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연예인 ㅇㅇ가 우익 작품을 봤다" 이런 것 보다도 우익적인 요소로 작품을 생산하는 사람들이 더 비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글을 쓰게 됨.
일단 [귀멸의 칼날] 이라는 작품은 종이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모두 나왔으며,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작품임.
커다란 내용은 여동생을 구하는 오빠의 이야기. 이렇게만 보면 '우익이라고?'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이 작품이 우익으로 분류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이 전범기 문양의 귀걸이를 항상 착용하고 나오기 때문임.
애니메이션에서는 의식했는지 귀걸이 디자인을 조금 변형함
하지만 만화책에서는 항상 왼쪽 전범기 디자인의 귀걸이를 착용.
"전범기를 디자인 요소로 사용한 건 다른 인기 만화들도 마찬가지 아니냐?" 라는 물음이 있을 수 있음.
하지만 다른 작품들 보다도 (그 작품들이 문제 없다는 것 아님) 귀멸의 칼날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첫째로 귀멸의 칼날만큼 '항상' 전범기 문양이 주인공과 함께 등장하는 작품은 없으며
둘째로 작품의 배경이 다이쇼 시대 (大正時代, 1912년-1926년)이기 때문임.
다이쇼 시대(大正時代, 1912.07.30-1926.12.25)
이 시기 일제는 조선 국권침탈(1910년)을 발판으로 삼아 대륙 침탈 야욕과 더불어 세계에서의 영향권을 공고히 하려고 했음.
1914년에는 세계 제 1차대전이 일어났고, 일본은 연합군측으로 참여해서 많은 이익을 얻음.
만화의 시대적 배경이 우리나라를 식민지화 시킨 이후의 일본+전범기의 조합이었기 때문에 이 자체가 우익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고 일찍이 논란이 일었음.
게다가 [귀멸의 칼날]에는 귀살대(鬼殺隊)라고 하는 조직이 등장함.
귀살대라는 조직은 오니(우리나라에서는 도깨비로 번역해서 논란이 있었음)를 잡는 조직으로, 특징 중 하나는 10대의 소년, 소녀들로 이뤄진 집단이라는 것임.
이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학도병들을 떠올리게 함.
1930년대에 들어와 일본은 경제공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반도를 병참기지로 삼고 중일 전쟁을 도발하여 대륙 침략의 야욕을 보였음. 이때 국가 총동원법을 제정해서 전시 동원 체제를 확립하고 침략 전쟁을 우선시 하게 됨. 1940년대에는 태평양 전쟁으로 전선이 확대됐고, 군인이 부족했던 일본은 학생들마저 강제로 전쟁터에 징용하게 되는데 그것이 1943년 시행된 학도 지원병 제도, 즉 학도병임.
만화속에서 보이는 복장이 학도병의 의상과 상당히 유사함을 알 수 있음. 학도병은 학생이기 때문에 10대 위주일 수밖에 없으며 일본인 뿐만 아니라 조선인들도 많이 강제 징용했음.
만약 거부한다? 그럼 강제노역 시키거나 강제 징용함.
귀멸의 칼날에서 귀살대라는 조직은 소년, 소녀로 이뤄져 있음과 동시에 오니를 죽이기 위해서는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가미카제(神風)' 정신을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많음.
'고기방패' 라는 말도 가미카제를 연상시킨다는 말이 많음.
(원본)
또한 1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으로 참여해 큰 이익을 얻었던 일본은 2차 세계 대전에는 (다들 알다시피) 추축국(전범국)으로 참여했고
나치 독일, 이탈리아와 동맹을 맺고 미국, 영국과 적대적 관계가 됨.
귀멸의 칼날의 적은 오니(鬼)라고 불리는 식인귀임.
주인공은 오니가 된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귀살대에 들어가고 여차저차해서 오니랑 싸우고 그럼.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이 미국과 영국을 불렀던 말 중에 "귀축영미(鬼畜英米)"라는 말이 있음.
직역하면 오니와 가축과 다를바 없는 미국과 영국이라는 뜻이고, 귀축이라는 것 단어는 불교의 '아귀축생'에서 등장하는 말로 쉽게 말해 괴물이라는 뜻임.
(일본의 아귀도 中 하나)
2차 세계대전 당시 적국을 불렀던 단어와 귀멸의 칼날에서 적을 일컫는 명칭의 유사함도 지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음.
(물론 그냥 오니라는 단어만 썼으면 문제 없겠지만, 이 만화는 여러 요소가 겹치고 겹쳐있기 때문에)
귀멸의 칼날은 이것처럼 시대적 배경은 다이쇼 시대이지만, 2차 세계대전까지의 요소들이 혼재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을 '다이쇼 로망'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음.
(일제강점기 -강제로- 신사참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모습, 1937년)
1930-40년대는 일본이 2차 대전 추축국이 되면서 전쟁, 전쟁 또 전쟁을 하다보니까 삶이 굉장히 피폐해졌음. (쇼와시대)
상대적으로 다이쇼 시대인 1910-1920년대는 살기 좋았지. 그래서 이후에 다이쇼 시대의 낭만주의를 동경하는 사조가 생겨나고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 만들어지게 됨.
그 중 하나가 귀멸의 칼날임. 귀멸의 칼날은 시대적 배경은 다이쇼시대이지만, 귀살대, 오니 등의 여러 요소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쇼와시대 초기의 요소들임.
혼재된 다이쇼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그 시기 자체가 식민지 시대라는 것이고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는) 민족말살정책을 했던 시기라는 것임.
그 시기의 요소들을 만화에 교묘하게 도입했기 때문에 우익 논란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것이 무묭이의 생각...
결말 부분에도 등장하는 전범기...
물론 위와 같은 세세한 요소들을 인식하지 못하고 귀멸의 칼날이라는 만화를 가족애적인 측면이나 단순 재미적인 측면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함.
몰랐던 사람들.. 모르고 만화를 본 사람들을 비난하려고 하는 글이 아님. 가장 비판받아야 할 사람은 이런 요소를 집어넣어서 만화를 그리고 또 만든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임...
또한 우리나라에서 우익 작품 관련 논란이 터지면 작품보다는 그 작품을 봤다고 하는 연예인 혹은 유명인에 초점이 맞춰져서 그 사람들만 욕먹는 경우가 많은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익이라고 불리는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 알고 어떤 우익적 요소때문에 비판을 받는것인가... 를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함.
결론은 귀멸의 칼날은 이러한 점때문에 '우익적 요소가 있는 만화이다'라고 비판을 받고 있다... 라는 것.
일단 우익은 우리나라 역사와도 (떼고 싶지만)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알아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글을 씀.
참고: https://www.dmitory.com/comic/93269660
사진 자료는 모두 구글과 더쿠
우리역사넷, 뉴스 기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