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동창의 결혼 때문에 여고 동문회 비슷하게 됐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과거 이야기하다가 나온 이야기야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로 우리 학교도 공동묘지에 지어졌고 유명한 귀신이 많았지 그중에 가장 유명한 귀신이
2층 까닥 귀신이었음.(아마.. 나랑 동문이라면 알고 있을 거야..)
근데 나는 한 번도 귀신을 본적도 느낀 적도 가위도 눌러보지 않았음 일단 그런 거에 관심이 없어서 애들이 모여서
자와자와 이야기할 때도 "헐" 이게 반응이 끝이었음.
일단 당시 내가 학교 다니던 우리 여고는 1학년은 자율 야자 2학년은 무조건 10시 야자 3학년은 무조건 12시 야자였음.
그때 우리 집이 도시에서 좀 먼 외곽지역이라서 차를 타고 가야 했어 그러니까 부모님이 수고스럽게 나의 학교 출퇴근을 담당하셨지
근데 그때 울 엄마가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게 있어서 12시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해야 했고
그 시기에 맞물려서 2학년인 내가 10시 야자가 아니라 3학년이 끝나는 12시 야자를 해야 했어
딱히 더 공부하겠다는데 선생님들도 아무 말도 없었고 2학년 중에 나만 남아 있어서 사고를 칠 것 같지도 않고 해서 감독관 없이 2학년 2층에는
나만 있었어 10시부터 12시까지.
여하튼 난 위에서 말한 것처럼 당시에 난 겁이 없는 게 아니라 내 눈에 안 보이는 건 안 믿기도 하고.. 별로 그런 유에 관심이 없어서 우리 학교를 발칵 뒤집어버린
그 2층 까닥 귀신 이야기를 몰랐어.
처음 이 귀신이 목격된 건 3학년 언니들이었는데 10시 이후에는 1층 2층은 사람이 없으니까 화장실 큰 볼 일 볼 때 가기가 참 좋았나 봐
(우리 학교 구조를 그렸어 그림 실력 별로지만.. 이해해 줘)
1~3층 모두가 이렇게 생겼고 7,6반 사이가 중앙계단, 10,8,5반 앞이 화장실 3반 2반 사이에 계단이 있고 1,2반은 약간 떨어져서 교무실과 붙어있는 구조고
완전 소등이 여도 화장실 앞에는 비상구 표시와 비상조명을 달아놔서 중앙계단 쪽은 항상 밝은 상태였지
3학년 언니들도 화장실 갈 때 당연하게 중앙계단 쪽으로 내려가서 사용했고 쭉 4월까진 그냥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해
근데 문제는 내가 3학년 언니들이랑 같이 야자를 하면서 일어났음(시기가 겹침) 자꾸 2층 화장실을 갔다 온 언니들이 귀신을 본다는 거야
처음에는 소소하게 3학년들만 알음알음 알다가 같은 학교 다니는 동생들까지 이야기가 퍼지면서 전체 다 이야기가 돈 거지
2층 2학년 3반과 2반 사이의 계단 쪽에 무언가가 있다고.
위에 시기가 겹친다고 했던 이유는(자의식 강한 거 아니고 당시 애들이 다 이렇게 말했음)
나는 2학년 1반이었고 난 당연하게도 12시까지 우리 반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불을 켜놓은 상태였고
당시 학교를 지을 때 문제가 있었는지 1반에서 불을 켜면 1반, 2반까지의 복도 등도 같이 켜졌음 (물론 따로 복도 스위치는 있었음)
그러니까 내가 5월 초부터 혼자 남아서 야자를 하기 전에는 중앙계단과 화장실이 있는 곳이 아니면 불이 한 개도 켜져 있지 않았는데
그렇다 보니 시야가 좁아져서 안 보여서 모르다가 내가 있는 1반에서 불을 켜고 야자를 하니까 복도 등까지 켜져서 그 귀신이 계속 목격이 되는 거였음
하지만 1,2학년 중에는 야자를 그때까지 하는 사람도 없었고 혼자 남아서 공부하는 나한테도 본 게 있냐고 하는데 난 본 적이 없으니
못 봤다고 하니까 그냥 고3 스트레스로 치부가고 넘겼는데 1학기 기말고사쯤에 2학년 중에도 본 사람이 생겼어(동시에 2명이나)
