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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경험담 이사 간 세입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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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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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하나도 안 무서운 사진 있어! 더럽다고 보일 뿐이야.)


몇년 전에 우리집 건물 2층으로 이사 온 신혼 부부가 있었어. 몇년 동안 이 집에 살면서 애도 두명이나 낳았고...

그런데 어느날부터 2층이 너무너무 소란스러워서 윗집과 아랫집이 항의를 했어. 당연히 우리집은 2층한테 연락을 했고. 알고보니 부부간의 사이가 악화되어서 싸움을 격하게 했나봐.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그 과정에서 애는 엄청 울고...

그 부부 중 여자 측이 우리 엄마아빠와 친했어서 하소연을 자주 했는데 남자가 바람을 폈나봐. 그래도 자식 얼굴 보고 한 번 봐줬는데 또 바람을 폈고.

그러다 어느날 밤 중에 2층이 난리가 난거야. 건물 계단을 통해 쩌렁쩌렁 화내는 소리가 들릴 정도고 문이 쾅! 쾅! 닫히는 소리도 들렸고해서 2층에 부모님이 내려가고 난 그냥 뒤를 졸졸 따라갔는데 부부 중 남자 측이 여자를 때린거야..

(우리 측에서 문 열어달라고 하니까 남자가 열어줬어. 부모님은 그 집으로 아예 들어가셨고 난 현관문 들어가는 문턱 쯤에 있는 상황)

싸움을 하던 도중은 아니였고 아마 싸운 직후? 였던 거 같은데 딱 봐도 여자가 맞은 거 같았어. 부모님이 그 부부에게 폭력을 왜쓰냐 왜 그러냐 어쩌고저쩌고 말을 거는데 여자 측에서 너무 급하게? 급박하게... 그냥 집으로 가달라고 부탁을 해서 우린 결국 우리 층으로 갔어.

그리고 바로 다음날 여자 측에서 우리집으로 연락이 와서 이혼하게 되었다는거야. 그리고 정말 거짓말처럼 싸움도 뭣도 일도 없이 일사천리로 며칠이 지나 이혼을 하고 여자는 집을 나갔어. 첫째딸만 데리고. 남자는 집에 그대로 있고.

지금부터 내가 무서웠던 건데...
남자는 그 이후로 쥐 죽은듯 사는 것 같았어. 근데 직장을 그만둔건지 집 밖을 안나가는거야. 분명 집 안에 둘째아들도 있을텐데 언제 집 밖을 나가는거지 이런 생각은 들었지만 그냥 시간은 흘러갔어.

아주~~ 가끔 우리집하고 대화를 했는데 내용은 거의 전에 아내가 그립네.. 뭐 후회하네 이런 내용이였어. 전체적으로 후회하고 미안하다는? 그래서 부모님이 쯧쯧 혀를 찼고.

그러다 최근에 그 남자가 이사를 간다는거야.
그러면서 집 밖에 쓰레기를 산더미처럼 내놓았어.
이삿짐센터가 이런 집 사이즈에 이 정도 짐이 가능하긴 하냐고 이런 얘기도 나왔을 정도로 정말 쓰레기가 장난이 아니였어. 애기 장난감도 엄청 큰 쓰레기 봉투로 세네 봉이 나오고 할 정도로. 안 쓴 샴푸, 냄비, 의자, 기타 생활용품도 엄청 내놔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 주워갔을 정도야.

초저녁 쯤에 우리 집 앞에 한 할머니가 계셨어. 폐지를 줍는 할머니이신데 우리 동네에서 자주 보이는 분이셔서 인사도 드릴 겸 도와드리기로 했어.

폐지가 진짜 워낙 많아서 마구 싣는데 앨범이 있는거야. 암만 그래도 애 앨범을 버릴리는 없을 것 같고? 실수로 버린 것 같아서 앨범을 펼쳐보니까 둘째남자애기 사진들이 가득 있었어.근데 애기 사진에 딱 눈만 구멍을 파놓았었어. 이게 너무 무서운거야...

어쨌든 폐지 일이 끝나고 엄마, 아빠한테 이걸 얘기를 했어. 그런데 엄마나 아빠나 둘 다 깜짝 놀라면서 내일 2층 좀 가봐야한다고 막 하시는거야.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세입자가 이사를 가면 뭐 도배를 새로 한다던지 등 새로운 분이 오실 수 있도록 준비하잖아? 그걸 전문업체한테 시켜도 되긴 하는데 우리는 자력으로 할 수 있기도 하고 돈도 아낄 겸 우리가 하거든.

어느정도 청소도 해주고. 근데 알고보니 2층 집 꼴이 말이 아니였어. 들어가자마자 속이 턱 막혀서 정말정말정말 무섭더라.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는데 화장실 거울 같은 곳에 붙어있는 작은 뚫어뻥 같이 생긴 거 아니? 칫솔 걸이도 되는 거... 그런거에 갈고리 달린게 천장에 정말 빼곡히 다 붙어있었어. 거실부터 화장실 빼고 부엌, 방까지. 그런데 그 갈고리에 색종이로 접어만든 것 같은 전통 등불...? 같이 생긴 게 달려있었어.

그런데 현관문으로 들어가자마자 맨 앞에 보이는 갈고리에 달려있는 전통 등불에 떡하니 그 둘째애기 사진이 붙어있었는데 그 사진조차 애 눈을 파놓았더라...

그 뚫어뻥 갈고리 (명칭을 모르겠다ㅠ)는 벽 같은 곳에도 조금씩 붙어있었고 정말 뭔지 모르겠는 길다란 것들이 많이 걸려있었어. 목걸이라던지 끈이라던지 드림캐처 만들 때 쓰는 것 같은 실이라던지 등등...

그리고 대망의 화장실...ㅋ
화장실 벽면이 곰팡이도 아닌게 진짜 이런 말하면 역하겠지만 머랭쿠키 만들때 머랭 본 적 있어? 되게 폭신폭신...? 해보이잖아. 엄청 두꺼운 초록~검은색 머랭이 벽면에 통째로 말라붙은 것 같았어. 엄마아빠는 곰팡이를 꽤 보았는데 이거 절대로 진짜 절대로 곰팡이는 아니라고 했어.

당연히 저런거까지 우리집에서 치워줄 의무는 없었기 때문에 당장 그 남자 측에 전화해서 치우라고 했어. 그리고 정말 집에 다시 와서 치웠어. 엄마 말로는 그 남자와 그 남자의 엄마가 와서 같이 치웠대.

치우고 나서 들어가니 갈고리 같은 건 다 사라졌고 화장실도 거의 다 나아졌는데 그래도 정말... 좀 심히 더러웠어. 그래도 더이상 상종하기도 싫고 그래서 우리 가족이 닦았어.

그 검은 게 뭔지는 모르겠다만... 다~ 닦고 깨끗해지니까 뿌듯하기도 하고 땀도 나서 집 가서 씻으려고 하는데 그 날 머리가 안감겨지더라. 그 검은 것들이 머리에서 나온 땀에 엉켜서 끈적끈적...? 해졌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머리를 무슨 빨래비누로 감은 것 처럼 되어서 그날 머리를 몇번을 감고 트리트먼트를 몇십분이나 했는지 모르겠어.

길기만 하고 별로 무서운 얘기는 아니였을 수도 있겠지만... 내 딴에는 사람으로 인해 무서웠던 게 거의 처음이였기도 해서 올려봤어. 읽어줘서 고마워~!ㅎㅎ

( https://img.theqoo.net/nayWV

사진은 화장실 일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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