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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경험담 어제 꾼 영화처럼 소름돋는 꿈 (스압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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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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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잠에서 깨면 메모장에 기억나는대로 적어두는 편이라
이게 완전 정확히 다 기억나는건 아닌데 적혀있는 것대로 적어볼게
좀 길거야 ㅜㅜ

꿈에서 나는 고등학교 동아리 부장이었어.
우리 동아리는 다같이 공포물 보고, 괴담 이야기 하고 이런 공포물 매니아들이 모인 동아리였어. 동아리원은 나를 포함해서 8명이었고, 우리는 여름 방학 기념으로 학교에서 외박? 야영을 하기로 했어
학교는 통으로 비어있고, 우리는 어디 교실 하나에 들어가서 공포 영화를 틀어놓고 보고있는데 그 전개가 너무 지루한거야. 동아리에서 공포 영화를 본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번 똑같은 스토리가 너무 재미없었던거지. 그때 어떤 애 한명이 제안을 하는거야.
우리가 시나리오를 써볼까?
다들 괜찮은 아이디어다, 재미있겠다 동의하면서 시나리오를 짜기 시작했어. 내용은 유치했어. 우리가 뭘 배운 애들도 아니고 공포물 좀 많이 본게 전부인데 멀쩡한 시나리오를 썼을리가

우리 동아리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그냥 우리처럼 모인 동아리 애들이 한명씩 잔인하게 죽어가는 내용이었어.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첫번째 애는 영문도 모른채 트랩같은데 걸려서 발목 잘려서 소리지르다가 죽고, 두번째 애는 그거 보고 놀라서 도망가다가 계단 굴러서 목 꺾여 죽고 이런식이었음.
7명째 죽는 것 까지 쓰고나서, 해도 져가고 배가 너무 고픈거야. 그래서 세명씩 나눠 앉아서 미리 사온 라면이랑 햇반같은걸 막 먹기 시작했어. 빈 학교에서 그러고 있으니까 재밌기도 하고, 스릴도 있고 하여튼 다들 하하호호 웃으면서 밥을 다 먹었음.
아무리 하찮아도 우리 시나리오니까 마무리는 지어야할거 아니야. 그래서 아까 놔뒀던 시나리오를 찾는데 없어진거야. 그래서 애들 다 어디갔지? 어디갔지? 하면서 찾고있는데 아까 시나리오 쓰자고 했던 체구도 작고 소심한 여자애가 ' 혹시 저 쓰레기 봉투에 들어간거 아니야? ' 라고 하는거

우리가 밥 먹고 치우면서 귀찮으니까 책상 위 쓰레기들을 그냥 쓸어서 봉투에 담아 버렸거든. 그러다보니까 그거에 섞여서 쓸려 들어간거 아니냐는 말이었어. 그거 말곤 행방을 알 수 없기도 하고 다들 그 쓰레기 봉투를 뒤지고 싶지는 않을테니까 그냥 어쩔 수 없이 시나리오는 포기하기로 했어.
그리고나서 이제 잠자리를 만들려고 다같이 강당으로 가기로 했어. 남자애가 한명 더 많으니까 걔네가 이불이나 침낭같은걸 전부 챙기고, 여자애들이 그 외 물이나 과자같은걸 챙겨들고 있던 교실에서 강당으로 출발했어.

근데 분위기가 이상해. 시나리오가 없어진 뒤로 안그래도 스산하던 학교가 더 무섭게 느껴지는거야. 애들 다 그런걸 느꼈는지 다들 묵묵하게 교실을 나서는데 맨 앞에서 걸어가던 어떤 남자애 한명이 말을 꺼냈어. 우리 그냥 집으로 돌아가면 안되냐고. 애들 다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였고, 내가 동아리 부장이니까 애들은 다들 내 결정만 기다리고 있었음. 그래서 내가 그럼 그냥 돌아가자고 말하려는 찰나에 그 말을 꺼냈던 남자애가 소리를 막 지르면서 쓰러지는거야. 애가 발목이 잘려서 피를 철철 흘려, 보니까 문 틈에 전기 실톱 같은게 걸려있는데 얘가 이불같은걸 들고가니까 아래를 못보고 그대로 발목이 잘린거야. 애들 전부 혼미백산해서 미친듯이 소리지르는 남자애를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다들 걔를 버리고 도망가기 시작했어.

나는 일단 정신차리고 119를 부르자고 말하는데 와중에 제일 겁에 질려서 뛰어가던 여자애가 계단쪽에서 우당탕 소리를 내면서 사라졌어. 발목 잘린 남자애는 어느 순간 죽어있고. 애들 다 순식간에 조용해져서 계단 아래쪽을 내려다보는데 도망가던 여자애가 발을 헛디뎠는지 목이 꺾여 죽어있어.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전개인데, 싶은거야. 우리가 썼던 시나리오 그대로잖아. 애들 전부 그걸 알아채고 사색이 돼서 아무것도 못하고 벌벌 떨기 시작했어. 그 뒤로는 자세하게 기억이 안나. 다들 어떻게든 그 상황을 피하려고 발버둥쳤는데 결국 그 시나리오대로 전부 죽어가는거야. 결국 전부 다 죽고 그 강당 안에 나 혼자 남았어. 시체는 옆에서 뒹구는데 나는 당장 어떻게 죽을지 모르니까 도망갈 생각도 못하고 웅크려 앉아만 있었지.

