모를 꿀잠을 자고

일터로 향하는 4주차


사람은 적응의 동물임

나는 이 유형의 노동에 은근 적응되었음

이제 더 이상 고봉밥을 먹지 않음 저봉밥으로도 족함

밥 받으면 걸신들린듯 먹지 않고

일단 핸드폰부터 켜는 삶의 여유가 생겼음

쿠팡밥에 대한 만족도는 여전히 높은 편임

나는 이 생활 이후 '외식'개념이 없어진 터라 쿠팡밥이 일용할 양식임

지난 직딩 생활동안 젤 아까웠던게

별로 친목쌓고 싶지도 않은 사람들과 딱히 즐겁지도 않은 식사를 하며

끼니당 6천원 7천원 8천원을 지출해왔던 점심밥값인데

그게 사라지니 스빠시바


3주차 때 내 다리에는 멍이 수십개

나중에 힘든시절 회상할때 보려고 사진도 찍어 챙겨뒀음

4주차 여전히 멍은 수십개 하지만 지난주보다 덜 아픔

확실히 덜 피곤하고 덜 힘듬

도대체 이정도 강도의 노동을 어떻게 계속 한다는 거지?라는 의문은

시간이 해결해줬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적응 못할 일이 없었음

사실 시간이 다 해결해 준 건 아니고

각종 파스와 맨소래담 로션 타이거밤 한의원 침 등

버텨보겠다고 이것저것 해본게 도움이 됨

돈이 해결해준거임 마이 머니 스빠시바


3주차 때는 이 노동 유형의 단점 위주로 생각을 많이 했었음

일단 너무 힘드니까 과연 내가 이걸 계속 할 수 있을까 싶었음

그렇다면 단점만 있는데 이 일을 하는 것이냐

그건 아니고

확실한 장점이 있음


나는 이 일을 하면서 하루에 1번도 웃지 않아도 됨

매우 장점 몹시 장점임

지난 세월동안 나는 덧없는 웃음을 매일 지어왔음

감사하지 않은데 감사하고

죄송하지 않은데 죄송하고

밝은 인상과 솔 톤의 목소리로 밥벌이를 해왔음

쿠팡일은 8시간동안 죄송타임 감사타임이 없음 너무 장점임

그동안 강요당해왔던 가짜 자아가 휴식을 할 틈이 생김

하루 종일 무표정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축복임


쿠팡 일이 큰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가치있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님

하지만 일을 마치고 집에 갈 때

내 머릿속 '업무' 폴더가 깨끗하게 비워져있어서 좋음

오늘 있었던 짜증나는 상황, 내일 해야할 업무

다음주의 회의, 보고서

이런 생각을 안해도 됨

쿠팡에서 나는 그저 들판의 돌을 줍는다거나 장작을 나르는 일을 할 뿐이어서

실적, 보고, 전략, 분석, 계획

이런 단어들이 내 생활에 없다는게 좋음


쿠팡에 오기 전

재주넘는 곰과 돈 챙기는 왕서방이 있었음

이 관계에서 나는 '곰'을 담당했음

나쁘지 않았음 왕서방은 곰에게 먹이를 줬음

나는 더 기이한 재주를 부리려고 노력도 했었음

내가 재주를 잘 부려도 왕서방이 그만큼 먹이를 늘려주지 않는건 알았지만

그래도 성실하게 재주를 부리면서 안정적으로 살아보려고 했음

문제는 내가 앞구르기를 하다 하다 너무 힘들면

왕서방은 옆돌기를 하라 시키고

내가 상모 돌리기를 하다 지쳐 쓰러지면

왕서방은 힘들지? 쉬엄쉬엄 개다리춤을 추렴

이런 식으로 날 열받게 했는데

뭐 이런 열받음도 다 월급에 포함된 거다 생각하고 참음

근데 그 서커스단은 왕서방, 왕서방 누나, 왕서방 동생

너무 챙길 왕씨들이 많았음

내가 곰이면 곰이지 뇌가 없는 곰도 아니고

다른 왕서방 찾아 가겠다고 하니 그때서야 먹이를 더 주겠다

근데 그 먹이 먹으면 체할것 같아서

뭐 그래서 쿠팡 타임을 갖게 된건데


사실 이곳에서 무한 장작 나르기를 하면서

혹시 내가 재주 넘는 방법을 까먹지는 않을까

다음 왕서방 앞에서 트리플 악셀을 잘 해야 할텐데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함

몸이 굳으면 안되니 자기 전에 앞구르기를 하고 자야겠음

어차피 내가 어디 가서 굶어죽을 곰도 아니고

나이를 더 먹어도 쁘띠뽀짝한 테디베어력은 죽지 않을 것임


여기까지 읽을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진 자들은

그래서 도대체 세르게이는 언제 얘기할건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음


근데 이게 내 뇌내망상이라면 얼마든지

2문단 3째줄부터 쿠사세 키갈 이런거 갈 수 있겠지만

미안하지만 내 인생은 그냥 보통 속도임

사실 저속 모드임

왜 내 인생이 좀처럼 로맨틱 코미디가 안되는건지 불만인 때도 있었음

내 인생은 왠지 늘 명랑만화였음

가끔씩은 괴짜가족이었고

지금은 그냥 내 장르가 김전일이 아닌것에 감사함

후기 내놓으라고 할 때마다

나야말로 후기가 궁금했음

세르게이와 나는 휴무일이 계속 엇갈렸음

내가 쉬면 그가 일하고 그가 쉬면 내가 일했음

반복이 되니 2일씩 3일씩 못봤음

그러니까 이 후기가 노잼인 건 나 때문이 아님

이게 다 쿠팡 조짜는스키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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