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다 끝나가던 시점에 옆집 대학생 언니가 놀러 간대요.
공부 안하고 놀러 간다고 호통을 치시는데도 가겠다고 하니까 더 붙잡지도 못하고 보냈어요.
일행들이 몰고온 봉고차를 타고 떠나고
이틀 후 밤에 동네 슈퍼에 갔다가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먼 발치에 초췌한 모습의 언니가 보여요.
언니 왔나 보네...
하고 집으로 들어왔는데 다음 날 아침에 그 집을 지나가는데 문이 잠겨 있어요.
어디갔나 보다 하고 제 일 보러 갔어요.
근데 밤에만 언니가 집에 들어가는걸 볼 뿐이지 그외 다른 시간대에서 본 적이 없어요.
삼사일 지나도 항상 밤에 들어오던 그 시간에만 들어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거든요.
죽은 사람도 아닌데... 귀신이면 금방 알아봤을텐데 정말 귀신은 아니었거든요.
오일째 되던 날..... 밤에
언니 집 앞에서 기다리는데 늘 오던 그 시간에 언니가 들어와요.
들어오는데 하반신이 없어요.
상반신만 둥둥떠서는 스르륵 하고 오더니 자기 집으로 문을 통과하듯이 들어가요.
죽어서 혼령이 된 거라면 내가 알텐데..분명 죽은 건 아니에요.
다음 날 밤에도 그 시간에 언니가 전날밤과 똑같은 모습으로 스르르르 와서는 문으로 흡수하듯이 들어가요.
자세히 보니까 언니 뒤로 가느다란 끈같은 게 희미하게 없어질듯 말듯 달려 있어요.
생령이더군요..
그러니까 아직 죽은 건 아니고 생과 사의 갈림길 사이에 놓인 상태인거죠.
유체이탈과 비슷한 경우인데...그 때 처음 생령을 봤다는.
다음날 역시 언니가 들어오는데
전날보다 끈이 더 희미해진게 가망이 없어 보여요.
언니...언니... 하고 부르는데 알아듣지를 못해요.
생령 같은 경우에는 완전히 죽은 혼령이 아니라서 자각을 못하기 때문인지
절 지나쳐서 자기 집으로 스르르륵 하고 들어가요.
그 날이 마지막이었어요.
언니를 본 건...
그 다음날 밤......
언니네 집 앞에서 언니네 부모님을 마주쳤어요.
사고가 났는데 어디서 죽었는지 딸래미 시신을 못 찾겠데요.
같이 간 다른 사람들 시신은 찾았는데 우리 딸만 안보인다고 막 우세요.
그렇게 울고 계신데...
그 때 검은 옷을 입은 사자가 와서는 지체말고 두 분 가야한다고 하면서 두 분을 모시고 떠나는데....
가면서 하염없이 우시면서 가세요.
그 분들도 돌아가신거죠...
며칠 뒤, 친척분들이 집에 와서 정리하러 오셔서 얘기하시는데
언니가 타고간 차량이 고속도로 절벽에서 추락을 하는 바람에 전부 사망...
언니 시신만 못 찾았고 그 소식을 듣고 딸 시신이라도 찾겠다고 부모님들 차 몰고 가시다가
트럭이랑 충돌 사고 나서 그 자리에서 사망하신 거.
언니 생령이었을때 조금만 일찍 찾았더라면 아마 살 수 있었을 것을....
그렇게 수명이 다해서 가는건지...
제가 거기를 떠나서 다른 동네로 이사갈 때까지 언니 시신은 못 찾은 걸로 알고 있어요.
백골이라도 찾아서 묻어주면 좋을텐데....
출처 - 베스티즈 엣센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