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실을 이야기 하는거라 노잼일 수도 있어. 스펙타클한 괴담을 원한다면 뒤로가주엉,,
나덬은 재래시장 뒷 쪽에서 컸어. 부모님이 재개발 존버하느라고 아이들 키우기 참... 안좋은 환경에서 자라게 됐지 ㅋㅋㅋ
어느정도 안 좋냐면 학교에서 집에 오려면 보신탕 거리 - 집창촌 - 점집 순서로 꼭 지나와야 했음.
집창촌에서 일하는 분들을 자세히 본 적은 없지만 나는 어린나이에 무당들도 밤에 일하는 줄 알았거든? 근데 낮에 엄청 바빠. 낮에는 늘 방울 흔드는 소리, 머리카락 태우는 냄새, 웅얼거리거나 우는 소리가 났던 것 같아.
그리고 꼭 젊은 언니들이나 뭔가 범상치않은 아주머니들이 가시더라고. 뭔가 본능적으로 집창촌에서 일하는 사람들 갔다는 생각이 어린나이에도 들 정도였어.
이후로 여러 도시에 이사를 다녔는데 우리동네만 그런게 아니라 꼭 오래된 집창촌 근처에는 점집이 있어서 왜 이런 걸까 은은한 의문만 품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인권 관련한 전시에서 보니까
이게 일종의 카르텔 구조라는 거야.
일단 점집과 집창촌의 가게는 암암리에 가맹이 맺어져 있대. 그런데 팔려온 아가씨들은 그 가맹을 몰라. 포주랑 점집만 알아.
아가씨들은 솔직히 좋은 일도 아니고 정말 힘들겠지? 일하지 않는 시간에 서로 삶이 얼마나 거지같은지 이야기 하고 있으면 포주가 넌지시 여기 옆에 ~~선녀가 점을 기가막히게 본다, 저번에 돈 다갚고 나간 언니도 거기서 관상보고 성형해서 돈 많이 벌었다.. 뭐 이렇게 이빨을 까는거야.
그럼 이 슬프고 어떻게 보면 참 순진한 언니들이 점집에 가서 관상도 보고 점도 보는데 이 때 무당이 '이거 보통 살이 낀게 아니다 굿을 해야한다' 라고 구슬려. 몇날 며칠을 엄청 심각한 얼굴로 꼬드기는거야.
근데 아가씨는 돈이 없잖아? 그럼 포주한테 또 선불로 돈을 빌려. 굿은 안해봤지만 그 전시에 따르면 몇 백만원은 우습고 천만원대 굿도 있대. 아마 무당이 호구잡았으니 더 많이 부르겠지.
그렇게 굿을 한다 해도 인생이 잘풀릴리 없으니 또 점보고 또 굿하고 빚은 더 늘고 이렇게 계속 그 카르텔 안에서 쳇바퀴 처럼 살다가 장사 못할 나이 되면 포주 일을 돕던지, 안좋은 동네에 방석집 차릴 돈만 들고 나간다고 하더라. 그것도 안되면 박카스 할머니가 되는거고.
나는 이제까지 들었던 어떤 괴담보다 너무 강렬하게 남아서
아직도 옛날 살던 동네 생각을 하면 참 슬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