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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대만이 일본 식민지였는데도 친일인 이유.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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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4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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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대만에 대해 잘 모르는 덬들도 대만이 친일국가인건 다 알고 있을거임

이건 역사랑 관련이 있는 문젠데 심심하니까 쪄보도록 하겠음.


1. 고대~중세


옛날 옛날 대만 섬에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음.


이 원주민들은 한족이 대만섬에 건너오기도 전부터 살고 있던 "진짜 대만인"들인데 한족보다는 폴리네시아계통 사람들의 모습을 하고 있고,

옛날 아프리카나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그랬던 것 처럼 섬 전체에 흩어져서 부족 생활을 하면서 살고 있었음.




파일:external/www.gotaiwan.com.tw/%E5%8E%9F%E4%BD%8F%E6%B0%91.jpg


이 사진은 대만 원주민들의 전통 의상들을 그려놓은건데, 이 그림에서 보이듯 부족별로 문화도, 옷도, 언어도 다 달랐음.

대만에서 쓰이는 표준중국어가 보통화와 다른 이유도 원주민들이 쓰던 언어들을 한자로 음차해서 받아들인 단어들이 있기 때문이야.

대만 남부나 시골로 들어가면 심심찮게 들리는 타이위도 여기서 시작됨.

하여튼 이 사람들은 자기들 나름대로 물고기 잡고 중세땐 중계무역도 하고, 몇몇 부족들은 모여 왕국으로 발전도 하면서 나름대로 잘 살고 있었음.


2. 네덜란드 통치기


바야흐로 대항해시대가 열리면서 유럽사람들이 향신료 찾으러 동쪽으로 여행을 하게 되는데, 이때 처음으로 포르투갈 사람들이 대만을 발견하게 됨.

이때 대만을 예쁜 섬이라고 "포모사"라고 불렀는데 이게 지금도 대만을 이르는 별칭 중 하나로 굳어졌음.


그 다음으로 대만에 온 사람들은 네덜란드 사람들이었음.

이 친구들은 들어와서 대만에 요새를 쌓았는데 이걸 질란디아 요새라고 함. 중국어로는 안핑구바오(안평고옥)


nCwtj.jpg







물론 원주민들은 네덜란드를 반기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네덜란드를 이길수는 없었음. 그렇게 대만은 네덜란드의 식민지가 됨.


네덜란드 사람들은 타이완 사람들을 데리고 그렇게 고되다는 사탕수수 농사를 시작했고, 이때 부족한 사람들을 모아오기 위해 명에서 한족들을 데려오게 되었음.

이때부터 공식적으로 한족과 원주민들이 섞이기 시작함.

한족과 원주민들은 기분이 어땠을까. 영문도 모른채 말도 안통하는 사람들과 갑자기 사탕수수 농사를 짓게 되다니..


질란디아 요새는 지금도 대만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제법 인기있는 관광지고, 대만 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하러 많이들 오는 곳이기도 함.

저 하얀 전망탑에서 도시도 내려다볼 수 있고, 요새 안에는 조그만 기념관이 있어서 요새의 전체적인 구조나 네덜란드의 가혹한 통치에 대해 알 수 있어

제법 가볼만한 곳이야.


한편 비슷한 시기에 포르투갈 옆에 있던 스페인도 대만 위쪽으로 들어와서 요새를 만들고 대만 섬 북부를 지배하게 되었음

물론 대만 원주민들이 이걸 반겼을리 없지만 스페인을 대만 원주민들이 이겼을리도 없고, 설상가상으로 사이 안좋았던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대만에서 전쟁도 함.

결국 스페인은 세력다툼에서 져서 유럽으로 물러가고, 대만은 동인도회사 총통의 지배를 받는 식민지 겸 사탕수수 농장이 됨.


AtxFc.jpg


이때 중국에서는 명나라가 몰락하고 청이 세워지던 시기였는데.

정성공이라는 사람이 청나라에 맞서 명 부흥운동을 하다가 져서 대만까지 도망오게 됨.

그리고 정성공은 당시 대만에 있던 네덜란드 세력을 몰아내게 되는데


3. 정씨왕국


파일:external/www.fjsen.com/002564aac91611a6b7c505.jpg


이걸로 우리나라 이순신급 국민영웅이 됨.


샤먼 앞바다의 작은 섬 구랑위(鼓浪嶼)에서 바다를 굽어보고 있는 정성공 석상. 저 바다가 정성공 세력의 주둔지였다. 사진 신상웅 제공


지금도 대만에서 세손가락 안에 꼽히는 명문대학교의 이름이 이 사람의 이름을 딴 "성공"대학교고,

이 사람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타이난과 징먼에는 아직까지 남아있는 동상이며 사당이 엄청 많을 정도로 중요한 인물임.

별명도 대만의 아버지.


정성공이 태어난 곳 히라도카와치(平戸川内) | DEJIMA NETWORK


그리고 공교롭게도 정성공의 어머니는 일본인이고, 때문에 정성공은 일본에서 태어나 7살때까지 일본에서 살다가 중국으로 이주했다고 함.


여하튼 정성공은 네덜란드를 몰아낸 후 왕국을 세워서 반청정책을 펴면서 대만을 통치하기 시작했음.

물론 대만 전역을 통치한건 아니고 통치가 미치지 못하는 곳에는 원주민들의 왕국도 남아있었음.



3. 청나라 통치기


그렇게 나름 또 평화로운 나날들이 지속되던 어느날, 청나라가 정씨왕국을 멸망시키고 대만을 지배하게 됨.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한족이 대만에 이주하게 되고, 원주민들은 본격적으로 차별당하기 시작하면서 산으로 쫓겨나 고산족이 되거나 한족과 동화되어 버림.