1학기 기말고사 시험기간이 되니까 슬슬 공부하는 분위기가 잡히게 되고 2학년도 남아서 12시까지 야자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각 반에 뜻있는 애들 몇 명씩 남아서 야자를 하게 되는 분위기였음 우리 반에도 있었는데 그 애는 나랑 안 친해서 뒷반에 친한 애 반에서 하는 것 같았음
여튼 그렇게 10시이후는 자율적으로 야자를 하다보니까 하필 그날은 딱 두반만 남아서 야자를 했음(사실 평소에도 남아서 야자하는 학생이 많지는 않았엌ㅋㅋ)
난 여전히 혼자 남아서 공부하는데 갑자기 꺄아아아ㅏㄱ 하면서 막 달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진짜 이때는 나도 놀래서 앞문을 보면서 한참 앉아있었어
좀 진정이 되자 나가서 보는데 8반 9반 사이에서 여자애들 3명 정도가 1명을 감싼 상태로 나를 보고 있다? 내 쪽을 보고 있는 느낌?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뭐야..;; 하고 다시 반에 들어와서 평소와 같이 시간 맞춰 공부하고 집에 갔음 ㅋ
그리고 다음날 내가 그날 지각하는 바람에 바로 수업 듣고 2교시 전 쉬는 시간이었나
어제 남아서 야자 한 우리 반 애랑 그 애 친구들(다른 반 애도 있었음) 그리고 내 친구들까지 내 자리에 몰려와서는
너 못 봤냐 어제 00이( 남아서 야자 한 우리 반 애) 보고 놀래서 소리 지르고 울었다. 너랑 가까웠는데 못 봤어? 이러는 거야
(그림참조)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이 친구가 다른 반에서 공부하다가 반에 두고 온 문제집을 챙겨오려고 뒷방에서 1반으로 오는 중이었는데
처음에는 그림의 빨간 점 쪽에 누가 서있더래 계단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옆모습으로 완전하게 보이는 게 아니고 반만 벽에 걸쳐서 있었데
내가 처음에는 서있는 줄 알았는데 점점 가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고 딱 5반쯤 왔을 때 저거 귀신이다 하고 생각을 하는 순간
사람이라면 고개를 흔들 수 없는 속도와 각도로 앞뒤 위아래로 머리가...
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까닥
그 순간 소리 지르면서 도망쳤던고 뒷반의 친구들도 소리에 놀라서 나와보니까 자기 반에 간다는 애가 겁에 질려서 뭐라 뭐라 하는데
한 친구는 못 보고 계속 애 달래주고 있었고 다른 친구는 애가 왔던 복도 쪽을 보니까 검은 그림자가 아주 빠르게 흔들흔들거리고 있었던 거
(형체는 못 보고 뭐가 빠르게 아른아른 했데)
놀래서 한참 보는데 내가 1반 앞문을 열고 나와서 귀신이 있는 쪽을 보더래( 근데 난 진짜 그냥 그 3명만 봤음)
그랬더니 귀신이 차츰 깍닥이던 속도가 줄고 딱 멈췄고 내가 반으로 들어가니까 귀신이 없어졌다고
하는데.. 난 실제로 진짜 귀신은 못 봤고 8반쪽에 3명이서 얼싸안고 있는 것 만 본 건데 마치 내가 귀신 퇴마한 것처럼 돼서
장난으로 애들이 까닥 귀신이 이외에도 귀신 소행 같은 거 있음 나 부르고 그랬음... (다시 말하지만 난 진짜 그런 끼도 없고 기 세다 이런 이야기도 들어본 적도 없음)
근데 재밌는 건 진짜 그 이후에는 까닥 귀신 본 사람이 없다가 3학년 되고 3층으로 올라가고 얼마 안 있다가 다시 2층에 까닥 귀신이 나타났다고 이야기 들었다. ㅋㅋㅋㅋ
뭐 마무리할 건 없고 그냥 내가 소소하게 그려본 까닥 귀신(근데 머리 까닥 거린다고 까닥 귀신 한 거 좀 귀엽지 않니ㅎ)
무섭지 않음 주의!!! 목격담을 중심으로 그려봄 ㅋㅋㅋ 실제로 본건 아니지만 당시 표현하기를 저렇게 말해줘서 ㅎㅎ
(추가)
졸업하고 5년동안 잊고 있었는데 진짜 이젠 추억이다 ㅋㅋㅋㅋ
근데 어제 다시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소소하게 소름 돋았던 점.
나랑 엄청 가까이에 귀신이 있었는데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고 난 안보인다는게 좀 소름이였어..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