최대한 침착하게 시나리오를 떠올려봤어. 첫번째는 어떻게 죽었더라, 마지막엔 어떻게 죽더라. 생각해보니까 우리는 시나리오를 7명 밖에 적지 않았잖아. 마지막 한명, 그니까 나 죽는건 안 적혀 있었던거지. 난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희망이 생겨서 다시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어.

그렇게 한명씩 대입해서 숫자를 세는데 뭔가 이상한거야. 7명까지 썼다고? 그럼 두명이 남잖아.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거야. 분명히 우리 밥 먹을때 세명씩 나눠 앉았는데, 분명 남자가 '한명' 더 많았는데. 그럼 총 인원이 9명이어야 하잖아. 그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 동아리는 원래 8명이어야 하는데.
시나리오 찾을때 버려진거 아니냐고 물어보던 그 여자애가 원래 우리 동아리 부원이었던가? 생각해보니까 그 애는 내 기억속에 전혀 없는거야. 그런데도 우린 아무도 몰랐어. 그냥 어느순간 걔가 나타나고 사라졌는데 눈치조차 못챈거야. 너무 무섭고 혼란스러워서 그냥 웅크려앉은 그대로 눈물만 흘리고 있는데 강당 불이 전부 꺼지더니 벽쪽에 스크린이 지잉거리면서 내려와. 그러더니 빔프로젝트가 틱 하고 켜지면서 무슨 영상 하나가 나오는거야.

제목은 동아리? 였나 뭐 공포 어쩌고였나 기억은 정확히 안나고 아무튼 되게 평범한 제목이었는데 중요한건 그게 우리 시나리오 제목이었어. 그대로 영화가 시작되는데 나오는 등장인물 이름도 우리 이름이야. 멍때리고 보고있는데 그냥 영화는 쭉 흘러나와. 아까 애들이 죽어가던 과정, 모습 그대로 영화처럼 상영되고, 결국 혼자 남은 내 모습까지 나와. 시나리오대로면 이 영화가 여기서 끝나야하잖아, 우리는 7명까지만 썼으니까. 근데 영화가 안끝나고 계속 진행되더니, 영화 속 나 혼자 남은 강당에 불이 나기 시작해. 영화 속 내가 막 겁에 질려서 강당 문을 덜컹거리는데 계속 버벅이면서 열리지가 않는거야. 그 순간 아, 나는 저렇게 죽는구나. 생각이 들더라고. 그 애가 결국 시나리오를 마무리 지었구나. 하는 순간 강당 한쪽에서 뭔가 폭발하더니 불이 갑자기 번지기 시작해. 근데 나는 너무 죽기싫으니까, 난 진짜 죽기 싫어서 벌떡 일어나서 문쪽으로 달렸어.

이번엔 시나리오처럼 안될거라고 혼자 중얼거리면서 문을 미친듯이 덜컹거리는데 안열리는거야. 불은 점점 크게 번져서 숨도 안쉬어지는데 손은 계속 미끌거리고. 제발 열리라고 울부짖으면서 문고리를 잡고 흔드는데 문이 열렸어.

열렸다. 난 이제 살았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영화가 계속 흘러나오는 스크린을 돌아보지도 않고 그냥 달렸어. 숨도 못쉬겠는데 주위에 뭘 돌아볼 생각도, 동아리 친구들 생각도 아무것도 못하고 무작정 달려서 학교를 빠져나갔어.
너무 기뻐서 막 눈물이 나는거야. 친구들이 죽었어? 어쩌라고, 나는 살았는데. 그래서 미친사람처럼 웃으면서 계속 달리다가 길을 건너는데 엄청 큰 경적소리가 들리는거야. 어? 뭐지? 하는 순간 차에 치였어. 너무 아픈데 웃음이 실실 나오는거야. 피인지 뭔지 죽은건지 앞도 흐릿해서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그냥 웃음이 나와. 아 나 결국 죽었네? 하면서 서서히 죽어가는데 누가 내 귀에
" 그러니까 영화를 끝까지 봤어야지. "
라고 속삭이고 꿈에서 깼어.

그 중간에 애들 한명씩 죽어가는것도 엄청 잔인하고 소름끼쳤는데 거기까진 도저히 기억을 못하겠고.. 뭔가 더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것도 잘 기억이 안남
아무튼 진짜 소름돋는 꿈이었어... 요새 내가 공포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가 이런 꿈을 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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