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에 새로 남자 전학생이 왔는데,
그 학생은 항상 책상에 엎드려 있어서인지 아직도 친구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반 아이들과 서먹서먹해서 지내기 힘들겠다고 생각한 나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항상 표정이 뽀루퉁한 것 같아.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니?"
갑자기 질문해서 살짝 놀란 것 같았지만, 곧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엎드려 있는 이유는 전학 오기 약 한 달 전에 있었던 일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에 그는 집의 자기 방에서 게임을 하곤 했는데
문득 정신이 들고보니 방의 천장에 댄 판이 살짝 틀려 있는 게 보였다고 한다.
의자를 딛고 천장 위에 올라가서, 손전등으로 주변을 살피며 무엇 때문에 어긋난 건지 둘러보았다.
그랬더니 천장 위가 의외로 꽤 넓어서, 마치 끝없이 펼쳐진 듯 보였다.
그는 천장이 틀어진 이유를 찾는 걸 뒤로 하고 천장 안을 쭉쭉 걸어서 가보았다.
그런데 건전지가 다 닳았는지, 갑자기 손전등 불이 꺼지고 주변이 암흑에 휩싸였다.
조금 무서워서 방으로 돌아가려는데, 너무 많이 왔는지
방의 불 빛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 천장에서 길을 잃은 셈이 되어버렸다.
난처했지만 일단 방을 찾아보자 싶어서 천장을 걸어다녀 보았지만,
어둠 속이라 방향 감각을 잃었는지 점차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게 되었다.
계속 걷다보니, 저 멀리서 희미한 빛이 보였다.
내 방이구나 싶어 급히 그 빛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다가갈 수록 그 빛의 정체는 자기 방 불빛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세상에, 난생 처음 보는 마을에서 나온 빛이었던 것이다.
신비하게도 천장 위에 큰 마을이 있었고, 그 마을에서 나오는 빛이 멀리서 희미하게 보인 것이다.
그는 할 수 없이 용기를 내어 그 마을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거기까지 말하더니 한숨을 크게 쉬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나는 갑자기 우는 바람에 당황했지만, 달래주려고 말했다.
"정말 힘들었겠다. 하지만 결국은 방으로 돌아온 거잖아. 울지 마"
그랬더니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직 그 마을에서 못 나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