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넘긴 시간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진 아직 시간이 좀 더 남은 상황.
한 시간쯤 전에 태워준 소녀는 내 옆 조수석에 잠들어 있었다.
그 아이는 히치하이커였다.
한 밤중, 그것도 쏟아지는 빗속에 어린애를 혼자 놔둘순 없었기에 난 그 애를 차에 태웠다.
그 아인 마침내 자신에게 차를 태워줄 사람이 나타났다는 사실에 꽤나 행복해보였다.
그 소녀의 진짜 이름은 알지 못했다.
그녀의 친구들이 그 애를 "조"라고 부른걸 빼곤.
그 아인 편안해 보였다.
갈색 머리카락으로 반쯤 가려진 예쁜 얼굴에선 그녀의 입술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아주 옅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분명 좋은 꿈을 꾸고 있는거겠지.
나도 저번에 내가 꾼 꿈에 대해 기억하려 했지만,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 순간 난 느꼈다.
오랜 시간동안 느끼지 않았던 그 감정을.
그 끔찍하고 추악한 감정.
난 그 아이의 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이 아이의 미소가 내 자신을 극복하는데 행여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내 안의 악마에게 굴복하지 않기를 빌며...
하지만 난 그것이 나오기 위해 내 안에서 몸부림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고 싶지 않아.
할 수 없어.
이 여자아이를 차에서 내리게 해야하는데, 그건 너무 오래 걸릴거야.
이미 그 전에 일이 벌어져버리고 말거라고.
난 계속 내 안과 전쟁을 치루며 발버둥을 쳤다.
그때... 안 돼....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그리고 일어나버렸다.
난 지금까지 뀌었던 것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방귀를 뀌었다.
전설적이었어.
아이들이 다른 어린 애들을 겁주기 위해 하는 이야기 수준급의 무시무시한 놈이었다.
난 겨우겨우 내 안을 탈출한 괴수가 그 아이를 깨웠는지 내려다보았다.
깨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선 미소가 옅어지고 있었다.
보아하니 이 아인 지금 악몽을 꾸고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