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나 사랑하는 개가 생겼어
그 오빠랑 결혼하고 싶어
뭐? 태어난지 얼마나 됐다고 결혼이야
절대 안돼
언니 나 벌써 한살이야....
그 오빠는 정말 좋은 개야
언니도 보면 마음에 들 거야
하... 그럼 일단 사진이나 보여줘봐
이름은? 몇 살인데?
알겠어
여기 사진이야
요크오빠는 올해 9살이야
9살??? 절대 안돼
9살이면 너랑 나이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알아??
사랑에 나이 차이가 무슨 상관이야?
나 요크오빠랑 결혼해서
얼룩덜룩한 아기를 낳고싶어
아기는 무슨 아기!!!!!!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마
....말도 안되는 소리 아니야
나 사실........
임신했어.
뭐...? 임신......??
응. 임신.
얼마 전에 동물병원 다녀왔어
수의사가 쌍둥이 6마리래
뭐 쌍둥이 6마리.....?
그 새끼랑 대체 언제 어디서 만났길래 임신을 한 거야!!
한달 전 밤.....
언니가 공원에서 잠깐 법을 어기고
내 목줄을 풀어줬었지....
언니를 놀리려 냅다 줄행랑 쳤던 그날 밤,
난 공원의 수풀 뒤에서 요크오빠를 만났어
말도 안돼......
너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지 알아?!?!
매일 매일 밥 주고 똥치우고 오줌치우고!!
주마다 목욕하고 하루에 두번씩 꼬박꼬박 산책시키고!!!!
그건 언니로서 당연히 해줘야 할 일이잖아!!!!
당연한 거 해주고 유세부리지마!!!!
너...
너 언니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
옆집 밍키 언니는 밍키한테 매일매일 황태국 끓여주는 거 알아?
강아지 유치원도 보내준대
...언닌 내가 얼마나 유치원에 가고 싶었는지 알기는 해??
내 친구들 다 유치원 다녀...
공원에서 친구들 만날 때마다 나만 대화에 못껴
나만 학교 안다녀서 얼마나 쪽팔린지 언니가 알기는 하냐고!!!
..................
그런 생각하고 있는 줄은 몰랐어...
언니가 미안해....
언니가 일 열심히 해서 유치원 꼭 보내줄게.........
그러니까 결혼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언니가 널 처음 데려올 때...
그 수많은 강아지들 중에서도 너만 보였어...
그 많은 개 중에서 너를 데려왔어.....
그런 널 이렇게 너보다 8살이나 많은 개한테 보낼 수 없어.....
누가 입양해달랬어?
누가 입양해달랬냐고?
난 입양당한 거지 입양해달라고 안했어!!!!
너...
너 어떻게 그런 말을.............
..........
언니가 미워.
난 떠나겠어
요크 오빠랑 결혼할 거야
안돼!!! 안돼 가지마
가자 오빠
...안녕하세요.
따님은 제가 책임질 테니 걱정 마세요.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