예전에 핫게에 올라왔던 르웨탄 같은 곳이 원주민들이 쫓겨나 살았던 곳들임.


rZble.jpg


타이중에서 버스타고 가면 되는데 대만 고속버스는 높은 확률로 자유석에 선착순 탑승이니까 시간계산 잘 해서 다녀오길 권함.

여기도 대만사람들이 주로 가는 곳이라 영어보다는 중국어를 할 줄 알면 편해

여기 있는 구족문화촌이라는 놀이동산이 원주민들의 문화나 역사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를 겸하고 있음. 여기까지 보려면 1박 2일로 다녀오는게 좋고,

굳이 구족문화촌 안 가고 주변의 사당이나 이다사오 같은 곳들만 구경해도 하루가 꼬박 걸리는 곳이야.


하여튼 이 시기에 대만 원주민들과 대만으로 이주한 한족들은 생번(生蕃)이라는 멸칭으로 불리면서 차별대우를 받았고,

애초에 대만으로 이주한 한족들도 청에서 사는게 힘들어서 왔는데 오니까 또 차별당했어서 딱히 청에 대한 소속감이나 민족의식 같은건 없었음.

이렇게 살다가 청일전쟁이 터지고 시모노세키 조약이 맺어지면서 일본이 들어오기 시작함.


4. 일본 통치기


여태까지 봤듯 대만은 자기들만의 독립된 정부나 독립된 통일국가를 가져본 경험이 없음. 민족성도 딱히..

그래서 일본의 통치도 그냥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게 됨.

물론 초반엔 청나라 관료들을 중심으로 저항이 있었지만 우리나라처럼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음.

(+산으로 쫓겨나 살던 대만 원주민들은 그나마 지속적으로 저항했지만 이미 수적으로도 열세인데다 조직적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


tOihz.jpg


일본이 갖게 된 첫번째 식민지가 대만이었기 때문에 일본은 대만의 저항이 멎자 제법 호의적으로 대했다고 함.

실제로 1915년부터 문관을 총통으로 임명했고 일본 법률의 대만 적용을 제한시켜서 총독의 권한도 많이 제한시켰대.


그리고 그때까지 네덜란드의 사탕수수 농장 겸 청나라의 큰 농경지였던 대만에게

철도가 들어오고 전기와 통신선이 깔리고 쓸모있는 건물들이 지어지는건 정말 처음 맛보는 근대화였음.


대만 친구 할머니피셜 일본 통치시기엔 대문을 열어놓고 나가도 도둑이 없을만큼 치안이 좋았다고 함.

그래서 대만은 아직도 총독부 건물이나 경찰서 건물들을 잘 보존해서 박물관이나 백화점으로 잘 쓰고 있음. 특히 총독부 건물은 지금도 대만 대통령의 관저로 쓰임.


chSrm.jpg


당시 경찰서였던 건물도 이렇게 백화점으로 남아있음


하야시 백화점 명소 정보 | 마이버킷리스트


여기에는 대만에서 제일 오래된 엘리베이터가 남아있음. 아직도 운행하는데 좀 무서워.


물론 일본이 대만을 마냥 좋게 대우한건 아니었음. 일본도 대만 사람들을 공공연히 생번이라는 멸칭으로 부르면서 2등 시민 취급을 했고, (만세전 목욕탕 장면에서도 나옴)

태평양 전쟁이 시작하면서부터는 여기서도 황국 신민화 정책을 펴기 시작함.

이때는 대만 사람들도 좀 살기 고달팠던 거 같음. 그래서 전쟁이 끝나고 국민당이 들어오자 대만 사람들은 그래도 국민당은 같은 한족이라는 데서 나름대로의 기대를 가지게 됨.


5. 국민당 통치시기 


여기까지 쓰다보니까 엄청 스압이라서 후반부를 간략하게 줄이자면,

위에서 말했듯 일본 통치기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난 후에는 국민당이 대만에 들어오게 됨.


국민당은 식민통치를 받았던 대만을 일제에 협력한 민족반역자 겸 조력자 정도로 취급하면서 가혹한 통치를 시작했고,

국민당의 유입과 함께 들어온 새로운 한족들과 원래 대만에서 살던 한족, 원주민들 사이에서의 또다른 차별대우가 시작됨.


이때 유행했던 말이 "개(일본)가 가니 돼지(국민당)가 들어왔다." 는 말이야.


결국 그렇게 고조된 국민당에 대한 감정이 터지면서 대만에서도 228 사건 같은 국민당에 의한 학살사건이 생기고,

당연히 언론과 출판의 자유가 침해당하면서 국민당의 독재가 시작되게 됨.

그때부터 대만에서도 우리나라의 5공화국처럼 암울한 시기가 도래함.


이때의 상황이 궁금하다면 "여친남친"이라는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나오는 계륜미가 나옴.

스토리는 좀 충공깽이지만 학교마다 국민당원들이 있어 수업 내용이나 소지품을 검열하고 시위 모습도 나오는 등 시대반영이 잘 되어있어


여하튼 이렇게 복잡한 역사 속에서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던 대만사람들은

결국 여태까지 대만을 거쳐갔던 정부와 국가들 중에서 그나마 대만한테 호의적인 통치를 했던 일본에 대한 추억보정이 생기게 됨.


여기까지가 대만이 식민통치를 받았음에도 여전히 일본을 좋아하는 이유임.

아마 우리가 대만의 친일을 이해하지 못하는건, 우리나라한테는 당연히 있는 강한 민족의식이 대만에는 생길 틈도 없었다는 걸 여태 몰랐었기 때문일거야

그래도 여기까지 읽으면서 어느정도 이해가 됐으면 좋겠어


제법 긴 글이 됐는데 여기까지 읽어준 덬이 있다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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