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에 남편하고 같이 명동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묵었었어.
명동교자에서 가까운 게스트하우스였고 한 건물의 4,5층을 게스트하우스로 쓰는 곳이었는데
나랑 남편은 5층에 있는 2인실에 2박 3일동안 있었어.
방은 조금 작았지만 굉장히 깔끔했고,
창문이 방을 둘러싸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환했어.
그런데 내가 헛걸 본 건지 뭔지.. 처음 방에 딱 들어갔을 때 커튼 뒤에 키가 엄청 크고 팔다리가 엄청 긴 검은 남자...? 같은 형태가 서있는 게 보이더라고.
쫌 놀라긴 했는데 순식간에 없어져서 '내가 뭘 잘못봤나보다' 이러고 말았어.
그리고 그날 하루 종일 신나게 명동 구경하고 들어와서 샤워하고 남편하고 같이 침대에 누워서 자는데
한 밤 중에 남편이 윽.. 윽.. 이러면서 숨을 잘 못 쉬는 거야.
우리 남편이 기가 약해서 그런지 원래 가위에 잘 눌려.
반면 나는 남편이 가위에 눌리든 말든 혼자서 잘 자는 편이고..ㅋㅋㅋ
암튼 남편이 숨을 잘 못 쉬고 힘들어하는 걸 보니 또 가위에 눌리고 있는가보다 싶어서
남편 발바닥을 찰싹 찰싹 때려서 남편을 깨웠어.
(남편 발바닥을 때리는 이유는 남편이 자기 가위 눌릴 때 아무렇게나 깨우지 말라고 신신당부해서..
가위 눌릴 때 발바닥부터 때리라고 그래서 발바닥 때려서 깨워)
그랬더니 남편이 어떤 시커먼 남자가 자기 몸을 눌렀다고 그러는 거야.
그 때 아까 낮에 본 커튼 뒤의 형태가 생각나서
"아 그러고보니 커튼 뒤에 이상한 게 있었어. 이 방에 귀신 있나보지 뭐. 신경쓰지 말고 자~"
이러고 다시 누웠는데 잠이 채 들기도 전에 찌이잉-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숨이 턱 막히더라.
진짜 이상한 기분이었어.
숨이 막히는 것 같기도 하고 시간이 멈춘 것 같기도 하고..
암튼 되게 답답했어.
이상해서 눈을 떠보려고 했는데 직감적으로 지금 눈 뜨면 이상한 걸 보겠구나 하는 기분이 들더라구.
그래서 눈은 계속 감고 어깨를 좀 움직여보려고 했어.
물론 안 움직여지더라.
그 때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는데,
"마아아아아암... 마아아아아암... 마아아아아암..."
이러는 거야.
그것도 엄청 쉰 목소리로.
그 목소리 듣자마자 갑자기 확 무서워져서 인상을 팍 썼어.
그랬더니 몸도 움직이도 눈도 떠지더라.
남편한테도 이야기 했는데 남편은 목소리는 못 들었대.
진짜.. 살면서 가위 눌린 적 없었는데 그 때 처음으로 가위 눌려봤어.
신기한 경험이라 공포방에 끄적여 봐 ㅎㅎ
덬들 오늘 밤에 가위 눌리지 말고 좋은 꿈 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