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x01. (실화) 진주 김재희 씨의 환생
📖 이 글은 1938년 5월 『불교시보』에 실린 기사를 재구성한 것임.
1924년에 경상남도 진주에서 있었던 일이다. 비봉동에 서른여덟의 김재희라는 사람이 있었고 옥봉동에 팔십이 된 똑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밤, 비봉동 김씨가 잠을 자고 있는데 경찰이 찾아왔다.
“잠깐 볼일이 있으니 같이 갑시다.”
김씨는 멋모르고 경찰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한참을 갔다. 승용차는 재판소 앞에 멈췄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니 스무남은 명쯤의 죄수들이 재판받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서기가 나타나 김씨를 찾았다. 김씨는 서기를 따라 재판정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는 하늘나라다. 그대의 나이가 팔십이 되어 인간 수명이 다 되었기에 잡아온 것이다. 잠시 기다리고 있으면 좋은 자리가 정해질 것이니 마음놓고 있거라.”
근엄한 얼굴의 재판관이 말했다. 김씨는 어이가 없었다. 이제 겨우 서른여덟인데 팔십이라니. 김씨는 뭐가 잘못 돼도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당황한 재판관은 즉시 서기에게 재확인을 지시했다. 서기가 호적부를 뒤져보니 아니나다를까, 경찰이 비봉동 김씨를 옥봉동 김씨로 착각한 것이다. 서기는 김씨를 데리고 온 경찰에게 호통을 쳤다. 그리고 김씨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집으로 되돌려보냈다.
아침에 일어난 김씨는 아무래도 옥봉동에 산다는 똑같은 이름의 노인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옥봉동에 찾아가 보니 정말 김재희 씨가 새벽에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출처 ☞ https://blog.naver.com/2ndsnow/222629424321
2x02. 고향길
H건설의 신입사원 서원식은 퇴근 후 부랴부랴 고향으로 출발했다. 그 날은 아버님의 제삿날이었던 것이다.
서울에서 세 시간 정도 걸리는 고향 마을 어귀에 도착했을 때는 깜깜한 밤이었다. 원식의 집이 있는 마을은 차에서 내려 강둑 옆으로 난 길을 따라 한참 걸어야만 했다.
인적 없는 시골 밤길을 서둘러 가고 있을 때였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뒤에서 가냘프면서도 애절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웬 처녀가 밤바람에 머리카락을 날리며 서 있었다. 처녀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간곡히 부탁했다. 어머니가 갑자기 심하게 아파서 병원으로 옮겨야 되겠는데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거절할 도리가 없어서 원식은 처녀를 따라 나섰다.
처녀를 따라 한참을 걷고 또 걸었다. 문득 너무 추워서 원식이 정신을 차려 보니 자신의 턱까지 검은 강물이 차 있는 것이었다. 그 곳은 몇 해 전 인근 읍의 처녀가 익사한 곳으로 그 뒤 해마다 사람이 빠져 죽는 곳이었다.
😱출처 ☞ https://blog.naver.com/2ndsnow/222635335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